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결산 #7] 각사의 자존심이 걸린 플래그십 성적표

  • 입력 2018.12.24 10:00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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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예상되는 신차 등록 대수는 약 180만대.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예상되는 올해 자동차 시장은 과거 어느 해보다 차종과 차급별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경기가 최악이라는 평가에도 세단과 SUV를 가리지 않고 큰 차는 불티나게 팔렸고 작은 차는 크게 줄거나 소폭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눈에 띄는 것은 대형차 판매가 매우 증가한 것이다. 11월 현재까지 누적된 신차 신규 등록 대수에서 대형차는 15만7885대를 기록, 지난해 14만0573대를 이미 초과했다. 대형차는 각 사를 대표하는 플래그십의 진용이기도 하다. 자존심이 걸려있고 브랜드의 가치에도 영향을 준다. 올해 대표적인 브랜드의 플래그십이 어떤 성적을 거뒀는지 정리해 본다. (아래부터는 판매 대수 기준이다)

준대형 2대 중 1대, 현대차 그랜저

현대차 플래그십 그랜저는 11월 현재 10만4636을 팔았다. 준대형 시장의 절반 이상을 그랜저라는 단 한 개의 모델이 책임을 진 것이다. 그랜저는 신형 싼타페가 본격 판매되기 시작한 3월부터 내수 순위 1위를 놓고 오르락내리락 했지만 3월(1만598대)에 이어 11월(1만191대) 1만 대를 돌파하면서 그 자리를 탈환하는 데 성공했다.

같은 차급에서 기아차 K7, 르노삼성 SM7, 쉐보레 임팔라가 경쟁을 벌였지만, 적수는 되지 못했다. 기아차 K7은 3분의 1수준인 3만6806대에 그쳤고 나머지는 수치를 비교하기가 민망할 정도다. 제네시스와 에쿠스의 난 자리를 훌륭하게 메꿔주고 있는 셈이다.

월 1000대의 약속, 기아차 더 K9

더 K9은 매월 1000대 이상을 팔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있다. 신차를 선보이고 4월부터 11월까지의 누적 판매 대수는 1만548대, 월평균 1318대를 팔았다. 1월부터 11월까지 누적 판매 대수는 1만761대, 국산 차 가운데 유일한 경쟁 모델인 제네시스 G90은 7570(EQ900 포함)대에 그쳤다.

기아차는 더 K9이 제네시스 G90의 영향을 받지 않기를 바라고 있지만 쉽지는 않아 보인다. 두 모델의 수요층이 확연하게 다른 데다 차급을 다르게 보는 시선이 있고 따라서 G90에서 더 K9으로 갈아타지 않는 것처럼 오너 드라이브의 취향이 강한 반대 경우의 수요도 분명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지만 G90의 공세가 만만치 않아 내년 상황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제부터 진검 승부, 제네시스 G90

기아차 더 K9에 한동안 밀려 체면을 구긴 제네시스 기함 G90은 EQ900에서 개명하고 얼굴 전체를 성형하는 승부수를 던졌고 결과는 성공적이다. 11월 출시 전 사전 예약 대수 6700대를 기록했고 지금도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제네시스의 설명이다.

우선은 타이밍이 절묘했다. 기업의 임원 승진 인사가 몰리고 대기업과 공기업의 차량 교체 시기가 맞물려 대형 세단의 교체 수요가 가장 많은 시기를 노린 전략이 통했다. 무엇보다 기존 모델의 흔적을 완벽하게 제거한 외관의 변신이 신차라는 느낌에 더 다가선 것도 주효했다.

체면 구긴 임팔라와 SM7, 그리고 렉스턴

1월부터 11월까지 쉐보레 임팔라의 누적 판매량은 1448대다. 월평균 100대를 조금 넘긴 수치로 12월을 보태도 지난해 기록한 3315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군산공장 폐쇄, 철수설 등의 내풍이 있었지만, 상품 경쟁력을 잃은 탓이 컸다.

여기에 비하면 르노삼성차의 기함 SM7과 쌍용차 기함 SUV 렉스턴은 제 몫을 했다. SM7은 전년 대비 판매가 줄었지만 4253대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고, 렉스턴은 1만5411대로 이미 지난해 팔린 1만4148대를 넘어섰다. 경쟁모델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특별한 변화 없이 버텨냈다는 점에서 선전한 셈이다.

신형 투입으로 체면 유지한 수입차 기함

수입차 브랜드의 기함은 대부분 제 몫을 하지 못했지만 몇 곳은 기대 이상이거나 체면을 유지했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S 클래스는 1월부터 11월까지 6350대, BMW 7시리즈는 2096대를 각각 기록했다. 2017년 한 해 동안 S클래스는 6317대, 7시리즈는 3293대가 각각 팔렸다. 별 이슈가 없었던 벤츠는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지만 BMW 기함 7시리즈는 1000대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아발론 가솔린에서 하이브리드로 기함을 교체한 토요타는 새로운 부활을 꿈꾸고 있다. 2016년 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230대에 그쳤지만 11월 290대를 팔아 반전에 성공한 것. 렉서스의 기함 LS도 지난해 누적 판매량 146대에서 지난해 12월 출시한 완전변경의 효과로 618대로 늘었다. 혼다 어코드는 지난해 6757대에서 올해 11월까지 3858에 부진했지만, 신형 투입으로 회복세에 들어섰고 닛산 맥시마는 453대에 그쳐 지난해 기록한 764대에는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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