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역사 #8] 콘셉트의 혁신 실종, 폰티악 '트랜스 스포츠'

  • 입력 2018.10.10 13:21
  • 수정 2018.10.10 13:31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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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콘셉트카로 처음 소개됐을 당시만 해도 폰티악 트랜스 스포츠(Pontiac Trans Sport)는 꽤 주목을 받았다. 크라이슬러의 미니밴과 경쟁을 하기 위해 GM이 폰티악 브랜드로 개발한 트랜스 스포츠는 루프의 절반과 측면 등 차체의 많은 부분을 투명 유리로 마감해 미래 지향적인 디자인이라는 호평을 들었다. 

또, 엄청난 크기의 윈드 글라스와 함께 측면 도어를 걸윙 타입으로 적용하고 넉넉한 공간에 3열 구조를 갖추고 탈거나 부착이 쉬운 독립식 시트와 다양한 옵션으로 공간 활용성을 높였다. 특히 스테레오 스피커를 1열 시트에 내장하는 등 프리미엄급 편의 사양도 가득해 미니밴 계의 '드림카'가 탄생했다는 찬사를 들었다. 

그러나 1990년 출시된 양산차는 그런 혁신이 모두 사라졌고 따라서 시장 반응도 싸늘했다. 차고 이용이 많은 미국 시장에서 걸윙도어는 번거로울 뿐만 아니라 제작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폰티악은 따라서 걸윙 도어를 포기하고 파워 슬라이딩 도어를 채택했다.

지붕의 3분의 1을 뒤덮어 차체 전체를 매끈하고 날렵하게 마감할 수 있었던 글라스 루프 역시 차량 가격 상승을 이유로 포기했다. 이 때문에 트랜스 스포츠의 양산차는 '평범한 미니밴'이 됐고 못생긴 차 순위에 매번 등장하는 흑역사를 갖게 됐다.

그런데도 트랜스 스포츠는 플라스틱 폴리머 바디 패널과 충격 흡수가 뛰어난 서스펜션을 장착, 뛰어난 승차감과 넓은 공간으로 인기를 누렸다. 5인승에서 최대 7인승 탑승이 가능한 다양한 트림과 무선 진공청소기와 같은 기발한 사양을 제공하기도 했다.

한편 트랜스 스포츠의 파워 트레인은 초기 모델에 V6 3.1ℓ급이 탑재돼 120마력의 최고 출력을 발휘했고 후대에는 170마력의 3.8ℓ급으로 대체됐다. 또 미국 IIHS 충돌테스트에서 최악의 평가를 받는 수모를 겪기도 했지만 오펠과 복스홀 브랜드로 진출한 유럽 특히 스웨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1997년 2세대가 출시됐고 2008년 단종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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