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가 당장 버려야 할 것 '앰블럼과 패밀리 룩'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 입력 2018.11.18 07:16
  • 수정 2018.11.18 07:24
  • 기자명 오토헤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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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그룹에 합병이 된 이후 기아차는 독자적인 디자인 철학과 역할을 갖기 위해 노력했다. 같은 차급이나 차종이 같은 플랫폼을 공유하면서도 전혀 다른 색깔과 특성을 유지하며 다른 색깔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잘난 아우 없다는 식으로 형님격인 현대차보다 항상 시기적으로 느리게 출시되면서 후속 차종을 내는 차별 아닌 차별대우를 받았다.

한 집안 형님격인 현대차와 점유율 싸움을 벌이고 있지만 국내 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이 해외 시장 경쟁력을 높이는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기도 했다. 기아차는 색깔을 확실히 나타내면서 운전성능 또한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고 같은 뿌리에 다른 시스템이 구현되는 차종으로 성장하는 토대가 된 셈이다.

이렇게 탄생한 기종 중 카니발이나 쏘렌토는 동급 최고의 차종으로 군림하고 있다. 카니발 리무진은 연예인들이 애호하는 차종으로 성장하면서 기존의 익스플로러 밴이나 스타크래프트 밴을 대체하고 있고 쏘렌토는 중형급 SUV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하면서 이미 팬덤이 형성될 정도이다. 스팅어는 스포츠카의 명맥을 이어 젊은이들에게 기아차의 가능성을 높인 차종으로 기억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기아차만의 색깔이 흐려지면서 아쉬움을 주고 있다.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결여되고 현대차와 차별화된 특성이 혼재되는 것은 개선돼야 한다. 최근 신차는 디자인 부분이 강조되면서 차종 선택에서 가장 중요한 영역으로 간주하고 있다. 물론 연비와 가격, 옵션 등 다양한 가성비를 따지는 것은 다르지 않지만 디자인은 차종 선택에서 핵심적인 요소임에 틀림이 없다. 

기아차의 독립성을 좌우하는 요소는 앞태와 뒤태, 그리고 전체적인 실루엣이다. 이 중에서 눈에 가장 부각되는 부분을 찾는다면 가문을 대표하는 엠블렘과 얼굴의 코에 해당되는 라디에이터 그릴이다. 엠블렘은 이름표인 만큼 중요한 표현 수단이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얼굴의 중심점을 나타내는 중요한 포인트이다. 같은 브랜드의 경우 유사한 모양을 유지하여 멀리서도 어느 차종인지 바로 알 수 있는 동일한 모습을 유지하기도 한다. 엠블렘은 이름표이고 페밀리 룩은 얼굴을 대표하는 실과 바늘의 관계다. 그 만큼 아무 것도 아니라도 판단할 수 있으나 생각 이상으로 중요한 선택 요소이기도 하다.

기아차 엠블렘은 이전과 같은 모습을 유지하면서 차종에 구분 없이 주로 타원형에 'KIA'라는 고딕체를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아름답고 차종에 잘 어울려야 하지만 최근 출시되는 차종과 어울리지 않는 불균형이 거슬리고 있다. 주변에는 사적으로 만든 기아차 엠블렘을 사용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당연히 시대에 맞는 엠블렘을 여러 종 개발, 제작해 차종에 따라 어울리는 몇 가지 엠블렘을 독립적으로 사용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는 패밀리 룩이다. 약 10년 전 기아차의 정체성을 나타내기 위해 도입한 패밀리 룩은 호랑이 얼굴 형상을 지칭하면서 타원형의 기본 모양에 중간 위 아래에 일부 튀어 나오게 만든 형상이다. 문제는 기아차의 색깔을 내기 위한 라디에이터 그릴의 패밀리 룩 모양이 다양한 차종에 어울리지 않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기아차 색깔을 지정하는 이러한 패밀리 룩의 동일한 적용이 균형 잡힌 디자인과 고급스런 이미지의 경우 더욱 맞지 않는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빌려 입은 옷같이 느껴지는 차종도 늘고 있다. 이제 기아차는 미래의 다양성과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과감하게 혁신을 일으킬 필요가 있다.

엠블렘과 페밀리 룩 형상을 차종에 맞게 다양성을 키워야 한다. 새로 개발한 중대형 차종은 새로 개발한 엠블렘과 라디에이터 그릴로 변화된 모습이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올리고 충성 고객을 늘리는데 적지 않게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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