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끄러져야 산다. ‘드리프트 모드’ 탑재한 자동차들

  • 입력 2018.12.26 09:09
  • 기자명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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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 그저 신속하고 안전하면 될 자동차를 아찔하게 미끄러트리는 ‘드리프트’ 기술은 자동차 애호가가 아니더라도 한번쯤 꿈꾸게 마련이니 말이다. 그런데 최근 이 드리프트 주법을 자동차의 주행 모드 가운데 하나로 넣어 선택할 수 있는 자동차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신형 토요타 수프라

한 시대를 풍미했던 토요타의 스포츠 쿠페 수프라가 5세대로 돌아온다. 지난 여름 영국에서 개막한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 이벤트를 통해 모습을 드러낸 이 차는 최근 앞과 뒷모습이 스파이샷으로 포착되면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그런데 최근 토요타 수프라의 테스트 드라이버 헤르비히 대넌스(Herwig Daenens)가 ‘드리프트 모드’로 굿우드를 달렸다고 인터뷰를 했다고 말했다.

헤르비히 대넌스(Herwig Daenens)는 수프라의 드리프트 모드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는데, FR구동계를 가진 스포츠 쿠페답게 운동성능을 한껏 쥐어짜 낼 수 있을 만큼 드리프트 모드의 활동범위가 넓다고 말하며, 짜릿한 느낌을 즐겼다고 표현했다. 한편 토요타 수프라는 내달 개최되는 디트로이트 모터쇼를 통해 데뷔무대를 치를 예정이다.

맥라렌 720S(P14) ‘가변형 드리프트 모드’

맥라렌 P14(720S)는 650S의 뒤를 잇는 모델다. 이 차에 추가된 신규 드라이브 모드가 바로 ‘가변형 드리프트 모드(Variable Drift Control)’다. 맥라렌은 신형 슈퍼카의 다이내믹한 주행 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해 이 모드를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가변형 드리프트 모드는 일반적인 드리프트 모드와는 조금 다르다. 기존 650S의 프로액티브 섀시 컨트롤보다 12개 많은 센서를 이용해 정밀하게 드리프트를 즐길 수 있다는 것.

쉽게 말하면 ESC 시스템의 개입을 몇 단계로 나눠놓음으로서 뒷바퀴를 미끄러트리는 능력을 조절할 수 있게 된다. ESC 개입정도는 인포테인먼트 스크린에 뜨는 화면을 손가락으로 밀어 조절할 수 있다. 고가의 슈퍼카를 애지중지하는 사용자의 마음을 살핀 것일까?

포드 포커스 RS

‘핫 해치’를 표방했던 현대차 i30가 이루지 못했던 드리프트의 꿈을 포드 포커스 RS는 아무렇지 않게 ‘드리프트 모드’로 해치웠다. 포드는 2015년 4월 포커스 RS에 새로운 드리프트 모드를 추가시켰다. 네바퀴 굴림 방식을 쓰는 포커스 RS는 엔진에 발생시킨 토크의 70%를 뒷바퀴로 보낼 수 있다. 이 기능은 대책 없이 뒤를 미끄러트리는 드리프트가 아니라 ESC와 AWD의 프로그래밍 안에 드리프트를 할 수 있도록 기능상으로 구현한 것이다.

포커스 RS는 2.3L 엔진에 터보차저를 더해 최고출력 350마력을 낸다. 시속 100km/h까지 단 4.6초에 마칠 수 있다. 트랙모드, 스포츠 모드까지 갖춘 포드 포커스 RS는 ‘핫 해치’의 왕관을 쓸 자격이 충분해 보인다.

메르세데스-AMG E63

2017 북미모터쇼에서 데뷔한 신형 E-클래스(W212)의 고성능 버전 E63에도 새로운 드라이빙 모드가 추가됐다. 일찍이 E63은 마니아들로부터 화끈한 드리프트 기술을 발휘하기에 적합한 차로 알려졌었다. 이를 두고 아예 드리프트 모드 자체를 추가한 셈이다. 메르세데스-AMG E63은 기존 5.5L V8 보다는 작아진 AMG GT의 4.0 V8 트윈터보 엔진을 탑재했다. 최고출력은 563마력, 최대토크 76.5kg.m부터 E63 S는 612마력, 최대토크 86.7kg.m을 발휘한다. 드리프트를 즐기기에 적당한 힘이자 메르세데스-AMG 다운 세단 튜닝이다.  

메르세데스-AMG의 수장 토비아스 뫼르스(Tobias Moers)에 따르면 향후 더 많은 AMG 모델에 이 기능이 추가될 예정이라고 한다. 메르세데스-AMG A45가 그 주인공이 될 예정이다.

블레이드 글라이더 컨셉트

블레이드글라이더 컨셉트가 데뷔한 것은 2013년 도쿄모터쇼였다. 지금도 컨셉트카로 남아 있지만 닛산은 여기에 점점 더 많은 가능성을 부여하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새로운 ‘드리프트 모드’다. 뒷바퀴 굴림 방식을 쓰는 100% 전기차 블레이드 글라이드는 총출력은 200Kw(272마력), 최대토크는 72.1kg.m을 발휘한다. 더구나 무게가 1,300kg에 불과하니 드리프트 모드로 발휘하는 짜릿함이란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닛산은 당초 ‘블레이드글라이더’를 2017년에는 시판하겠다고 밝혔었지만, 최근 소식을 들어보면 적어도 2019년을 목전에 둔 지금 가능성 마저도 희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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