위기의 자동차, 마이너 3사가 살려면 '노조' 결단 절실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 입력 2019.02.17 06:37
  • 수정 2019.02.17 06:40
  • 기자명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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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산업의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고비용 저생산 구조가 여전하고 경기도 어려워 일자리 창출도 지속해서 악화하고 있다. 정부의 ‘소득 주도 성장’이라는 모토가 바탕에 깔린 상황에서 겉으로 나타나는 비즈니스 프랜들리와는 다르다는 뜻이고 따라서 기업 투자는 악화하고 있다. 

국내 메이커 5사도 마찬가지다. 현대ㆍ기아차가 올해 전례가 없는 많은 수의 신차 투입으로 당장의 숙제를 풀겠다는 계획이지만 가장 큰 문제는 마이너 3사의 향방이다. 쌍용차는 그나마 선전하고 있으나 디젤 SUV의 한계가 향후 친환경차 의무 판매제 등에 대비할 여력은 부족해 보인다.

한국GM의 고민은 더 깊다. 소비자 입맛에 맞는 신차를 출시해 점유율을 올리고 존재 이유를 설명해야 하지만 8000억 원의 공적 자금이 투입됐으나 핵심적인 신차 출시보다는 연구개발 법인 분리 등 석연치 않은 부분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 미국 본사의 ‘미래 모빌리티 플랫폼 완성’이라는 대의명제를 위해 해외 공장 폐쇄나 구조조정 대상에 한국GM도 역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군산공장 폐쇄에 이어 창원공장도 무사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큰 그림으로 보면 한국GM 전체 철수라는 명제가 여전히 남아 있어 사형선고의 순서만 바뀔 뿐 근본적인 개선 노력은 매우 부족하다. 르노삼성차의 고민도 늘어나고 있다. 계속되는 노사파업으로 본사가 경고하고 나섰다.

르노삼성차는 아쉬운 부분이 많다. 다른 글로벌 메이커와 달리 현지에 맞는 철저한 전략으로 본사에서 국내 르노삼성차의 입장을 고려해왔고 닛산 로그의 생산에 이어 트위지 생산 시설을 부산으로 옮기는 등 부산공장의 생산 효율성을 인정받아 왔다. 이는 부산공장 생산량 전체의 과반을 차지한다. 

르노삼성차는 노조 대신 사원대표위원회가 복지 등에 초점을 맞추어 사측과 협의 벌여왔던 모범적 노사 관계를 자랑해왔다. 그러나 최근의 노사 관계는 임금 협상을 둘러싼 노조의 파업으로 악화하고 있다. 본사에서 신형 로그 물량 생산 계약을 부정적으로 재검토하겠다고 경고했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자국 수입차 대상의 25% 관세 부과 정책이 우려 하는대로 시행될 경우 현대차 그룹은 물론 한국GM과 르노삼성차도 큰 타격을 받는다. 해결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르노삼성차는 올해 확실한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한국GM보다 위기의 강도가 크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당장 노조의 파업부터 풀어야 한다. 다른 자동차 노조와 달리 르노삼성차는 다르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임금 관련 요구 조건도 완화해야 한다. 르노삼성차는 국내 5대 메이커 중 판매나 점유율 모두 꼴찌가 됐다. 이런 상황에서 연봉 인상을 요구하는 것은 누가 봐도 무리다. 노조도 이러한 분위기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향후 더욱 어려움이 가속화되면 결국 구조조정 등 강력한 정책이 진행되는 만큼 지금은 함께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 

회사 차원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전략도 나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적극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디자인과 모든 연령층을 고려한 파격적인 옵션과 특화된 요소가 필요하다. 지금의 벤츠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 벤츠는 지난 수년 전부터 적극적인 디자인과 내부의 옵션은 물론 실내외 인테리어와 다이나믹한 특성 등 다양성을 가미해 소비자의 입맛을 높이면서 영역 폭을 넓혔다.

QM3와 같은 OEM 수입 차종을 늘리고 SM6 같은 특화된 차종도 필요하다. 동시에 초소형차 트위지 등의 개선 모델로 국내는 물론 동남아 지역 등으로 시장을 넓혀나가야 한다. 초소형차 시장의 장래는 매우 밝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르노삼성차는 다른 기업과 달리 나름의 색깔이 있다. 노조도 마찬가지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새로운 색깔과 도약으로 다시 한번 새로운 신바람을 내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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