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G90 '화려한 외모 속에 감춰진 기막힌 반전'

  • 입력 2018.12.03 08:00
  • 기자명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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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적인 디자인 만큼 주행성능 또한 크게 개선됐다. 드라이브 모드에 따라 극명하게 변경되는 운동성능이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차량을 운전하는 느낌이다. 특히 컴포트와 스포츠 모드에서 변화는 손과 발 그리고 고급스러운 나파가죽 시트에 안긴 몸통을 통해 직접 전달된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정체성이 보다 짙어졌음을 경험할 수 있었다. 'EQ900'에서 'G90'으로 차명이 변경되며 이름 뿐 아니라 콘셉트가 새롭게 정립됐음을 느낄 수 있었다.

현대자동차가 2015년 12월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과 함께 선보인 첫 번째 모델 'EQ900'는 브랜드를 대표하는 플래그십 모델로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녀왔다. 여기에 지난달 27일 약 3년 만에 첫 번째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신차 출시와 함께 차명이 'G90'으로 변경되고 내외관 디자인 또한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며 또 한 번 진화를 펼치고 있다. '페이스 오프'에 가까운 성형과 글로벌 시장으로 통일된 '개명'까지 마쳤으니 더 이상 '에쿠스'의 잔재는 찾을래야 찾을 수가 없다.

G90는 G70, G80에 이은 제네시스 세단 라인업의 완성작이자 향후 선보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들의 디자인 방향성을 제시하는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중요도는 더욱 높아졌다.

지난달 30일 서울 대치동에 위치한 제네시스 강남을 출발해 강원도 춘천 일대 왕복 약 210km의 구간에서 신형 G90의 상품성을 평가해 봤다. 시승차는 3.8 가솔린, 3.3. 터보 가솔린, 5.0 가솔린으로 이뤄진 엔진 라인업 중 3.8 가솔린 모델로 전자식 AWD 시스템인 '에이치트랙(HTRAC)'을 탑재한 프레스티지 최고급 트림이다.

먼저 G90의 차체 사이즈는 앞서 선보인 EQ900에서 완전히 다른 외관 디자인에도 불구하고 1mm의 변화도 찾을 수 없다. 전장, 전폭, 전고의 크기는 각각 5205mm, 1915mm, 1495mm에 휠베이스 3160mm로 여전히 동급에서 비교적 여유로운 차체를 지녔다. 다만 참고로 차체 중량은 이전에 비해 20kg 늘어난 2120kg을 기록했다.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출시된 G90의 외관 디자인은 이미 출시 전 다양한 내외신 스파이샷을 통해 알려진 것과 같이 풀체인지에 가까운 파격적인 변화가 특징이다. 전반적으로 수평형 라인을 강조한 모습으로 전면부 방패모양 대형 크레스트 그릴이 새롭게 자리를 잡고 양쪽으로 각각 4개의 램프로 이뤄진 쿼드 램프가 탑재됐다. 이를 통해 G90만의 독창적인 디자인을 완성한 모습. 여기에 보닛 위 역시 과감한 라인을 사용하며 역동적인 모습 또한 엿보인다.

측면부는 후드에서 시작된 라인이 아웃사이드 미러와 테일램프로 이어지며 차체를 더욱 길고 날렵하게 보이는 효과를 발휘한다. 루프에서 트렁크로 이어지는 각도는 A필러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드럽게 떨어지며 차체 전면은 길고 후면부로 갈수록 두툼해 보이는 형상을 이룬다. 또한 크레스트 그릴과 함께 G90의 가장 눈에 띄는 디자인 요소 중 하나인 19인치 휠 디자인은 지매트릭스 패턴의 적용으로 기하학적이면서 고급스러운 모습을 연출했다.

후면부는 기존 날개 엠블럼을 영문 글자로 대체한 레터링 엠블럼과 심플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라인으로 연결되는 리어콤비램프, 전면부 크레스트 그릴 형상과 디자인 통일감을 이룬 듀얼 머플러, 기존 대비 하단부에 위치해 시각적인 무게중심을 낮춰 안정적인 이미지를 구현한 번호판 위치 변경 등이 눈에 띈다. 다만 해당 디자인에서 레터링 엠블럼의 채택에는 호불호가 나뉘게 될 것으로 보인다.

G90의 실내는 외관 만큼이나 수평형 디자인 콘셉트가 유지되고 보다 편안하고 여유로운 공간감과 함께 고급스러운 품격을 강조했다. 에어 벤트와 공조 및 오디오 스위치는 이전에 비해 고급스러운 소재를 사용했다. 콘솔 위쪽에는 가죽을, 각종 버튼은 크롬 도금으로 고급감이 눈에 띈다. 이 밖에도 매트릭스 패턴의 고급스러운 퀼팅을 새긴 시트와 헤드레스트 및 리어 콘솔 암레스트에 각인된 날개 엠블럼 등으로 감성 품질을 극대화한 부분도 특징.

