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팰리세이드 쇼크’ 경쟁 SUV·미니밴 판매 하락세로 전환

  • 입력 2019.01.08 13:30
  • 수정 2019.01.08 13:47
  • 기자명 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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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대형 SUV '팰리세이드'
현대자동차의 대형 SUV '팰리세이드'

현대자동차 대형 SUV, 팰리세이드의 ‘대박’ 효과로 볼 수 있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12월 국산차 시장에서는 팰리세이드의 등장과 동시에 준대형 세단과 경쟁 대형 SUV의 판매량이 대부분 감소했다. 특히 일부 차종은 팰리세이드의 등장으로 판매량이 현저하게 줄었다. 지난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 팰리세이드는 출시 첫 달인 지난 12월 1908대가 팔렸다. 현대차의 기대를 뛰어넘는 폭발적인 인기로 다소 출고가 지연되고 있음에도, 출시와 동시에 대형 SUV 세그먼트 1위로 올라섰다. 

기아자동차 미니밴 '카니발'
기아자동차 미니밴 '카니발'

대형 SUV·중형 SUV·미니밴 등 판매 감소해

같은 달 쌍용 G4렉스턴은 1263대, 기아 모하비는 617대 판매에 그쳤다. 각각 전월 대비 11.2%, 13.9% 감소한 숫자다. 국산차 전체 판매량이 전월 대비 0.6% 감소에 그친 것을 고려할 때 팰리세이드를 제외한 대형 SUV들의 판매량 감소폭은 상대적으로 크다. 영향을 받은 건 동급 모델들뿐이 아니다. 기존 패밀리 SUV의 주축이었던 중형 SUV 판매도 일제히 감소세를 보였다. 싼타페는 전월 대비 358대 감소한 8643대, 쏘렌토는 전월 대비 968대 감소한 5145대 판매를 기록했다.

하지만 팰리세이드의 등장에 가장 직격탄을 맞은 건 기아 카니발이다. 카니발은 지난 3월 부분변경 모델 출시 후 한때 월 8000대 넘게 팔리는 등 높은 인기를 구가했으나, 12월 판매량은 부분변경 출시 후 가장 적은 5448대에 그쳤다. 전월 대비 감소폭은 무려 17.3%나 된다. 이는 큰 차체와 넓은 공간을 필요로 하는 소비자들이 카니발에서 팰리세이드로 대거 이동했다는 것을 반증한다. 

쌍용자동차 픽업트럭 '렉스턴 스포츠'
쌍용자동차 픽업트럭 '렉스턴 스포츠'

준대형차·QM6·렉스턴 스포츠 등은 ‘무풍지대’

비슷한 가격대의 준대형 세단들은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었다. 현대 그랜저는 전월 대비 398대 증가한 8012대가 팔렸으며, 기아차 K7도 전월 대비 396대 감소하는 데 그쳐 3345대가 판매됐다. 업계서는 사실 상 팰리세이드의 출시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12월에는 기업 인사로 인한 법인차량 수요가 증가하면서 준대형 세단 수요가 눈에 띄는 감소세를 보이지 않았다.

중형 SUV들이 대체로 감소세를 보인 반면, 르노삼성 QM6는 전월 대비 무려 28.5%나 급증한 4819대의 판매를 기록했다. QM6의 경우 2000~3000만 원대에 판매되는 가솔린 모델이 판매의 주류를 차지하는 만큼 3000만 원 이상의 고가 수요가 많은 싼타페, 쏘렌토 등과는 다른 수요층이 형성되면서 팰리세이드 등장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대형 SUV인 G4렉스턴 기반의 픽업트럭, 렉스턴 스포츠 역시 팰리세이드 열풍에도 영향을 받지 않았다. 렉스턴 스포츠 판매량은 11월보다 소폭 늘어난 4257대로, 승용 대형 SUV 모델들에 비해 월등히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상용차와 비교해봐도 4302대 팔린 봉고3 트럭을 바짝 뒤쫓았으며, 3905대 팔린 그랜드 스타렉스를 추월했다.

기아자동차의 대형 SUV '모하비'
기아자동차의 대형 SUV '모하비'

팰리세이드 쇼크’ 회복하려면… 경쟁력 강화 필요할 듯

이처럼 적잖은 모델들이 ‘팰리세이드 쇼크’를 입으면서 개별 모델들의 상품경쟁력 강화가 절실해졌다. 특히 팰리세이드 인도가 본격화되면 모하비, G4렉스턴, 카니발 등은 지금보다 판매량이 더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쌍용차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연초 렉스턴 스포츠의 롱바디 버전인 ‘칸’을 출시했다. 승용 모델의 판매 감소를 만회하기 위해 기존 렉스턴 스포츠보다 실용성을 높인 가지치기 모델을 선보인였다. 기아차의 모하비 역시 연내 두 번째 부분변경을 준비하며 상품경쟁력 강화를 준비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상품성과 가격경쟁력을 모두 갖춘 팰리세이드의 출시로 장기적으로는 SUV·RV 외에 준대형 세단 등 다른 세그먼트의 모델들도 판매량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서 “팰리세이드에는 없는 사양이나 엔진 라인업, 틈새모델 등의 확충을 통해 차별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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