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현대차 3월 출시 '신형 쏘나타'에 택시는 없다

  • 입력 2019.01.18 11:00
  • 기자명 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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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쏘나타에 디자인 요소가 대거 적용될 것으로 알려진 현대자동차의 콘셉트카 '르 필 루즈'
신형 쏘나타에 디자인 요소가 대거 적용될 것으로 알려진 현대자동차의 콘셉트카 '르 필 루즈'

현대차가 오는 3월 출시 예정인 신형 쏘나타(코드명 DN8) 택시를 판매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영업용보다는 자가용 판매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이전에도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뒤늦게 택시 모델을 추가한 사례가 있어 약속이 지켜질지는 미지수다.

영업일선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16일 내부 공지를 통해 쏘나타 후속(DN8)의 택시트림 미운영 계획을 알렸다. 앞서 현대차가 신형 쏘나타 출시와 더불어 택시 모델을 분리한다는 소식은 있었지만, 현대차에서 이 내용을 공식적으로 공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지에 따르면 쏘나타 후속 출시가 임박함에 따라 택시트림 판매 여부에 대한 현장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쏘나타 후속은 밀레니얼 세대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자가용 수요 포지셔닝으로 택시 모델은 출시되지 않을 예정이다. 하지만 현대차의 중형 택시의 명맥이 끊어지는 건 아니다.

DN8 출시 이후에도 현재 팔고 있는 쏘나타 뉴라이즈 택시는 계속 판매된다. 자가용 신형 쏘나타와 영업용 쏘나타 뉴라이즈의 투-트랙 판매를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내부 공지의 '신형 쏘나타 출시 이후에도 뉴라이즈 택시는 지속적으로 상품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라는 주석을 통해 쏘나타 뉴라이즈 택시가 이후에도 계속 판매, 개선될 예정이라는 걸 확인할 수 있다.

현대차가 이러한 방침을 세운 것은 신형 쏘나타를 차별화·프리미엄화 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기존 시장에서 쏘나타의 ‘택시·렌터카’ 이미지 탓에 낮아진 자가용 소비자들의 선호도를 되살려 보겠다는 것이다. 특히 신형 쏘나타에는 기존 대비 대폭 늘어난 첨단 사양이 도입돼 프리미엄 고객을 정조준한다. 또 이전 소형차급에 앞서 도입한 N라인 트림을 추가해 스포티 성향 소비자들을 공략한다.

자가용 시장에서의 부진은 쏘나타에겐 골칫거리다. 지난 2016년 르노삼성 SM6가 출시됐을 때, 쏘나타는 전체 판매량에서는 SM6를 앞섰지만 자가용 판매량에서 SM6에 뒤처지는 ‘굴욕’을 맛봤다. 이듬해 뉴라이즈 출시와 함께 자가용 1위의 자리도 되찾았지만, 여전히 판매의 적지 않은 부분을 영업용 판매에 의존 중이다.

택시와 렌터카 등을 포함한 쏘나타의 법인 판매 대수는 월 2000~2500대 선으로, 쏘나타 전체 판매의 40% 가량을 차지한다. 더구나 SUV와 크로스오버의 인기로 세단의 인기가 떨어지면서, 신형 쏘나타의 성공을 위해서는 택시 이미지를 씻어내고 고급스러움과 퍼포먼스, 상품성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현대차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대차가 이러한 ‘택시 미판매’ 정책을 선보인 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4년 3월 LF쏘나타 출시 당시에도 자가용 이미지 강화를 위해 택시 모델을 판매하지 않고 기존 YF쏘나타 택시의 판매만 지속했다. 하지만 LF쏘나타의 판매량이 저조하자 급하게 택시트림을 추가한 전례가 있다.

비슷한 사례로 르노삼성 역시 2016년 SM6 출시 초기에는 택시 모델을 출시하지 않아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조했지만, 판매량이 점차 줄어들면서 출시 2년여 만인 2018년 택시 모델이 추가됐다. 때문에 이번에도 초기에 택시 판매가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지만 추후 택시가 추가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그러나 출시 후 택시 모델이 뒤늦게 추가되면 택시 고객과 자가용 고객 모두의 빈축을 살 수도 있다. 구형 모델을 구입하는 택시 고객 입장에서는 “신형이 나올 줄 알았다면 구매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자가용 고객은 택시가 출시되지 않는다는 말을 믿고 구입했다가 이미지가 하락했다는 불만이 생길 수 있다.

한 국내차 업계 관계자는 “제조사 입장에서는 연간 4~5만 대 규모의 택시 시장을 놓치기 아깝겠지만, 브랜드 이미지에 미치는 영향을 간과할 수는 없다”면서 “해외 사례처럼 기존에 판매하던 차량을 택시 전용 모델로 장기 생산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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