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놓고 있는 자동차 분야의 대표적인 에너지 낭비 사례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 입력 2018.09.23 08:42
  • 수정 2018.09.23 09:35
  • 기자명 오토헤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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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자동차 문화는 에너지 낭비가 크고 겉치례적인 부분에 치우쳐 있다. 나를 위한 자동차가 아니라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 하는 문화가 아직 존재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세계적으로 자동차 공유경제 비즈니스 모델이 크게 성장하고 있지만 소유 개념에 얽매여 있는 우리는 이 추세를 따라 잡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에너지 낭비가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전체 소요 에너지의 약 95%를 수입하면서도 에너지 소비증가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며, 정부 차원에서도 에너지 절약에 대한 캠페인이나 홍보에 소홀하다. 힘들게 수출을 통하여 벌어들인 수익을 원유 수입 등 에너지 자원에 쏱아붙고 있다고 하겠다. 

에너지 낭비를 조금만 줄여도 앞으로 심각한 문제로 더욱 다가올 이산화탄소 등 환경적인 부분에 조금이라도 자유스럽고 순수익구조를 더욱 알차게 유지할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의 에너지 절약은 일상의 모습부터 자연스럽게 익히고 사회 생활이나 정부 차원에서도 몸에 배어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최근 에너지 절약에 대한 관심이나 정책도 시행되지 않고 있다.

특히 자동차 분야에서의 낭비성은 심각성을 넘어서고 있다. 우선 큰 차를 아직도 지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직도 배기량이 높고 큰 차를 지향하다보니 당연히 소모성 비용이 증가하고 도심지에서의 주차의 어려움 등 다양한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연료 낭비는 물론 이에 따른 유해 배출가스도 높고 신차 구입에 따른 비용 증가 등 적지 않은 후유증이 발생하고 있다.

그래도 최근에 소형 SUV 등의 인기를 생각하면 긍정적으로 판단되나 아직도 겉치례적인 체면 문화는 여전하다. 사회적 초년병이 엔트리카로 무리하게 고가의 수입차를 할부로 구입하면서 추후 일명 ‘카 푸어’가 되는 사례도 많다. 능력 대비 무리한 구입으로 모든 것이 엉망으로 변한 사례들이 자주 보이고 있다. 

경차 활성화의 한계점도 문제다. 국내 시장에서 경차의 종류는 세 종류이고 신차 출시도 그렇게 활발하지 못하다보니 경차의 점유율은 점차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10% 내외에서 어렵게 버티는 종목이고 인센티브 정책도 예전과 달리 변한 것이 없어서 일반인의 관심도 떨어지고 있다고 하겠다.

대부분 작은 경차임에도 불구하고 고급 옵션을 장착하여 輕車가 아닌 敬車가 된 경우라 할 수 있다. 이러다보니 준중형 승용차보다 엔진 성능 대비 무게가 무거우면서 연비가 도리어 경차가 떨어지는 웃지 못할 경우도 있다. 메이커에서는 돈이 되지 않아보니 경차 개발이나 보급에 소홀히 하고 이제는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야 한다.

일본은 경차는 우리의 경차 기준인 1,000cc보다 훨씬 낮은 660cc미만이고 종류가 40가지가 넘어 다양한 문화를 즐기고 있다고 하겠다. 경차 튜닝은 물론 활성화로 점유율이 37%를 넘고 있을 정도이다. 유럽은 초기부터 경차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이고 다양한 차종이 출시되면서 약 50%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못살아서 경차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에 대한 실용적인 이동수단의 순수 목적 등에 충실하기 때문이다. 우리와 문화가 다르다는 것이다. 좁은 땅덩어리에서 큰 차를 운행하는 아이러니한 특성이 너무 크다고 할 수 있다. 정부의 각성은 물론 국민적 인식도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자동변속기 사용도 문제이다. 우리나라의 승용차는 약 95% 이상이 자동변속기가 장착된 차종이다. 거의 전체라 할 수 있다. 이번에 최소한 수동변속기를 장착할 수 있는 옵션이 있는 경우가 많았으나 이제는 경차에도 자동변속기가 장착되는 것이 일반화다. 자동변속기는 신차  가격과 유지비를 상승시키고 연비도 수동변속기에 대비 약 20% 이상 낮다.

그런데도 우리는 아예 수동변속기를 선택할 기회조차 얼마 남아 있지 않다. 적어도 수동변속기를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남아 있어야 하고 정부와 메이커의 노력도 필요하다. 언제부터인가 흐지부지 되어 가고 있는 공회전 제한장치 ISG 적용, 지난 2008년부터 에너지 절약 등을 위하여 펼쳤던 에코드라이브 같은 친환경 경제운전에 대한 관심도 사라졌다. 

그러면서도 원전 폐지 등 에너지와 직결된 사안에는 난리를 치고 있다. 자동차 분야 에너지 낭비 사례가 이 정도면 다른 분야는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하나하나 챙기고 미래를 크게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에너지 절약과 이에 따른 배기가스 축소 등은 우리에게는 가장 중요한 사안이다. 정부의 각성과 대책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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