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급은 없다' 국가별 베스트셀링으로 본 최신 트랜드

  • 입력 2019.02.01 11:33
  • 수정 2019.02.01 13:07
  • 기자명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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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디자인, 폭발적 주행성능, 다양한 최첨단 기능 등 완벽에 가까운 상품성을 뽐내는 자동차들도 소비자들의 외면으로 판매 실적이 좋지 못하다면 '망작' 취급을 받는게 자동차 업계다. 반대로 누구도 예상 못한 실적을 올리며 다수의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는 자동차 또한 존재한다. 다만 국가별 다양한 변수가 있기에 소비자 기호와 트랜드에 맞추기는 쉽지 않다. 예컨대 글로벌 베스트셀링이 한국시장에서도 빛을 발하는 사례는 좀처럼 드물다. 이번 기회에 지난해 주요 국가별 베스트셀링 모델을 찾아 각 나라별 소비자 트랜드를 알아봤다.

먼저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 판매는 약 90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내수 순위는 회계 연도에 대한 기준이 다른 일부 국가의 통계가 아직 잡히지 않았지만 중국과 미국, 일본, 독일 그리고 인도와 브라질이 다음 순을 놓고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의 내수 규모는 지난해 181만여대로 10위권 자리가 위태롭다. 주목되는 부분은 주요 자동차 시장의 베스트셀링카 가운데 국내 시장의 그랜저와 같은 대형 세단은 찾아 볼 수 없다는 부분. 취향이 다르고 경제 규모가 큰 선진국도 다르지 않다. 주요 국가의 내수 경쟁에서 1위를 차지한 모델은 차종과 차급이 조금씩 다르지만 미국에서는 픽업, 중국은 세단, 인도와 일본에서는 작은 차가 가장 많이 팔렸다. 내친김에 주요 국가의 2018년 베스트셀링카 1위 모델을 살펴봤다.

#중국 1위, 둥펑닛산의 소형 세단 '실피'
2018년 2800만여대의 자동차가 팔린 중국 베스트셀링카는 닛산의 현지 합작사인 둥펑닛산의 실피다. 2000년 닛산의 대표 모델이었던 블루버드의 계보를 잇는 모델로 르느삼성 SM3의 기반이기도 하다. 실피의 2018년 판매 대수는 48만여대다. 47만여대로 2위를 차지한 중국 브랜드 울링 홍구앙(Wuling Hongguang)과는 불과 1만여대의 차이로 1위에 올랐다.

1.6리터 배기량의 가솔린 엔진(HR16)을 주력으로 하는 실피는 93마력의 최고 출력과 154Nm의 최대 토크로 평범한 성능을 갖고 있지만 1900만원대의 저렴한 가격으로 인기를 끌면서 울링 홍구앙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미국 1위, 변함없는 '포드 F 시리즈'
미국의 2018년 내수 규모는 1727만여대다. 픽업 트럭의 강세가 이전보다 강력해지면서 지난해 베스트셀링카에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포드의 F시리즈가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F시리즈는 지난해 시즌 90만9000여대가 팔려 2위 쉐보레 실버라도의 58만5000대를 큰 차이로 제쳤다.

포드 F시리즈는 2.7 에코부스트 엔진과 함께 3.5 사이크론 V6, 3.5 에코부스트 V6, 5.0 코요테 V8 엔진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선보인다. 여기에 각각 6단, 10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렸다. F150의 경우 2군데의 거점에서 생산되며 미주리주 켄사스시티와 포드의 본사가 위치한 미시간주 디어본 트럭 플랜트에서 제작된다. 이들 중 디어본 트럭 플랜트는 1928년 건설된 공장으로 F150만 유일하게 생산 중이다.

#일본 1위, 소형차 천국 '혼다 N 박스'
지난해 일본 내수 시장 규모는 527만2067대로 베스트셀링카는 혼다의 소형차 N 박스가 차지했다. N 박스는 2018년 한 해 동안 24만1870대가 팔려 2위인 스즈키 스페시아(15만2104대)를 크게 앞섰다.

