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9 vs G90, 기함의 자존심 걸린 '왕좌의 게임'

  • 입력 2018.11.14 13:15
  • 수정 2018.11.14 16:36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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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기함 G90이 오는 27일 출격한다. 외관에 변화를 주고 사양을 조정한 부분변경 모델이지만 미디어 프리뷰에서 신차급 디자인 변화를 과시했다. EQ900에서 모델명까지 바꾼 G90의 경쟁 상대는 기아차 더 K9이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자동차 가운데 G90과 더 K9은 가장 크고 비싼 최상위 모델이자 두 브랜드의 자존심, 위상 등이 걸린 모델이다. 특히 G90은 제네시스 브랜드로 팔리고 있지만, 현대차를 대표하는 기함이기도 하다.

지난 4월 기아차가 신형 K9을 내놓기 이전까지 국내 대형 세단 시장은 G90으로 모델명을 바꾸기 이전의 EQ900이 지배했다. 2017년 한 해 동안 EQ900은 1만2300대를 팔았고 K9은 꺼내기도 부끄러운 1553대에 그쳤다.

신형 더 K9이 이런 전세를 역전시켰다. 1월부터 10월까지 더 K9은 9688대, EQ900은 6688대를 각각 팔았다. 더 K9 전체 판매량 가운데 200여 대를 뺀 나머지 숫자는 신형 판매가 본격 시작된 4월 이후에 기록된 것이다.

기아차는 더 K9이 7개월 연속 1000대 이상 판매된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EQ900이 지난해 9월을 끝으로 월간 판매량 1000대의 벽을 넘지 못했고, 대형 세단은 벤츠, BMW, 아우디 등 프리미엄 수입차와 직접 경쟁해야 하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에쿠스에서 EQ900으로 이어진 국산 대형 세단 대표 모델의 상징성에 흠집이 났고 부분변경 출시를 기다리는 대기수요까지 발생, 월 판매량이 500대 아래로 떨어지자 제네시스보다 현대차의 자존심이 더 상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그랜저와 같은 준대형 모델로 세단 수요가 쏠리고 있다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도 EQ900의 부진은 영업본부 내에서도 작지 않은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4월 기아차 신형 더 K9에 대해 "대형 세단의 품격이 부족한 디자인"이라고 평가했다.

자존심 회복을 위해 제네시스는 G90에 신차급 변화를 줬다. 헤드라이트와 리어 램프 그리고 휠에 대형 세단에서는 보기 힘든 지-매트릭스(G-Matrix) 디자인을 적용하고 그릴도 대형화했다. 실내의 개선 폭도 매우 크다는 것이 현대차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한 신형 K9에 먼저 적용된 커넥티드 사양과 첨단 편의 및 안전장치가 추가되고 전용 어댑티브 컨트롤 서스펜션으로 주행 성능까지 높여놨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형 K9 이상의 편의 사양과 안전장치가 제공된다"며 전세 역전을 자신했다.

G90의 초기 반응은 일단 뜨겁다. 티저 이미지 하나가 공개된 상황에서 시작된 사전 계약 첫날 3000건을 기록했고 계약자 성향을 분석한 결과, 연령대가 낮아졌고 연말 법인 수요까지 몰리고 있어 공식 출시 전 5000대 이상은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가만히 보고 있을 기아차가 아니다. 기아차 관계자는 "G90의 변화가 성공적인지는 시장에 나와봐야 알 수 있다"라며 "신형 K9의 내·외관 디자인에 대한 평가가 워낙 좋기 때문에 현상 유지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면서도 "대형 세단은 대기업 승진 인사와 맞물리는 연말, 연초 수요가 가장 많은 시장이고 따라서 연말 판촉전이 뜨거울 것"이라고 내다보면서 "맞춤형 광고와 마케팅을 통해 시장을 수성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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