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란서 자동차 #15] '기아차 씨드' 경차 배기량으로 유럽 질주

  • 입력 2018.09.26 06:31
  • 수정 2018.09.26 09:23
  • 기자명 김훈기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프랑스 한 달 살이 차량으로 르노 '캡처'를 경험한 이후 조금 더 욕심을 내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유럽에 왔으니 평소 국내에서 시승할 수 없던 현대기아자동차의 유럽 전용 모델 중 결정키로 하고 리스트를 작성했다. 파리와 인근 외곽에서 주로 이용할 목적이니 손쉬운 주차와 골목길 운전에 부담이 없는 차체 크기를 가장 우선순위에 올렸다.

혹시 모를 장거리 시승을 위해 고속 안정성을 따지고 현지 기름값이 만만치 않음을 경험한 이후 우수한 연료 효율성을 챙겼다. 끝으로 외관 디자인까지 꼼꼼히 살폈다. 

다양한 차종이 물망에 올랐으나 프랑스에서 보다 구체적으로는 파리에서 유독 인기 차종으로 분류되는 해치백을 선택해 앞선 소형 SUV와 비교 체험도 재밌으리라 판단했다. 실제로 신차를 구입하는 마음가짐으로 고르고 골라 보니 자연스럽게 기아차 '씨드(Ceed)'가 리스트 마지막까지 남았다. 

의외로 기아차는 프랑스에서 국내 시장과 거의 동일하게 현지명 피칸토(국내명 모닝)부터 카렌스, 옵티마(국내명 K5), 스토닉, 스포티지, 쏘렌토 등 경차와 중소형 SUV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었다. 이들 중 콤팩트 세그먼트에 속한 씨드는, 해치백을 기본으로 왜건 스타일의 '씨드 SW' 등 두 가지 라인업으로 판매된다. 당연히 우리의 선택은 씨드 해치백으로 결정하고 차량 수배와 시승이 순차적으로 진행됐다.

지난 3월 제네바모터쇼를 통해 3세대 완전변경 모델로 내외관 디자인 및 사양이 첫 공개된 신형 씨드는 기존 사용하던 차명 cee'd를 Ceed로 변경하고 역동적이고 감각적인 디자인과 신기술을 바탕으로 이전 보다 상품성을 업그레이드 한 부분이 특징이다. 프랑스 현지 판매는 올 여름께 시작됐으니 완전 따끈 따근한 신차를 시승한 셈이다.

씨드의 외관 디자인은 이전에 비해 전고는 더 낮아지고 전폭은 넓히면서 오버행이 늘어나 보다 날렵하면서도 안정적인 모습을 연출한다. 또 전면과 측면부에 직선적 라인이 추가되며 스포티하면서도 역동적 이미지는 더욱 강조됐다. 여기에 헤드램프와 테일램프는 보다 높은 디자인 완성도를 보이고 실내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 유러피한 해치백 느낌이 난다.

프랑스 현지에서 판매되는 씨드는 모션, 액티브, 에디션 #1 등 총 3가지 트림으로 판매되며 기본 2만990유로를 시작으로 2만8990유로까지 판매 가격이 책정됐다. 파워트레인은 앞서 모터쇼에서 선보인 1.4리터 MPI를 제외한 1.0리터 T-GDi, 1.4리터 T-GDi 등 2종의 가솔린과 1.6리터 디젤 등 3가지로 구성하고 6단 수동 변속기를 기본으로 1.4리터와 1.6리터에는 7단 DCT가 맞물렸다.

단기 시승용으로 경험한 시승차의 파워트레인은 가솔린 1.0리터 T-GDi 엔진과 6단 수동 변속기가 탑재된 모델로 최고출력 120마력에 125g/km의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평균 100km당 5.6리터(17.8km/l)의 연비를 발휘한다. 첫 주행 느낌은 국내 판매되는 현대차 신형 i30와 가장 비슷했다.

