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과의 동침’ 벤츠·BMW, A클래스ㆍ1시리즈 공동 개발?

  • 입력 2019.01.23 14:04
  • 기자명 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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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 업체 간의 협력관계 구축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가운데, 독일의 상징적인 두 프리미엄 브랜드,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도 파트너십 체결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가 손을 잡을 경우 차세대 컴팩트 모델을 공동 개발할 가능성이 높다.

독일 자동차 전문지 ‘한델스블라트(Handelsblatt)’는 다임러 그룹과 BMW 그룹이 차세대 컴팩트 카 개발을 위한 기술 제휴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들이 공동 개발을 검토 중인 모델은 벤츠 A클래스와 BMW 1시리즈로, 각각 두 회사에서 가장 작은 C세그먼트 컴팩트 카다.

A클래스와 1시리즈는 기존에도 타 브랜드와의 기술 제휴를 통해 개발된 모델들이다. A클래스는 벤츠가 설계한 차체에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의 엔진이 탑재되는 식으로 개발됐으며, 1시리즈는 중국 시장에 출시된 3세대 세단 모델부터 미니의 전륜구동 플랫폼을 활용해 만들어졌다. 두 브랜드가 차기 모델을 공동 개발한다면 차체 설계와 엔진 등 많은 부분을 상호 공유할 가능성이 높다.

프리미엄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라이벌 관계인 두 회사가 ‘적과의 동침’까지 검토하는 가장 큰 이유는 비용 절감이다. 전동화, 자율주행 등 미래 신차에 탑재될 첨단 기술 개발에 드는 비용이 수십억 달러까지 불어나면서 전통적 제조업의 영역인 차량 연구개발에 드는 비용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다. 

고가의 대형 세단이나 SUV는 수익성이 좋아 이러한 비용 절감 압박에서 그나마 자유롭지만, 가격이 싸고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컴팩트 모델들은 연구개발 단계부터 비용 절감 압박이 크다. 때문에 이러한 컴팩트 카의 개발에 있어 상호 신뢰할 만한 기술과 노하우를 지닌 두 회사가 전략적 제휴를 준비 중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더욱이 두 회사는 이미 내비게이션 지도 제작,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 구축, 카셰어링을 통한 공유경제모델 제작 등 여러 크고 작은 프로젝트에서 협업을 진행했던 만큼, 완성차 개발에 있어서도 좋은 팀워크를 보여줄 것이라는 게 한델스블라트 지의 관측이다.

벤츠와 BMW가 차세대 컴팩트 모델 개발을 위한 기술 제휴를 체결한다면 두 회사는 최소 10억 달러 이상의 개발비용을 아껴 전기차나 자율주행차 개발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A클래스와 1시리즈 모두 신형이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협력의 결과물을 아무리 빨라도 2025년께에나 출시될 예정이다.

관건은 양사 내부의 합의다. 유럽 자동차 산업지 ‘오토모티브 뉴스’는 “두 회사가 넘어야 할 가장 큰 장벽은 두 회사 엔지니어들의 동의”라며, “벤츠와 BMW의 연구원들이 비용 절감 필요성을 공감하고 오랜 라이벌과 손을 잡는 것에 대해 내부적인 합의가 이뤄져야만 공동 개발이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벤츠와 BMW 외에도 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비용 절감을 위한 상호 협력과 교류를 강화하는 추세다. 최근에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포드와 폭스바겐이 글로벌 기술 제휴 체결을 선언하고 상용차, 자율주행차 등을 공동 개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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