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울 부스터'의 나무랄데 없는 움직임과 아쉬움 하나

  • 입력 2019.01.25 08:10
  • 수정 2019.01.25 09:30
  • 기자명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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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세대 모델 출시 후 2013년 2세대를 거쳐 6년만에 3세대 완전변경 모델로 선보인 기아자동차 신형 쏘울은 더욱 강력해진 동력성능과 여전히 아이코닉한 외관 디자인 그리고 새롭게 최첨단 사양을 맞물리며 상품성을 배가시켰다.

지난달 LA 모터쇼를 통해 첫선을 보인 3세대 쏘울은 국내 판매 모델명을 '쏘울 부스터(Soul Booster)'로 변경할 만큼 이전보다 업그레이드된 주행성능이 눈여겨볼 부분이다. 여기에 기존 '박스카' 이미지는 벗어던지고 도심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콘셉트가 변경되며 작지만, 공간 효율성이 우수한 차량일 뿐 아니라 보다 다양한 환경에서 활용 가능한 모델로 거듭났다.

기아차는 신형 쏘울의 올해 국내판매 목표를 2만대로 설정했다. 만들기만 하면 불티나게 팔려나간다는 전기차를 포함한 목표다. 다만 전기차 생산에는 한계가 있고 1세대 출시 후 국내 누적 판매량이 9만 5000대에 불과한 쏘울의 흑역사를 감안하면 꽤 당황스러운 수치다. 다만 기아차 내부적으로 신차에 대한 상품성과 기대감이 그만큼 높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다.

지난 24일 서울과 경기도 포천 일대 약 130km 구간에서 신형 쏘울의 상품성을 알아봤다. 먼저 시승차는 1.6 가솔린 터보 엔진을 탑재한 모델로 프레스티지, 노블레스, 노블레스 스페셜 등 3가지로 구분되는 판매 트림 중 최상위 모델이다. 참고로 기아차 최장 1회 충전 주행거리 386km를 발휘하고 내연기관 차량에서 전기차로 파워트레인을 변경하면 외관 디자인이 굉장히 어색했던 여느 차량들과 달리 오히려 전기차 디자인이 보다 완성도 있게 느껴지는 신형 쏘울의 순수전기차 버전 '쏘울 부스터 EV'의 국내 출시는 다음 달로 예정됐다.

먼저 신형 쏘울의 차체는 세 번째 완전변경을 거치며 기존 대비 전폭을 제외한 대부분이 소폭 증가했다. 전장, 전폭, 전고의 크기가 각각 4195mm, 1800mm, 1615mm에 휠베이스 2600mm로 기존 대비 전장, 전고가 55mm, 15mm 늘어났다. 특히 휠베이스의 경우 30mm가 증대되어 뒷좌석 공간은 조금 여유를 찾고 트렁크 공간도 10ℓ 늘어난 364ℓ의 화물 공간을 확보했다.

신차의 외관 디자인은 앞서 1세대와 2세대 모델들이 A필러 뒤쪽을 박스형으로 단순화시키고 디테일을 줄이며 모던 혹은 심플한 이미지를 연출했던 것과 비교하면 정말 많은 변화가 이뤄졌다. 얼핏 현대차 '코나'의 여운이 느껴지는 전면부의 경우 육각형 두 개를 겹친 모양의 인테이크 그릴을 통해 역동적이고 강인한 인상을 전달한다.

앞서 2세대 모델의 경우 그릴 하단을 둥근 안개등과 연결시키며 곡선 형태로 마무리했다면 신차에서 동그랗게 마무리된 부분은 거의 찾을 수 없다. 선과 선이 만나는 부분은 모두 날카롭게 마무리됐으며 수평형 레이아웃의 헤드램프와 연결된 형태의 주간주행등(DRL), 가로형 디자인의 안개등과 방향 지시등은 차량 제원에서 유일하게 기존과 동일한 전폭에 미련을 남기며 시각적으로 이전 대비 확장된 착시를 전달한다.

신형 쏘울의 측면부는 보닛부터 주유구까지 수평으로 길게 뻗은 캐릭터 라인과 강인한 이미지의 휠 아치 라인 등으로 SUV 다운 면모를 뽐냈다. 여기에 비행기 꼬리 날개를 연상시키는 후측면부로 역동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후면부는 루프까지 이어지며 뒷유리를 감싸는 형태의 입체적인 후미등이 새롭게 적용되고 범퍼 하단 중앙으로 트윈 머플러를 탑재하며 향상된 동력성능을 암시했다.

