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란서 자동차 #12] 악삼메가? 이 정도 알면 자동차 '만랩'

  • 입력 2018.09.21 06:41
  • 수정 2018.09.21 08:07
  • 기자명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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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자동차를 통해 한국 시장에 소개된 '르노(Renault)'를 비롯해 자동차에 조금 관심을 기울이면 한불모터스에서 수입·판매하는 푸조·시트로엥 정도는 알고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이들 모두는 한때 유럽 시장을 주름잡던 프랑스 혈통 브랜드로 개성 넘치는 디자인과 효율성을 강조한 파워트레인으로 자동차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해 왔다.(현재 진행형) 다만 르노와 푸조·시트로엥을 제외하면 프랑스산 자동차에 대해 들어본 기억은 드물다.

기본 1세기 넘겨 자동차를 생산해 온 알고 보면 와인 보다 깊은 장인 정신으로 빛나는 자동차 브랜드를 지닌 프랑스는 20~30년 전 차량들이 현재도 도로에서 잘 굴러다니는 현지와 달리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에 쏟아진 관심으로 한국 시장에선 유독 프랑스산 자동차가 홀대를 받아왔다. 하지만 유럽에서 여전히 알짜배기 브랜드로 자리한 프렌치 감성의 자동차 브랜드를 이제는 돌이켜 볼 때. 그래서 그들의 자동차 역사를 뒤져봤다.

프랑스산 자동차는 유럽 시장에서 대중차 브랜드로 가장 인기가 높으며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의 약 25%가 프랑스에서 제작된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일상에 깊게 침투했다. 르노그룹과 PSA그룹을 제외하면 유럽 외 시장에선 여전히 낮은 인지도를 보이고 있으나 1998년 폭스바겐그룹에 인수된 부가티(Bugatti)를 비롯해 이국적 자동차 브랜드 벤투리(Venturi), 스포츠카 혈통의 알피느(Alpine) 등 다양한 자동차 브랜드들이 여전히 살아 숨 쉰다.

#푸조
1810년 아르망 푸조에 의해 설립된 푸조는 프랑스산 자동차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제조사다. 19세기 중엽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푸조의 역사는 현재까지 계속된 진화를 통해 유럽 최고의 자동차 브랜드로 성장했다. 시트로엥과 함께 프랑스 경제의 초석이 된 푸조는 1889년 증기 엔진을 장착한 3륜차 세르폴레 푸조를 생산하며 자동차 업계에 첫 발을 디뎠다. 또 해당 차량을 파리 세계 박람회에 전시하며 일반 대중에게 공개된 자동차로서 메르세데스-벤츠 보다 앞섰다. 최초의 자동차가 독일에서 제작됐다면 자동차의 대중화의 첫 발은 프랑스인 셈이다.

#시트로엥
1919년 앙드레 시트로엥에 의해 시작된 시트로엥은 푸조와 같은 PSA그룹에서도 당당히 한 축을 담당하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독창성 넘치는 디자인으로 유명한 시트로엥은 한때 중국의 둥펑자동차와 합병을 통해 중국 시장에 다양한 차량을 판매해 왔으며 당시 C2 모델은 베스트셀링에 오르는 등 아시아권에서도 인지도를 넓혔다. 시트로엥의 엠블렘은 'V'자 2개를 뒤집은 형상으로 '더블 셰브런(chevron)'이란 별칭을 갖고 있으며 당시 시트로엥에서 생산하던 기어의 톱니바퀴가 갈매기 모양을 닮아 유래됐다. 

시트로엥은 유럽 시장에서 혁신적 기술을 도입하는 브랜드로 널리 알려져 왔으며 1921년에는 B2 모델을 기반으로 탱크 바퀴를 개조한 차량을 이용해 세계 최초로 사하라 사막 횡단을 하면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여기에 1934년 판매된 11CV는 최근까지 글로벌 브랜드에서 흔히 사용하는 전륜구동과 모노코크 방식을 처음으로 사용하는 등 기술적으로도 진보한 모습을 드러냈다. 

#르노
프랑스산 자동차의 또 다른 강력한 기둥 역할을 담당하는 르노는 상용차를 포함한 다양한 차량을 선보이고 있다. 과거 루마니아의 다치아(Dacia)와 한국의 삼성자동차를 인수하며 동유럽과 아시아 시장으로 인지도를 넓혔다. 르노는 1899년 창업주 루이 르노, 마르셀 르노, 페르난드 르노 형제에 의해 설립되었으며 이들 형제가 6명의 직원과 90평 남짓한 작은 공장에서 처음 생산한 차량은 '타입A 부아트레(Voiturette)'로 이듬해 세계 최초의 2도어 세단인 르노 타입 B의 모티브가 되었다.

르노는 세계 최초의 세단 설계에 이어 차량 구동계에 기어를 사용하는 직접전동방식을 도입하며 업계에 혁신을 일으켰다. 또 이렇게 생산된 차량은 1909년 런던 택시의 절반, 파리 택시의 2/3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발휘했다.

#벤투리
1984년부터 자동차를 제작한 벤투리(Venturi)는 고급 전기차를 생산·판매하는 브랜드로 널리 알려졌다. 푸조와 르노 등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브랜드와 달리 80년대 초반부터 자동차 생산을 시작했으며 '페티쉬'와 '일렉트릭' 두 가지 모델을 통해 브랜드 명성을 떨쳤다.

