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해 보이지만 '1위 메르세데스 벤츠'는 한국과 일본뿐

지난해 수입차 시장 점유율 27%, 내수 시장 전체 점유율 4% 기록
일본과 함께 수입차 프리미엄 브랜드가 대중 브랜드보다 많이 팔려

  • 입력 2019.02.11 13:30
  • 수정 2019.02.11 13:49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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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벤츠의 가장 큰 시장은 중국이다. 지난해 65만 여대가 팔렸다. 전 세계에서 세 꼭지의 별 엠블럼을 달고 팔린 231만8000여 대(승용)의 벤츠 가운데 약 27%는 중국에서 팔려나갔다. 중국 효과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 전체에서 97만여 대의 벤츠가 팔렸다. 유럽(94만여 대)을 추월한 것이다.

2018년 벤츠의 국가별 연간 판매량 순위는 중국 다음으로 독일(30만3000대), 미국(31만5000대), 영국(17만2000대)이다. 2018년 7만 여대를 기록한 한국은 이들과 엄청난 차이가 났지만 어엿한 세계 5위의 벤츠 소비국이다. 2019년 1월도 변화는 없었다. 중국에서 5만 여대가 넘는 벤츠가 팔렸고 독일과 미국에서는 각각 2만5000여 대와 2만3000여 대 그리고 영국에서는 1만2000여 대를 기록했다.

한국은 중국의 10분의 1 수준인 5700여 대를 팔아 5위 자리를 굳건하게 지켰다. 메르세데스 벤츠가 자국에 생산 시설이 있는 토종 완성차 업체를 내수 시장에서 제친 것도 한국이 처음이다. 벤츠의 1월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2.8% 줄었지만, 르노삼성차 그리고 한국GM을 밀어내고 현대차, 기아차, 쌍용차에 이어 내수 순위 4위를 꿰찼다.

전 세계 주요 국가의 수입차 판매 순위에서 벤츠가 1위를 한 곳이 한국과 일본뿐이라는 것도 놀랍다. 중국, 미국, 독일, 영국 등 5대 시장은 물론이고 벤츠가 팔리고 있는 국가에서 수입차라는 타이틀로 1위를 한 곳은 이렇게 단 두 곳 뿐이다. 내수 규모가 제법 큰 시장에서 수치가 커 보이는 착시로 중국 또는 미국에서 벤츠가 엄청나게 팔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비중은 크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제로 올해 1월을 기준으로 했을 때 중국 다음으로 큰 미국에서 벤츠의 판매 순위는 수입차로 분류했을 때 7위에 불과하고 영국에서는 포드와 폭스바겐 복스홀에 이은 4위다. 유럽에서 제법 큰 시장인 프랑스에서도 벤츠의 순위는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17위다. 한국과 판매 규모가 비슷한 스페인에서도 벤츠의 순위는 현대차보다 낮다.

그렇기 때문에 내수 규모가 크지 않은 시장에서 수입 대중 브랜드 전체, 그리고 국내 제조사까지 제쳐버린 한국에서의 벤츠는 전혀 다른 의미를 갖는다. 벤츠는 이런 점을 십분 활용한다. 한국의 소비 형태를 적절하게 이용하고 있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중국의 10분 1, 바로 앞순위에 있는 영국의 절반도 안 되는 한국을 세계 5위 시장이라며 추켜세운다. 

이런 효과로 지난해 벤츠의 한국 내수 시장 점유율은 4%를 넘었다. 지난해 수입차 시장 점유율도 27%에 달했다. 고가의 프리미엄 브랜드가 한 국가의 전체 내수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이렇게 높은 사례는 찾기 힘들다. 벤츠와 같이 좋은 차가 많이 팔리는 것에 딴지를 거는 것이 아니다. 이런 소비 행태가 과연 정상적인지 헷갈려서 횡설수설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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