다만 이곳 프랑스에서 약 80%의 운전자가 수동 변속기를 고집하는 이유로 시승차 역시 오랜만에 좌우측 발과 오른손이 바쁘게 움직였다. 운전자가 직접 조작하는 변속기의 맛이 낯설었으나 변속 느낌과 차체 반응이 보다 직관적이고 연비가 소폭 오르는 장점은 분명했다. 여기에 파리의 울퉁불퉁한 노면과 좁은 골목에서 씨드의 파워트레인은 꽤 궁합이 잘 맞는 느낌이다.

씨드의 차체는 전장, 전폭, 전고의 크기가 각각 4310mm, 1800mm, 1447mm에 휠베이스 2650mm로 실제로도 i30와 가장 근접했다. 단, 전폭은 더 여유롭고 전고는 낮아져 보다 안정적이며 i30에 비해 차체가 더 커보이는 효과를 발휘했다. 실내는 센터페시아 상단 디스플레이와 그 아래 오디오 및 공조장치 버튼을 가로배치하는 등 깔끔한 인상이다.

또한 실내 곳곳 손이 쉽게 닿는 부위에 크롬소재로 마감해 더욱 고급스럽고 스티어링 휠 사용 빈도가 높은 버튼들은 다른 것들과 구별되는 소재와 모양을 넣는 등 조립 및 마감 품질도 부족함이 없었다.

콤팩트한 차체와 배기량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효율과 파워를 양립한 씨드의 파워트레인은 파리 시내와 교외 고속구간에서도 부족함 없는 실력을 발휘했다. 간단한 주행테스트를 목적으로 개선문, 에펠탑과 함께 전 세계 유명 관광지 중 하나로 손꼽히는 '베르사유(Chateau de Versailles)'로 발길을 재촉했다.

파리 시내에서 약 1시간 차로 이동하면 도착하는 베르사유 궁전은 멀리서도 눈에 띄는 금색칠의 입구과 철창으로 웅장함을 자랑했다. 여기에 궁전에 입장하기 위해 평일에도 길게 늘어선 줄을 보고 있으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실내는 '꿈의 궁전'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극도의 화려함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또 손에 꼽히는 유명 관광지인 탓에 궁전을 가득 채운 관람객들 숫자에도 감탄사가 이어진다.

베르사유 궁전의 시작은 5세 나이로 왕위에 오른 루이 14세가 어머니와 함께 자신을 대신해 섭정하던 추기경 '마자랭'이 1661년 사망하자 독자적 왕권을 행사하기 시작하며 프랑스 왕으로서 세력을 과시하기 위해 건축한 것으로 전해진다. 초기 베르사유 궁전에선 왕족과 귀족들을 모아 사냥과 파티를 자주 열렸고 연극을 좋아했던 루이 14세의 영향으로 연극 공연도 자주 펼쳐졌다.

베르사유는 프랑스 혁명 이후 입헌군주가 된 '루이필리프'에 의해 분열된 국민을 결집시키려고 폐허로 변해가던 베르사유 궁전을 '프랑스의 모든 영광'에 바치는 박물관으로 개조하며 일반에 공개됐다. 2층으로 이뤄진 궁전의 0층에는 전시실과 왕실 예배당, 오페라 극장, 편의 시설 등이 있고 대부분의 볼거리는 궁전 1층과 정원에 있다.

한편 파리에서 약 20km 떨어진 베르사유 궁전까지 시내와 고속도로를 거치며 느껴진 씨드의 고속주행은 초반 가속력이 좋고 중고속 영역에 이르기까지 엔진의 부족함을 전혀 느낄 수 없다. 여기에 전반적으로 차체 반응은 기본에 충실한 실력으로 중량 대비 고속에서도 꽤 안정적이다.

이 밖에 씨드에는 차로 중앙을 유지하며 주행하도록 도와주는 '차로 유지 보조’ 기능을 유럽에서 판매 중인 기아차 중 최초로 적용하며 안정성을 높이고 운전자 주의 경고, 차로 이탈방지 보조, 하이빔 보조, 후측방 충돌 경고, 후방 교차 충돌 경고, 전방 충돌방지 보조 등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 기능을 추가해 경쟁력을 더했다.

프랑스와 유럽에서 판매되는 씨드는 2006년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한 이후 올해 1월까지 128만대 이상이 판매되며 유럽 시장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 온 기아차 대표 차종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저작권자 © 오토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