벤투리 일렉트릭의 경우 전 세계시장에서도 드물게 태양광 에너지를 바탕으로 구동되는 전기차로 선보였다. 또 페티쉬의 경우, 약 340km를 1회 충전으로 달리고 최대 110마일의 속력을 자랑했다. 이들 차량의 가격은 약 40만달러로 연간 5대 한정 생산된다. 과거 벤투리는 PSA그룹에서 엔진을 공급받아 차량을 제작했는데 레이스카에 가까운 '400GT'는 프랑스산 페라리로 불리며 강력한 퍼포먼스를 자랑했다.

#부가티
현존하는 3대 하이퍼카 브랜드 중 하나로 인지도를 넓힌 부가티는 이탈리아 태생 프랑스인 엔지니어 에토레 부가티에 의해 설립됐다. 사업 초기 지나치게 고급스럽고 사치스러운 모델들을 생산해 파산과 회생을 거듭하다 현재는 폭스바겐그룹 산하에서 초고성능 자동차를 제조하는 브랜드로 명성을 쌓고있다. 부가티는 폭스바겐그룹의 전폭적 지원 아래 최근까지 '시론' 등 다양한 신차를 선보이고 있다.  

#알피느
1955년 시작된 알피느(Alpine)는 전통 스포츠카를 제작해 왔으며 르노그룹에 인수 후 르노 알피느로 이름을 바꿔 명맥을 잇고 있다. 앞서 1970년대 프랑스 모터스포츠를 주름잡던 전설의 브랜드로 명성을 떨친 알피느는 1973년 르노그룹에 편인된 후 1995년 생산이 일시 중단되다 지난 2016년 콘셉트카를 깜짝 공개하며 부활을 알렸다. 지난해에는 양산형 모델인 A110의 생산을 시작했다.

#악삼 메가
1983년부터 차량을 제작해 온 악삼 메가(Aixam-Mega)는 마이크로카 및 소형차를 전문 제조사다. 이 회사는 마이크로 자동차 제조업체인 '알로라(Arola)'를 인수 후 1983년에 설립되었으며 1984년 최초의 차량 인 325D를 출시했다. 그 이후 악삼은 영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마이크로카 제조업체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

#드라 샤펠
1970년 탄생한 드라 샤펠(De La Chapelle)은 이름에서 알 수 있는 '라 샤펠'에서 자본금을 투자해 설립됐다. 사업 초기 부가티의 복제차 업체로 유명세를 떨친 뒤 부가티 초창기 모델의 많은 변종 차량을 선보여 왔다. 이후 1998년 자체적으로 승용차 라인을 추가한 뒤 현재는 스포츠카 라인업까지 더해 지속적인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리지어
1968년 창립된 스포츠카 브랜드 리지어(Ligier)는 럭비 선수 출신 '가이 리지어'에 의해 설립된 자동차 회사다. 스포츠카 생산을 전문으로 1971년 최초의 차량을 선보였다. 리지어 JS2는 포드의 V6 엔진을 가져와 미드십 형태로 개조해 판매되고 리질러는 JS2 출시 후 리질러 X-Too, 엠브라 CLS와 같은 마이크로카 또한 출시돼 90년대 후반 큰 인기를 끌었다.

#마이크로카
1987년 자동차 제조업을 시작한 마이크로카(Microcar)는 이름 그대로 초소형 마이크로카를 전문으로 제작하는 업체다. 본격적인 자동차 판매는 2000년에 시작하고 현재는 프랑스 최고의 마이크로카 업체로 성장했다. 마이크로카는 2008년 리지어 오토모바일에 인수 후 리지어와 함께 각각 별도의 생산 시설을 보유하며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판하르
1891년 설립된 판하르(Panhard)는 군용 및 경량 전동차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제조사다. 사업 초창기 민간용 차량의 제작을 시작으로 '오베르'에 인수된 후 대중적 차량을 선보여 왔다. 회사의 간판 모델로는 판하르 178, 75, 60-7 등이다.

#PGO
PGO는 스포츠카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개인 소유 자동차 업체로 영국의 위즈만, 로터스 등과 경쟁 브랜드로 알려졌다. PGO의 차량들은 스타일과 개성을 중요시 하고 전문가들의 손 길에서 탄생해 콜렉터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PGO의 시작은 스피드스터 2의 복제품을 제작하는 것에서 출발해 최근에는 2인승 레트로 스타일 스포츠카를 선보이고 있다. 2005년, 알 세이어 인터네셔널에 인수된 이후 2008년 '헤메라(Hemera)' 라는 신차를 선보였다. 

 

 #알로라 SARL
1975년 설립 후 1983년 종적을 감춘 알로라 SARL은 마이크로카를 주로 생산하던 제조사다. 운전면허 없이 운전이 가능한 차량들을 판매해 왔던 것으로 유명 했지만 1983년 차량 생산 기한을 맞추지 못해 부채에 시달리다 결국 사라졌다. 

#발롯
1905년에서 1932년까지 프랑스에서 이름을 알렸던 발롯은 당초 선박을 제조하던 업체에서 1919년 자동차 제조업으로 사업을 전환하며 업계에 발을 딛었다. 발롯은 승용차 생산을 전문으로 2LTS 카브리올레를 출시 후 20세기 후반까지 성공 가도를 달렸다. 다만 1931년 '히스파노 수이자'에 인수된 후 이듬해 막을 내렸다. 

#쉬나르 워커
쉬나르와 워커로 더 잘알려진 쉬나르 워커는 초창기 자전거를 전문으로 생산하던 것에서 시작해 자동차 산업에 진출했다. 초기에는 가성비 높은 차량을 선보이며 큰 인기를 누렸으나 이후 많은 소비자들이 보다 합리적 가격의 차량으로 눈을 돌리자 결국 1936년 파산을 결정 후 1946년 최종적 자동차 역사에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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