센터페시아에 자리한 12.3인치 디스플레이는 터치식으로 조작이 쉽고 내비게이션의 경우 지도 화면을 확대 및 축소할 수 있어 스마트폰을 사용하듯 편리하다. 또한 새롭게 신규 내비게이션 지도 및 소프트웨어를 무선으로 다운로드해 자동으로 업데이트하는 '내비게이션 자동 무선 업데이트(OTA, Over The Air Update)'를 탑재해 편의성 또한 높아졌다.

이외에도 음성명령으로 원하는 설정 메뉴를 쉽게 찾고 길안내 등 다양한 안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음성 설정 검색, 원격으로 시동을 걸거나 끄는 것은 물론 공조, 비상등 점멸, 메모리시트, 열선 조절, 창문 개폐와 시트 제어 등을 지원하는 제네시스 커넥티드 서비스 앱, 재생중인 음악의 정보를 제공하는 사운드하운드, 카카오의 인공지능 플랫폼 KAKAO i(아이)의 음성인식 서버를 활용한 서버형 음성인식 등 다양한 첨단 IT 사양을 담은 부분 역시 매력이다.

대부분 감성품질이 개선되고 고급스러움이 강조된 G90의 실내에서 다만 아쉬움은 이전에 비해 센터페시아 스위치 개수가 줄었음에도 여전히 복잡한 배열과 디지털로 화려함을 뽐내는 수입 경쟁차와 비교해 7인치 TFT LCD 클러스터는 여전히 아날로그식을 지향하고 있는 부분 등이다. 

제네시스 G90의 파워트레인은 이전과 동일한 3.8 가솔린, 3.3 터보 가솔린, 5.0 가솔린 등 3가지 모델로 운영된다. 이날 시승한 3.8 가솔린의 경우 3778cc 람다 3.8 V6 GDi 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315마력, 최대토크 40.5kg.m을 발휘한다. 변속기는 8단 자동이 맞물리고 기본으로 스톱&고, ISG 시스템 탑재로 19인치 AWD 기준, 복합연비 8.1km/ℓ를 기록했다.

G90의 주행성능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이전에 비해 대폭 향상된 N.V.H. 성능을 꼽을 수 있겠다. 제네시스 브랜드 관계자에 따르면 G90은 정숙성 개선을 위해 기본적으로 '액티브노이즈컨트롤(ANC, Active Noise Control)'을 적용하고 19인치 휠의 경우 차량 중량을 줄이고 내부에 첨단 용접방법을 적용한 공명 흡음 휠을 사용해 주행 중 발생하는 타이어 공명음을 약 3~4dB 저감했다고 한다.

또 ZF社의 자회사인 SACHS와 공동 개발한 '제네시스 어댑티브 컨트롤 서스펜션'을 통해 주행상황에 따라 진동을 최소화하고 앞바퀴와 뒷바퀴의 감쇠력을 적절히 배분해 승차감 뿐만 아니라 조종 안정성까지 높였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이중접합 차음 글래스, 도어 3중 실링 웨더스트립 등의 기술을 통해 소음과 진동은 놀랍도록 향상됐다.

컴포트, 스포츠, 에코, 커스텀 등 4가지를 지원하는 G90의 드라이브 모드는 각각의 선택에 따라 차량의 성능이 180도 변화되는 부분이 이채롭다. 특히 컴포트와 스포츠의 경우 완전히 다른 차량을 운전하는 기분으로 컴포트에서는 세상 가장 편안한 대형세단의 주행감을 스포츠에선 강력한 엔진음과 단단한 하체에서 발연되는 고배기량의 퍼포먼스가 고스란히 전달된다. 5미터 가까운 차체와 2톤이 넘는 차체를 감안하면 G90의 스포츠 모드는 매우 인상적이다.

G90의 주행성능은 어느 드라이브 모드에 스위치를 놓아도 가속페달에 힘을 싣다보면 중고속에 이르기까지 부담 없이 속력이 오르고 차체로 유입되는 엔진과 바람, 노면에서 올라오는 잡음을 상단부분 걸러주는 모습이다. 이때 8단 변속기의 변속감도 특별히 흠잡을 곳이 없다.

한편 제네시스 G90에는 차로 유지 보조(LFA),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NSCC),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RCCA), 후진 가이드 램프,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 안전 하차 보조(SEA) 등 첨단안전사양이 전트림 기본 적용되고, 운전석/ 동승석 어드밴스드 에어백을 포함 10개 에어백 탑재 등으로 안전성을 높였다. 여기에 공기 청정 모드, 외부 공기 유입 방지 제어 등 편의성 또한 강화됐다.

이날 약 2시간에 걸쳐 107.9km의 거리를 직접 운전석에 올라 달린 후 제네시스 G90의 계기판 연비는 9.6km/ℓ를 기록하며 비교적 만족스러운 수치를 기록한 부분도 눈에 띈다. 제네시스 G90의 판매가격은 3.8 가솔린 7706~1억995만원, 3.3 터보 가솔린 8099~1억1388만원, 5.0 가솔린 1억1878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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