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차 이대로 가면, 르노와 닛산 모두 버릴 카드
르노삼성차 이대로 가면, 르노와 닛산 모두 버릴 카드
  • 김흥식 기자
  • 승인 2019.02.13 0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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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스 곤(Carlos Ghosn) 전임 회장의 구속과 해임으로 어수선했던 르노 닛산 얼라이언스가 재정비될 전망이다. 일본 현지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장 도미니크 세나르(Jean-Dominique Senard) 르노 CEO가 금주 중 일본을 방문, 요코하마에 있는 닛산 본사에서 임원들을 만난다.

르노와 닛산 두 CEO는 만나기에 앞서 "신뢰 회복을 통해 두 회사의 관계를 안정시켜야 한다"는 견해를 여러차례 밝혀 왔지만 "동맹보다 파트너" 표현을 자주 쓰고 있다. 이는 향후 논의에 따라 연구 개발, 생산, 판매 등 거의 모든 사업 분야에서 공고하게 유지해 온 동맹의 강도가 필요에 따라 조절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실제로 르노는 지배 권한 강화, 닛산은 지분 구조를 바꿔 독립성을 강화하려는 서로 다른 셈법을 두드리고 있다. 곤 전임 회장이 전격 구속된 것도 두 회사의 경영권을 둘러싼 물밑 다툼에 프랑스와 일본 정부까지 개입하면서 판이 카커진 때문이라는 소문도 나돌았다. 르노는 닛산 주식 43.4%를 갖고 있고, 닛산은 르노의 주식 15%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르노가 가진 닛산의 지분에는 의결권이 있지만, 닛산이 가진 르노의 지분에는 그런 권한이 없다. 이 때문에 닛산은 카를로스 곤 전 CEO의 구속 이후 지분 구조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요구했으며 이번 세나르 CEO의 방문도 두 회사의 지분 구조 조정을 우선 협의하기 위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르노와 닛산의 동맹이 당장 무너질 것으로 보는 관측은 많지 않다. 경영은 몰라도 이미 복잡한 구조로 얽혀있고 또 충분한 효과를 내는 다양한 분야의 협력 관계를 쉽게 끝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장 쉽게 주고받을 수 있는 것이 있다. 생산 거점의 전환이다. 르노삼성을 위태롭게 바라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르노삼성 부산 공장은 지난 2014년부터 닛산의 SUV 로그를 연간 10만여 대 이상 만들어 해외로 공급해 왔다. 무엇보다 완성차 품질이 일본 규슈에 있는 닛산 공장보다 떨어진다는 내부의 반발에도 르노는 연간 20만대 생산 능력을 갖춘 부산 공장의 가동률을 높이는 동시에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을 보고 르노삼성차에 로그의 생산 물량을 배정해 왔다.

당시 르노는 연간 8만대씩, 올해 9월까지 총 40만대의 생산을 배정했고 덕분에 르노삼성차는 부산공장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르노의 이런 배려가 앞으로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닛산의 자기 결정권이 강화될 것으로 보이는 데다 높아진 인건비로 르노 역시 부산공장에서 로그 생산을 유지할 명분도 잃었다. 닛산이 정신을 놓지 않는 이상 더 많은 비용이 필요한 생산 방식을 고집할 이유도 없다. 

르노 역시 일본 정부까지 나서서 지분 구조 개선 요구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요소를 제거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르노삼성차 노조는 자신들의 임금이 현대차보다 낮다며 월 10만 원의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그것도 2018년 임금협상이다.

생산성과 임금 수준의 산정에는 복잡하게 고려할 것이 많다고 해도 노조 요구대로 임협이 타결되면 로그를 생산하고 있는 일본 규슈의 닛산 공장과 비교해 불리한 요소는 더 많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굳이 위탁 생산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르노와 닛산이 더 쉽게 가질 수 있다.

르노삼성차에 따르면 부산공장 생산직 평균 연봉은 8000만 원이다. 미국의 GM은 지금으로부터 딱 1년 전, 가동률이 20%대로 떨어진 군산공장을 폐쇄했다. 부산공장도 로그 생산을 배정받지 못하면 가동율이 반 토막이 난다. 치열하게 권력 다툼을 벌이고 있는 르노와 닛산이 가장 쉽게 버릴 카드가 르노삼성차라고 봤을 때 지금 이 상황을 바라만 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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