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잘 나갔는데, 지금은 볼 수 없는 아련한 '단종 명차'

  • 입력 2019.01.08 14:30
  • 수정 2019.01.08 21:18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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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차라고 단종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엄청난 개발비를 투입했어도, 제아무리 잘나고 공을 들였어도 팔리지 않으면 가차 없이 치워버린다. 그것이 기업의 생리다. 1955년 9월 국내 최초의 자동차 시발이 나오고 1976년 1월 현대차 고유 모델 포니가 등장한 이래 지금까지 제조사가 수많은 모델의 단종을 결정한 것도 대부분은 팔리지 않아서다. 그렇게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가 운이 좋게 부활한 모델도 있다. 희비는 갈렸지만 쌍용차 코란도, 기아차 프라이드가 대표적이다. 코란도는 쌍용차의 화려한 부활을 알리는 시작이 됐고 프라이드는 부활한 지 12년 만에 다시 생을 마쳤다. 최근에는 이런저런 이유로 더는 볼수 없게 된 단종차가 부쩍 많아졌다. 그래서 더 아련한 모델 3종을 골라 살펴봤다.

수명 3년, 이름값 못한 현대차 아슬란

 

2014년 10월 첫 출시된 아슬란은 그때, 국내 시장에서 맹위를 떨친 수입차 E 세그먼트에 대항해 현대차가 급조한 모델이다. 람다 2 3.0, 3.3 GDI를 탑재, 성능 면에서는 벤츠 E 클래스나 BMW 5시리즈에 크게 뒤지지 않았다. 3.3 GDI는 290마력의 최고 출력과 35.0kg.m의 최대 토크 수치를 갖고 있었다. 밋밋한 디자인과 애매한 포지션이 문제였다. 제네시스와 그랜저의 사이에서 차별화된 한방이 필요했지만 '아슬란'이라는 차명 말고는 수입차를 견제할만한 절대 요소를 갖고 있지 못했다. 한때 월 판매량이 100대 미만으로 추락하는 수모를 겪으면서 2017년 12월 단종됐다. 수입차 견제라는 비슷한 사명을 갖고 2011년 출격, 판매가 신통치 않은데도 i40이 지금까지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것과 대비가 된다. 

단종 부활 다시 단종된 기아차 프라이드

 

1987년 첫 출시 돼 2000년 2월까지 13년 동안 기아차를 대표하는 모델로 자리를 잡았던 프라이드는 2005년 리오의 후속으로 부활했으나 2017년 다시 단종되는 운명을 맞았다. 1981년부터 1987년까지 자동차 산업 합리화 조치로 승용차 생산을 하지 못한 그때 기아산업이 이 조치의 해제와 함께 처음 등장시킨 3도어 해치백 프라이드의 인기는 대단했다. 저렴한 가격, 1988 서울올림픽과 맞물려 마이카 붐이 불기 시작하면서 불티나게 팔렸다.  4도어 세단, 스테이션 왜건 등 다양한 컨셉으로 개발됐지만, 현대차 엑센트가 등장하면서 판매가 부진하기 시작했고 결국 2000년 단종됐다. 프라이드는 2005년 리오의 후속으로 부활, 소형차 시장에서 재미를 봤지만 2017년 9월 3세대의 부분변경 모델을 끝으로 다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라이드는 해외에서 리오로 더 잘 알려져 있으며 지난해 단종되기 직전,  글로벌 시장에서 누적 판매 대수 600만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중형 미니밴 부재의 아쉬움, 올란도와 카렌스

2011년 1세대로 시작한 올란도는 지엠대우에서 한국지엠으로 사명을 바꾸고 쉐보레 브랜드로 국내에 투입된 첫 모델이기도 하다. 준중형 크루즈의 전륜구동 플랫폼을 공유하고 군산공장에서 생산됐던 올란도는 기아차 카렌스와 함께 중형 미니밴 그리고 국내 유일의 일반인 구매가 가능한 LPG 연료 사용차로 인기를 끌었다. 카니발과 같은 일반적인 미니밴에 비해 차체는 크지 않았지만, 실내 공간이 넉넉하고 특히 다루기가 쉬워 여성 운전자에게 인기가 많았다. 러시아에서도 일부 생산이 됐고 국내 생산 차량의 수출도 활발했지만, GM이 군산 공장을 철수시키면서 크루즈와 함께 더는 국내에서는 볼 수 없는 모델이 됐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2세대 모델이 공개되기도 했다. 함께 경쟁을 벌였던 기아차 카렌스도 지난해 7월부터 더는 생산되지 않고 있어 LPG를 사용하는 같은 급의 미니밴도 자취를 감추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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