2011년 1세대 출시 후 현행 모델은 2017년 완전변경모델로 선보인 2세대다. N 박스 기본형의 경우 최고 출력 58마력, 최대 토크 6.6kg.m에  CVT 무단 변속기가 맞물렸으며 무엇보다 차급을 뛰어넘는 다양한 안전사양을 탑재해 경쟁력을 더했다. N 박스 기본형은 일본 현지에서 119만 8000엔, 커스텀은 164만 5000엔에 판매된다. 실속을 챙기는 소비자와 개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를 겨냥한 투트랙 전략을 구사 중이다.

혼다 N 박스의 가장 큰 특징은 여유로운 실내 공간을 꼽을 수 있다. 앞좌석은 벤치형 시트를 적용해 일본 경차의 좁은 전폭에도 불편함이 없도록 설계하고 뒷좌석은 2개의 독립 시트로 구성된다. 각 시트는 독립적으로 슬라이딩과 리클라이닝 기능을 적용해 성인 2명의 탑승에도 여유롭다. 여기에 뒷좌석은 모두 슬라이딩 타입으로 설계되어 크고 작은 짐을 모두 싣을 수 있고 기본적으로 플랫 폴딩 외에도 시트를 뒤로 젖혀 밴처럼 활용 가능하다.

#떠오르는 블루칩, 인도 1위는 '마루티 디자이어'
지난해 약 250만대의 차량이 판매된 인도는 세계가 주목하는 신흥시장이다. 2018년 베스트셀링 모델에는 일본 스즈키 자동차의 인도법인 마루티 스즈키(Maruti Suzuki)에서 내놓은 디자이어(Dzire)가 26만4612대가 판매되며 2위인 알토(25만6661대)를 가까스로 제쳤다.

소형 세단인 스즈키 디자이어는 73마력의 1.3리터 디젤과 83마력의 1.2리터 가솔린 엔진을 탑재하고 모두 5단 수동 혹은 자동 변속기가 맞물렸다. 지난해 선보인 신모델은 차체 경량화와 함께 연료 효율성이 소폭 향상됐다. 디자이어의 생산은 인도 현지 공장에서 이뤄지고 스즈키는 마루티 스즈키의 구르가온 및 마네사 공장, 스즈키 100% 자회사인 스즈키 구자라트 등 3개 공장에서 자동차를 생산 중이다. 해당 공장에선 디자이어를 비롯 발레노, 알토, 스위프트, 웨곤R 등 16개 모델이 생산된다.

#자동차 강국 독일에선 '폭스바겐 골프'
지난해 유럽연합에서 판매된 차량은 총 1560만대로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46대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은 중국과 미국에 이어 여전히 세 번째로 큰 규모의 자동차 시장을 형성 중이다. 유럽연합을 대표하는 자동차 강국 독일에선 지난해 344만1262대의 판매되고 2018년 베스트셀링카로 폭스바겐 골프가 차지했다. 골프는 한 해 동안 21만1512대가 팔려 2위인 티구안(7만4749대)과 2배 가까운 격차를 벌렸다.

소형 해치백이 강세를 보이는 독일에서 폭스바겐 골프는 뛰어난 연료 효율성을 장점으로 압도적 상품성을 자랑한다.  2016년 11월 부분변경 모델이 선보인 골프는 외관 디자인에서 보다 역동성이 강조됐다. 여기에 기존 파워트레인에 새롭게 추가된 150마력의 1.5 TSI Evo 엔진을 선보이고 전모델 신형 7단 DSG 변속기가 맞물렸다. 실내는 보다 고급스러운 소재를 사용하고 센터페시아 상단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 그리고 9.2인치 제스처 컨트롤 터치스크린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이 새롭게 탑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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