외관 디자인에서 느껴지는 역동성이 고스란히 스며든 신차의 실내는 아치형으로 연결된 대시보드 레이아웃을 바탕으로 스포티한 이미지의 전용 D컷 스티어링 휠, 송풍구와 함께 원형으로 디자인된 센터페시아의 멀티미디어 조작부, 일체형으로 디자인된 송풍구와 스피커 등이 특징이다. 먼저 스티어링 휠은 손에 잡히는 그립감이 우수하고 에코, 노멀, 스포츠 등 세 가지를 지원하는 운전자 모드 중 스포츠 모드에서만 만족스러운 무게감을 전달했다.

센터페시아 상단에 탑재된 10.25인치 터치식 디스플레이는 시인성이 우수할 뿐 아니라 직관적 조작이 가능하다.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물론 차량 대부분 기능을 누구나 익숙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쉽고 간단하게 만들었다. 대시보드 상단과 도어 패널 등 실내 대부분의 소재는 딱딱하고 저렴한 플라스틱을 최소화한 부분도 만족스럽다. 다만 여전히 수동식 핸드브레이크가 사용된 부분은 옥의 티.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27.0kg.m을 발휘하는 1.6 가솔린 터보 엔진을 탑재한 쏘울 부스터는 기어비를 상향 조정한 7단 DCT 변속기와 맞물렸다. 앞서 현대차 i30와 아반떼 스포츠 그리고 기아차 K3 GT 등 준중형 차체에 다이내믹한 주행성능을 발휘하는 차량에 주로 탑재된 조합이다.

신형 쏘울 역시 이들과 마찬가지로 도심은 물론 고속도로에 올라 중고속 영역에서도 부족함 없는 가속 성능을 발휘했다. 엔진 회전수 1500~4500rpm 영역대를 아우른 토크 범위는 어느 상황에서도 1375kg, 4m가 조금 넘는 차체를 움직이는데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때로는 운전대 넘어 패들 시프트를 이용해 수동으로 변속기를 조절할 경우 좀 더 적극적인 주행도 가능하다. 이때 엔진 회전수는 레드존에 이르러 변속되며 보다 다이내믹한 주행이 가능하다. 또한 이를 통해 다운시프트, 업시프트 상황에서 역시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쏘울 부스터의 기존보다 낮아진 차체와 비교적 가벼운 공차중량은 업그레이드된 엔진과 변속기와 꽤 궁합이 잘 맞는 느낌이다. 저속은 물론 중고속에서도 생김새와 달리 풍절음 또한 적절히 차단되고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음 역시 거슬리지 않는 수준. 다만 앞서 동일 엔진과 변속기 조합을 보였던 차량들과 달리 승차감 부분에서 조금 아쉽다.

앞쪽 맥퍼슨 스트럿, 뒤쪽 CTBA(Coupled torsion beam axle) 즉 토션빔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 신형 쏘울은 노면이 고르지 못한 구간과 과속방지턱, 도로간 이음새에서 '툭툭' 던져지는 듯한 승차감을 전달했다. 굳이 멀티링크와 비교하지 않더라도 차량의 출력과 토크가 상승한 만큼 적절한 균형이 필요해 보인다. 흥미로운 부분은 오는 2월 출시를 앞둔 쏘울 부스터 EV의 경우 1.6 터보와 달리 멀티링크 서스펜션이 탑재된다는 것.

이 밖에 쏘울 부스터는 18인치 타이어 기준 기존보다 13% 향상된 12.2km/ℓ의 비교적 만족스러운 연비 효율성을 기록했으며 실제 운행에서도 이에 상응하는 계기판 실연비를 만날 수 있었다. 한편 기아차는 쏘울 부스터에 초고장력 강판과 구조용 접착제를 확대 적용하고 핫스탬핑 공법 적용 비율을 대폭 늘려 차체 강성을 강화하는 등 충돌 안전성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차급을 뛰어넘는 안전 및 주행 편의 장치가 탑재된 부분도 눈에 띈다. 쏘울 부스터에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후측방 충돌 경고, 차로 이탈 방지 보조, 전방 충돌 방지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 후방 교차충돌 방지 보조, 하이빔 보조 등 현대기아차가 최근 출시한 차량에 적극적으로 도입 중인 첨단 지능형 주행 안전 기술이 만재됐다. 쏘울 부스터의 판매 가격은 가솔린 모델 프레스티지 1914만원, 노블레스 2150만원, 노블레스 스페셜 2346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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