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역사 #5] 튀어도 너무 튀었던 '시트로엥 아미(Ami)'

  • 입력 2018.09.27 11:10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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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로엥이 세계 최초의 해치백으로 알려진 르노의 '르노4'를 견제하겠다며 1961년 공개한 아미(Ami)는 그때까지 일반적이었던 자동차의 통념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외관 디자인을 선보여 많은 사람을 놀라게 했다.

아미의 후면부는 루프에서 트렁크 리드로 이어지는 유려한 라인이 사라지고 리어 글라스를 칼 같은 각의 수직 라인으로 마무리한 기괴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아미는 만들다 말았거나 후미에 화물칸 혹은 비밀 공간이 있는 것 아니냐는 혹평을 들었다. 

그러나 시트로엥 아미 후면의 독특한 스타일은 유럽과 달리 미국에서는 이미 선을 보였던 것이다. 60년대 이전부터 크라이슬러와 캐딜락 등 미국산 자동차 대부분은 큰 덩치의 각진 스타일과 후미에 커다란 지느러미를 닮은 테일 핀(ail fin)으로 멋을 부렸다.

특히 1959년 3세대 포드 앵글리아(Anglia. 사진 아래)와는 디자인 컨셉이 거의 흡사했고 1958년 등장한 머큐리 파크레인 (Mercury Park Lane)와도 후면의 생김새가 비슷했다. 이 때문에 시트로엥은 앵글리아의 디자인을 카피했다는 비난을 듣기도 했다.

하지만 시트로엥은 승객석의 공간을 최대한 확보해 탑승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독자적이고 실용적인 디자인을 선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미는 이후 몇 번의 디자인 변경을 통해 기괴한 뒷모습을 정통적인 해치백 스타일로 다듬어졌다. 

유럽에서는 마치 괴물 같다는 혹평을 듣기도 했지만 아미의 성적은 괜찮았다. 1962년 본격 생산이 시작돼 1979년 단종이 될 때까지 못생긴 차 순위에 매번 빠지지 않고 이름을 올리는 흑역사에도 불구하고 70만대 이상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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