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역사의 시작 #25 과감한 혁신의 산물 '마즈다 R360 쿠페'

  • 입력 2019.02.05 08:01
  • 수정 2019.02.05 08:50
  • 기자명 류청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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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통상산업성(현재의 경제산업성) 1955 '국민차 구상' 발표한 뒤로, 일본 자동차 업체는 대부분 경차나 국민차 규격에 가까운 소형차 개발에 나섰다. 특히 1958 후지중공업이 내놓은 스바루 360 시장에 안착하면서 경차 개발에 뛰어드는 업체가 늘기 시작했다. 가운데 하나가 도요(東洋)공업으로, 지금의 마즈다주식회사다.

도요공업은 1931년부터 모터사이클과 트럭의 중간 형태인 오토삼륜을 생산해 시장에서 높은 인지도와 신뢰도를 갖고 있었다. 일반 소비자에게 자동차가 고가의 사치품이던 시절에는 상대적으로 값싸고 실용성 높은 오토삼륜의 인기가 높아, 일본에서는 나름의 시장을 형성한 것은 물론 자동차로 진화하는 중간 단계인 삼륜차로 발전하기에 이른다.

자동차 보급이 늘어나면서 마즈다도 자동차 분야로 진출하기 위해 서둘렀다. 이미 1950년부터 소형 트럭을 소량생산하고 있던 마즈다는 승용차 수요 급증에 대응해 비교적 접근하기 수월한 경차를 우선 개발하기로 했다. 마즈다의 경차 프로젝트는 나중에 로터리 엔진 개발의 주역으로 사장까지 오르게 되는 야마모토 겐이치(山本健一) 포함한 개발팀이 맡았다.

이미 경차 규격은 정부에 의해 정해져 있었고, 선발 업체인 후지중공업을 비롯한 다른 경차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열악한 일본 도로 사정과 시장성을 고려해 튼튼하면서도 단순하고 값은 저렴한 차로 만들어야 했다. 그러나 마즈다는 평범한 선택을 하지 않았다.

회사의 바퀴 승용차가 경차를 2도어 쿠페로 만들기로 결정한 것이다. 많은 소비자가 스타일보다 실용성을 중시했고 가족용으로 차를 원했기 때문에, 그와 같은 결정은 도박이나 다름 없었다. 게다가 경차 규격 안에서 스포티한 스타일을 뒷받침할 만한 성능을 기대하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

그럼에도 디자이너 고스기 지로(小杉二) 당시 미국 차에서 있었던 테일핀 디자인을 반영해 3박스 2도어 쿠페를 디자인했고, 경영진은 설계와 디자인을 생산하도록 승인했다. 차체 크기는 길이 2.98m, 너비 1.29m, 높이 1.29m 경차 최대 규격을 살짝 밑돌았다. 차체는 보닛과 짧은 데크, 거품처럼 둥근 탑승공간이 뚜렷한 구분된 모습이었다.

실내에는 개의 좌석이 있었지만 뒷좌석은 어린이를 태우거나 짐을 싣기에 알맞을 만큼 좁은 2+2 구성이었다. 경량화는 마즈다에게도 중요한 과제였다. 모노코크 차체 구조를 바탕으로 옆과 창에는 아크릴 재질, 보닛은 경합금, 일부 차체 부품은 플라스틱을 쓰는 여러 방법으로 무게를 380kg까지 줄여 당시 일본차 가장 가벼운 차가 되었다.

리어 데크 아래에 자리를 잡은 강제공랭식 V 2기통 360cc OHV 엔진은 마즈다가 독자 설계한 것으로, 일본 경차 처음으로 4행정 형식을 것이 특징이었다. 이는 내구성과 연비를 높이기 위한 선택이었다. 그뿐 아니라 엔진 주요 부품에는 알루미늄 합금을, 오일팬, 로커 커버, 클러치 하우징은 마그네슘 합금을 쓰는 곳곳에 무게를 줄일 있는 기술을 반영했다.

엔진은 알루미늄 합금이 내는 밝은 때문에 '흰색 엔진'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개의 카뷰레터를 것과 드라이섬프 강제윤활 방식으로 엔진 오일을 순환시키는 경차로서는 색다른 기술을 덕분에 최고출력은 16마력으로 스바루 360 같은 수준이었다. 변속기는 4 수동을 기본으로 2 반자동 변속기를 선택할 있었다.

오카무라(岡村)제작소에서 만든 반자동 변속기는 기어 레버 위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전동으로 클러치가 작동하는 방식으로, 완전 자동은 아니었지만 일본 경차 처음으로 토크컨버터 방식 유체 클러치를 화제가 되었다. 서스펜션은 바퀴 독립식으로, 트레일링 구조에 비틀림 특성을 갖는 고무 스프링을 독특한 구조였다.

구조는 진동과 차체 기울어짐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면서 일반 스프링보다 구성요소가 간단해 비용을 줄일 있었다.  이렇게 개발된 차는 R360 쿠페라는 이름으로 1960 5월에 출시되었다. 일본 처음으로 모델 이름에 '쿠페' 들어간 차는 파격적인 값으로 충격을 주었다. 기본 모델 값이 당시 거의 유일한 경차였던 스바루 360보다 훨씬 낮은 30 엔이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R360 쿠페는 인기를 끌었고, 금세 경차 시장 점유율을 절반 이상으로 끌어올릴 있었다. 경차 시장의 경쟁이 심해지며 인기가 오래 지속되지는 않았지만, 혁신적인 소재와 기술 스타일이 돋보인 R360 쿠페는 이후 마즈다 차들에 이어지는 스포티한 성격과 개성 있는 기술의 유전자를 처음으로 보여준 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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