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10만 시대, 비 오면 감전 걱정하는 대한민국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 입력 2018.11.25 08:21
  • 수정 2018.11.25 08:31
  • 기자명 김필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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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흐름을 주도하는 꼭지 두 가지를 꼽으라면 자율주행차와 친환경차다. 친환경차 중 핵심은 역시 전기차로 이미 자동차의 주류가 됐다. 올해 예상되는 전기차의 판매 대수는 약 2만8000대, 내년 보급이 책정된 물량은 3만3000대다. 추경예산을 고려하면 4만대 이상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현재까지 등록된 5만 여대와 함께 전기차 10만 시대를 눈 앞에 두게 된다. 

전기차는 충전시간, 충전기, 1회 충전 주행거리와 같은 단점이 빠르게 해소되면서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전기차 보조금이 매년 약 500만원씩 줄고 있고 2~3년 후에는 완전 사라져 소비자 입장에서는 장점이 커지는 전기차의 특징과 줄어드는 보조금을 고려해 구입 시기를 선택해야 한다.

전기차의 단점이 줄어들고는 있지만 충전기는 아직 고민스러운 부분이다. 통합 충전기가 보급되고 있으나 제조사마다 충전방식이 다르고 설치대수는 늘고 있지만 대도시 중심이고 관리상 문제도 드러나고 있다. 햇빛이나 비 등을 비할 수 있는 지붕 설치가 거의 되어 있지 않아 감전 위험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충전기 설치 이후 관리가 되지 않아 고장 난 충전기가 방치되거나 부식이 발생한 사례도 자주 지적되고 있다. 울릉도의 경우 급속 공공용 충전기의 절반이 고장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따라서 충전기수나 전기차 보급대수도 중요하지만 설치 이후 관리적인 부분을 위해 별도의 관리 예산을 별도로 책정하는 방안 마련이 시급해지고 있다.

일본은 우리보다 많은 수만 기의 충전기가 설치돼 있지만 고장 난 충전기를 찾기 어렵다. 충전기 관리 예산을 중앙정부에서 별도로 책정해 민관 구분 없이 입증만 되면 예산을 지급하고 수리를 하도록 하는 등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도 이제는 설치만 하지 말고 이용자의 일선에서의 편리성과 불편함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전기차 충전기, 전문 인력 양성 등 애프터마켓에 대한 관심과 제도적 보완도 시급하다. 충전기에  지붕 씌우기 등 후속 관리도 필요하다. 현재 비가 오는 상태에서 충전기 케이블을 잡고 운전자가 충전하는 만큼 안전 등에 크게 위협받고 있는 상태다. 비에 젖은 상태에서 충전을 하면 당연히 감전 등에 대한 불안감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여러 단계의 안전장치가 있다고 해도 까딱하면 생명의 위협을 받을 수도 있다. 이미 충전기 폭발 등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전기차와 충전기가 늘어나면 이러한 사고의 빈도도 늘어날 것이고 결국 이용자가 사망하는 치명적인 일도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우선은 지붕이라도 설치해 햇빛을 차단하고 감전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 

전기차 정비 요원이나 충전기 관리 요원은 물론 등장하는 폐차된 전기차 배터리 이용 등 리사이클링 시스템과 요원 양성도 필요하다. 일반인의 충전기 사용 시 이용자를 위한 감전 방지 등 안전장갑 보급 등 소비자의 불안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는 대책이 꼭 필요하고 전기차 관련 인프라용 용품도 개발하고 보급해야 한다. 

앞으로 빠르면 내년 말이나 내후년 초에는 누적 전기차 대수 10만대가 돌파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보조금이 사라질 때를 대비해 민간 비즈니스 모델의 양성이 필요하고 정부의 충전기 관리 별도 예산 등의 확보로 이용자의 불안과 불편도 해소해야 한다. 본격적인 전기차의 시대가 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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