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G70 '모터트랜드 올해의 차' 뒷담화 시승

  • 입력 2018.12.10 07:38
  • 수정 2018.12.10 07:57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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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 뛰었다. 그동안 BMW3 시리즈가 최고였는데 막 나온 이 차 제네시스 G70이 더 낫다. 인피니티 G35보다 더 고급스럽고, 벤츠 C클래스에 없는 뭔가가 있고 아우디 A4보다 더 기민하다. 제네시스가 BMW보다 더 나은 3시리즈를 만들었다.

토요타, 혼다, 닛산도 BMW3 시리즈의 아성을 넘지 못했다. 그리고 경쟁할 만한 차를 만들지 못했는데 G70은 여기에 필적할만한, 일부는 능가했다. 주행성능은 BMW3 시리즈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3시리즈를 능가했다. 이 낯간지러운 얘기를 미국 모터트렌드(Motor Trend)가 제네시스 G70을 2019 올해의 차로 선정하면서 했다. 만약 국내 언론이 이런 내용으로 G70을 다뤘다면 돈 받고 쓴 기사, 기레기라는 댓글이 폭주했을 것이 분명하다.

모터트렌드 앵거스 편집장이 한 마디를 더 보탰다. "BMW 앞으로 조심해 이거(G70) 진짜배기야"라고. 모터 트랜드는 미국 최고 권위의 자동차 잡지다. 여기 속한 전문 기자가 세밀한 평가로 뽑는 올해의 차는 그래서 우리가 잘 아는 북미 올해의 차(NACOTY), 월드 카 오브 더 이어(WCOTY)보다 더 주목을 받는다.

당장 내년 판매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완성차 업체들 역시 촉각을 곤두세운다. 이런 상을 제네시스 G70이 받았다. 그것도 벤츠 C 클래스, BMW 3시리즈, 볼보 S60, 아우디 A4 등 유수의 프리미엄 브랜드가 포진한 C 세그먼트에서, 국산 차 최초로 받았다.

모터 트렌드를 깜짝 놀라게 한 G70은 최고출력 370마력(6000rpm), 최대 토크 52.0kg.m(1300~4500rpm)의 성능을 발휘는 3.3 T였다.서둘러 받은 시승 차는 아쉽게도 2.0 T GDi, 8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252마력(6200rpm), 36.0kg.m(1400~4000rpm)의 최고 출력과 토크를 발휘하는 모델이다.

이전 경험했던 3.3T 스포츠의 폭발적인 가속력은 이 차로도 충분하다. 1400rpm에서 시작해 4000rpm까지 이어지는 광대역 토크 밴드가 3시리즈보다 가벼운 차체(공차중량 G70 2.0T 1665kg/3시리즈 1675kg)를 쉽게 밀어낸다.

가속 페달과 엔진의 사이에는 바늘구멍만 한 틈새도 없다. 가볍게 다뤄도 튕겨 나가는 탄력이 기가 막힌다. 모터 트랜드도 그랬다. 부드럽고, 조용하고, 빠르고, 날렵하고, 디자인 뛰어나고, 가성비까지 좋다고. 동의한다, 머뭇거림 없이 튀어 나가는 순발력, 이때 일관적이고 고르게 이어지는 엔진의 반응은 독일산 차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맛과 크게 다르지 않다.

엔진 회전수를 최대한 상승시키고 가속과 감속을 반복해도 무리 없이 받아들인다.능숙하다. 가속페달이 요구하는 엔진의 힘을 변속기로 배분하고 걸러내는 능력, 그래서 휠로 전달되는 힘이 정직하다. 스포츠 모드, 그리고 액티브 엔진 사운드를 '강화'로 설정하면 가속 페달에 힘을 줄 때마다 앙칼진 소리를 낸다.

로드 홀딩도 뛰어나다. 심하게 차체를 흔들어 대고 굽은 구간에서 가속페달에 준 힘을 빼지 않아도 HTRAC, 토크 백터링, RMDPS 등등이 유기적으로 대응하며 구동력을 효율적으로 배분해 매끄럽게 탈출하고 빠르게 원하는 방향을 잡아 준다. 복원도 빠르다.

기계적 메커니즘에 전후 무게 배분을 50:50으로 실현하고 전고를 낮추고 전폭을 넓혀 라이드 그리고 핸들링 능력을 높인 효과다. 드라이브 모드의 차이도 뚜렷하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시트의 버킷이 상체를 붙들고 하체도 단단해진다. 배기량 차이가 있었겠지만, 모터트랜드도 이렇게 쫄깃하고 단단하게 조여진 G70의 섀시에 높은 점수를 준 것인지 모르겠다.

후드를 길게 빼고 짧게 배정한 테크와 오버행, 그리고 트렁크 리드를 치켜올린 것 등은 스포츠 세단의 정형에 충실한 생김새, 붉은색 스티치가 시트와 센터패시아 주변, 도어 트림에 촘촘하게 박혀있는 실내의 인테리어는 간결하다. 2열은 좁다. 그러나 이런 유의 세단 대개가 감수해야 할 것들이다.

<총평>

드림팀, 람보르기니 출신인 맨프레드 피츠제럴드를 중심으로 BMW M 시리즈 개발을 책임졌던 알버트 비어만과 파예즈 라만, 벤틀리 출신 디자이너죠 루크 동커볼케, 또 부가티 디자이너였던 사샤 셀리파노프가 제네시스를 책임지고 있다.

G70은 예전 에쿠스의 계보를 잇는 G90, 현대차 제네시스였던 G80과 다르게 드림팀의 손길과 땀이 가장 많이 베어있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첫 번째 순수혈통이다. G70의 모터트랜드 올해의 차 수상은 이 드림팀이 거둔 가장 성과로 볼 수 있다. 그런데도 제네시스 브랜드는 아직 정비되지 않은 판매망 때문에 북미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모터트랜드 올해의 차 수상을 계기로 뭔가 활로가 트일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있다. 더불어 칭찬을 받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역대 최고의 상을 받은 만큼, 판매하고 연결이 되고 또 제네시스 브랜드를 알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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