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역사의 시작 #3 포드의 첫 차 쿼드리사이클

  • 입력 2019.01.04 08:42
  • 수정 2019.01.10 08:10
  • 기자명 류청희 칼럼리스트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헨리 포드(Henry Ford)는 대량생산 시스템을 도입해 자동차 산업의 흐름을 바꾼 인물로 미국 자동차 산업의 태동기 여러 발명에 도전하기도 했다. 앞서 기술자로서 여러 분야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다. 특히 발명가 토머스 에디슨(Thomas A. Edison)이 만든 에디슨 일루미네이팅 컴퍼니(Edison Illuminating Company)에서 쌓은 경력은 자동차 개발의 중요한 밑거름이 됐다. 

그곳에서 일하며 번 돈으로 내연기관과 자동차 개발에 투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1893년 12월 24일 즉 크리스마스 이브에 자신의 집에서 단기통 엔진을 처음 완성했다. 혼자 힘으로 시동을 걸기 어려웠던 탓에,  자신의 아내와 함께 부엌 식탁에 엔진을 올려놓고 시동을 걸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작업실을 마련하고 2년 여에 걸쳐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1896년 6월에 첫 차를 완성했다. 

자신이 만든 탈것의 이름은 쿼드리사이클(Quadricycle) 즉 네 바퀴 자전거라고 붙였다. 자전거를 동력화하는 개념으로 만들었을뿐 아니라 많은 부품을 자전거에서 가져왔기 때문이다. 포드의 엔진과 자동차 개발에는 기술적 멘토인 찰스 브래디 킹(Charles Brady King)이 큰 역할을 했다. 

킹은 포드보다 앞서 엔진과 차를 개발해 시험주행까지 한 경험이 있었다. 그러나 킹은 자신의 차를 개선하고 생산할 만한 사업 능력이 부족했고, 포드가 부족함을 채울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도움을 주었다. 쿼드리사이클은 가솔린 엔진 차를 만들려는 포드의 첫 시도였고, 공통적으로 쓸 수 있는 자재를 활용할 수 있도록 최대한 단순하게 만들었다. 

프레임은 앵글 아이언으로 만들었고, 변속기는 가죽 벨트와 체인 구동장치를 조합해 만들었다. 바퀴는 자전거의 것을 그대로 가져다 썼다. 경음기도 달려 있었는데, 이는 가정용 초인종을 가져다 쓴 것이었다. 차에 쓰인 사이드 밸브 방식 2기통 1050cc 에탄올 엔진은 1895년 11월 7일자(1896년 1월 9일자) 아메리칸 머시니스트(American Machinist) 잡지에 실린 케인 패닝턴(Kane-Pennington) 설계에 바탕을 두었다.

잡지에 실린 설계는 미완 상태였기 때문에, 포드는 독자적인 점화 시스템을 만들어야 했다. 엔진 실린더는 증기기관에서 나온 폐 파이프로, 플라이 휠은 낡은 선반을 이용해 만들었다. 최고출력은 500rpm에서 4마력 정도였고, 엔진 힘은 체인을 통해 뒷바퀴로 전달되었다. 변속기는 전진 2단 구성으로, 이론상 1단은 시속 16km, 2단은 시속 32km까지 낼 수 있었다.

11ℓ 용량의 연료탱크는 좌석 아래에 있었다. 후진 기어와 브레이크는 없었다. 포드는 1896년 6월 4일에 완성된 차로 처음 거리에 나섰다. 작업실 밖으로 나가기에는 문이 너무 좁았던 탓에, 개발에 참여했던 동료와 함께 도끼로 문과 주변 벽돌을 부수고 난 뒤에야 차를 꺼낼 수 있었다. 성공적인 첫 시운전 뒤 쿼드리사이클에는 많은 개선이 이루어졌다. 목재 프레임 레일은 철제로, 엔진은 공랭식에서 수랭식으로 바뀌었다. 

원래는 자전거 안장을 가져다 달았던 좌석은 벤치  형태의 것으로 바꿨고, 구동계를 보호하기 위해 상자 모양 목재 차체를 씌웠다. 포드는 이렇게 만든 첫 차를 찰스 에인슬리(Charles Ainsley)에게 207달러에 팔았고, 그 돈으로 두 번째 차를 만들었다. 쿼드리사이클의 성공을 본 디트로이트 사업가들의 후원에 힘입어 포드는 자신의 회사를 차렸고, 20세기로 접어들면서 자동차 생산을 본격 시작했다. 

자동차를 처음 발명한 것도, 대량생산을 처음 시작한 것도 아니었지만, 포드가 자동차 대중화의 길을 여는 데 중요한 기회를 만든 차가 바로 포드 쿼드리사이클인 셈이다. 지금도 미국 미시건 주 디어본(Dearborn)에 있는 헨리 포드 박물관에는 헨리 포드가 1901년까지 만들었던 세 대의 쿼드리사이클 중 하나가 보존돼 있다.

 

저작권자 © 오토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