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하이브리드 스포츠카 혼다 CR-Z

  • 입력 2012.06.16 16:50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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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카로는 드물게 하이브리드 방식을 적용한 혼다 'CR-Z'가 지난 해 10월 출시된 이후 8개월여가 됐지만 시장에서는 특별한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2인승 스포츠카, 그리고 일반적인 하이브리드 모델의 시장 규모를 감안하면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CR-Z를 다시 주목하게 된 이유는 최근의 고유가, 그러나 일반적인 자동차보다는 뭔가 특별함을 찾는 쪽으로 시장의 니즈가 변화했다는 판단에서다. 현대차 벨로스터와 기아차 레이처럼 차별화된 컨셉의 국산 신차가 제법 팔리고 있고 수입차 업체도 평범하지 않은 모델들을 선 보이고 있어 이질감 때문에 고전하고 있는 CR-Z를 다시 경험해보고 싶었던 때문이기도 하다.

모델명 CR-Z가 갖고 있는 의미는 거창하다. 'Compact Renaissance Zero(컴팩트 르네상스 제로)', 새로운 가치를 가진 새로운 개념의 스포츠카의 시대를 열겠다는 혼다의 전략이 함축돼있다. 스포츠 하이브리드 CR-Z은 1.5ℓ 4밸브 i-VTEC 엔진과 혼다의 독자 하이브리드 시스템 IMA가 탑재됐다. 최고출력은 114마력, 최대토크 14.8kg.m의 성능에 20.6km/ℓ의 비교적 만족스러운 성능과 연비를 갖추고 있다.

 

보닛의 끝 부분과 앞 범퍼의 하단까지 이어지는 곡선, 차체의 천장에서 뒷 범퍼까지 급격하게 이어지는 매끈한 선의 연결은 스포츠 쿠페 특유의 감각을 살렸고 앞 모습은 특별한 기교보다 작은 차체로 보여 줄 수 있는 역동적인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최대한 크기를 늘린 헤드램프와 안개등, 범퍼의 하부까지 파고 든 큼직한 라디에이터 그릴이 적용됐다.

앞 모습과 달리 뒷 모습은 꽤 성깔이 있는 10대의 반항적 기질이 묻어난다. 날카롭게 마무리된 램프와 분명하게 처리된 선, 차량 높이의 80%까지 치켜 올라간 도어벨트는 도도하기까지 하다. 

실내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합쳐진 '디지로그'로 표현할 수 있다. 복잡한 버튼으로 가득한 센터페시아가 없는 대신 운전대의 좌우에 공조장치와 안개등, 그리고 주행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버튼들이 깔끔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이러한 구조가 생소하기는 하지만 버튼을 다루는 편의성과 정돈감이 뛰어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입체감을 살린 계기판은 주행 모드에 따라 파랑색의 주 색상에 빨강색과 연두색으로 변하는 색다른 볼거리를 주고 디지털 방식의 큼직한 속도 표시와 함께 순간연비와 같은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해 준다.

 

스포츠 쿠페의 맛을 살리기 위해 운전대의 크기를 조금 작게해 손에 쥐어지는 감각을 살리고 특히 시트의 등부위와 아래 양쪽을 두툼하게 만들어 흔들림이 없는 운전자세를 유지하게 한 것은 CR-Z가 스포츠 카를 지향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2인승인 만큼 좌석 공간의 여유는 충분하다. 특히 화물칸은 뒷 시트를 접으면 최대 700리터가 넘는 적재공간을 확보할 수 있고 간단한 조작으로 3개의 각기 다른 공간을 꾸밀 수도 있다.

CR-Z는 일반적인 하이브리드 차량과 달리 시동을 걸고 출발할 때의 감이 전혀 다르다. 출발, 가속 또는 언덕길을 오를 때 전기모터로 움직이는 하이브리드 차량과 달리 CR-Z의 배터리와 모터는 낮은 회전 구간과 언덕길에서 엔진의 구동력을 보조해주는 역할만 하기 때문에 주행감은 일반 차량과 거의 다르지 않다.

이 때문에 차가 정지했을 때 엔진이 멈추는 것 말고는 뚜렷하게 이 차가 하이브리드 차량이라는 점을 느끼지 못한다. 그러면서도 CR-Z는 일반 주행과 스포츠 주행, 그리고 연료를 절약할 수 있는 에코 주행이 가능한 각각의 주행 모드를 운전대 좌측에 배치된 버튼 하나로 간단하게 선택할 수 있다.

 

달리는 중에 버튼을 조작하면 분명한 차이를 느낄 정도로 선택된 유형의 특색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일반운전을 하다가 스포츠 모드를 선택하면 가속페달의 응답성이 분명해지고 엔진회전수도 급박하게 상승하며 가속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1500cc의 배기량에 114마력(6000rpm), 14.8토크(4800rpm)의 평범한 동력성능이지만 동급의 소형차 제원으로는 쉽게 발휘할 수 없는 다이나믹한 주행 능력을 보여주기도 한다. 20.6km의 연비도 이만한 동력 성능을 감안하면 만족한 수준이다.

특히 스포츠 모드를 선택하고 운전대의 패들 쉬프트의 수동 기어를 적절하게 응용하면 순간 가속의 아찔한 재미도 느낄 수 있다. 맥퍼슨 스트럿, 토션빔 서스펜션을 앞 뒤에 적용했고 벤틸에이티드 디스크에서 발휘되는 안정성과 제동능력도 만족스럽다.

안전장치로는 후방카메라와 주차를 돕는 리어 코너센서, 액티브 헤드레스트, EBD-ABS, 6 에어백이 적용됐다. 가격은  내비게이션이 장착된 모델이 3490만원이다. CR-Z는 따라서 경제적인 가격, 하이브리드 차량만이 가질수 있는 연비의 강점, 그리고 스포츠 쿠페의 환상적인 자태까지, 팔색조(八色鳥)의 마력을 가진 차다.

[혼다 CR-Z 주요제원]

전장x전폭x전고(mm)...4080ⅹ1740ⅹ1395
축거(mm)..................2435
윤거(전/후mm)...........1515/1500

엔진형식...................직렬 4기통 SOHC i-VTEC
배기량(cc)................1497
최고출력(PS/rpm).......114/6000
최대토크(kg.m/rpm)....14.8/4800 
연비(km/l).................20.6(신연비규정 이전)

트랜스미션.................전자제어식 자동무단변속기
서스펜션(전/후)..........맥퍼슨 스트럿/토션 빔
브레이크(전/후)..........벤틸레이티드 디스크
타이어(전/후).............195/55R 16
가격.........................349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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