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란서 자동차 #11] 르노 '캡처'타고 프렌치 감성으로 古城 캡쳐

  • 입력 2018.09.20 13:00
  • 수정 2018.09.20 15:06
  • 기자명 김훈기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프랑스의 대표적 자동차 그룹 르노와 푸조, 시트로엥의 PSA그룹은 자국에서 작은 차체에 다양한 활용성을 지닌 소형차를 꾸준히 선보여 왔다. 2013년 한국 시장에서 QM3로 판매를 시작해 우리에게도 친숙한 르노 '캡처(Captur)'를 프랑스 한 달 살이 차량으로 낙점하고 강원도 고성 아닌 파리 인근 오래된 고성(古城)을 찾아 간단한 주행 테스트를 진행했다.

먼저 르노 캡처는 프랑스 현지에서 라이프, 젠, 인텐스 등 총 3가지 트림으로 운영된다. 가격은 최소 1만7500유로에서 최대 2만1500유로까지 엔진 사양과 옵션에 따라 다양하다. 한국 시장에서 QM3 판매가격이 2180만원에서 시작됨을 감안하면 프랑스 현지에서도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포지션한 분위기.

르노 캡처 기본형 라이프 트림의 경우 3기통 898cc TCe 90 가솔린 엔진을 기반으로 123g/km의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100km당 5.4리터, 국내로 따지면 약 18.5km/l의 복합연비를 발휘한다. 이어 젠 트림은 디젤 dCi 90, TCe 90 두 가지 엔진 중 선택 가능하며 디젤의 경우 1461cc 4기통 엔진이 탑재돼 111g/km의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100km 당 4.2리터(23.8km/l)의 연료 효율성을 자랑한다.

차후에 따로 이야기 하겠지만 세계 어느 나라 보다 이곳 프랑스에선 차량의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연료 효율성을 매우 까다롭게 따진다. 특히 이달부터 새로운 디젤차 배출가스 인증 기준인 WLTP 적용으로 브랜드와 소비자는 이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르노 캡처는 WLTP 신규 기준을 모두 만족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일부 브랜드의 몇몇 차종들은 이를 앞두고 지난달 대량의 자작차 등록을 진행해 무리를 빚었다.

여기에 프랑스는 신차 구매 시 적용되는 탄소세가 있어 소비자들은 꼼꼼히 차량 제원을 따져보는 분위기다. 탄소세는 주행거리 1km 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20g 이상인 차량에 부과되고 최저 50유로에서 최대 1만500유로 등 차등 적용된다.

다시 르노 캡처의 트림별 사양을 살펴보면 최고 트림인 인텐스의 경우 앞선 젠 트림과 동일한 파워트레인에 풀 LED 헤드램프와 안개등, 자동 에어컨 등 다양한 편의사양을 기본으로 비상 브레이크, 후측방 경고, 자동 주차, 언덕길 밀림 방지 등 주행 안전사양이 추가로 탑재된다. 여기에 국내와 달리 구글 기반 안드로이드 오토가 탑재된 부분이 주목된다.

프랑스에서 판매되는 캡처는 2013년 12월 QM3로 한국 시장에 첫 도입 후 지난해 2세대 부분변경 모델로 새롭게 선보인 모델과 내외관 디자인이 거의 동일했다. 유럽 판매 모델의 경우 가솔린과 디젤, 수동 변속기 등 보다 다양한 엔진 라인업을 구사하는 부분에서만 차이를 보였다.

르노 캡처는 외관 디자인에서 국내와 달리 르노의 다이아몬드 모양 '로장쥬(Losange)' 엠블럼이 배치된 것을 제외하면 특별한 차이를 발견할 수 없었다. 전면부는 블록 패턴을 넣은 크롬 라디에이터 그릴을 중심으로 좌우측 'C' 자형 LED 주간주행등을 통해 앞선 르노의 신차들과 패밀리룩을 유지했다.

특히 이 C자 모양 주간주행등은 르노의 여느 차량에 비해 낮게 배치해, 시선을 보다 아래쪽으로 유도하고 차체를 한층 낮고 넓어 보이는 효과를 발휘했다. 여기에 후면부는 전면과 동일한 콘셉트의 C자 LED 테일램프가 더해져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운전자 취향 따라 다양한 색상과 소재 선택이 가능한 캡처의 실내는 대부분 르노삼성의 QM3에서 경험한 것들과 비슷한 조합이다. 다만 한국 사양의 경우 온카 스마트폰 풀미러링 시스템이 탑재된 탈착식 7인치 터치스크린이 사용된 것과 달리 조금더 작은 크기의 단촐한 고정형 디스플레이가 실내에 적용됐다. 이 밖에 프랑스 현지에서 판매되는 캡처에는 지붕에 추가의 짐을 실을 수 있는 루프박스, 차량 후면부에 장착해 자전거 등을 나를 수 있는 거치대 등 다양한 액세서리를 선보이고 있었다.

이날의 간단한 시승은 파리 도심을 빠져나와 프랑스 중서부에 위치한 루아르 계곡의 30여개에 달하는 고성 중 가장 큰 명성을 떨치고 있는 '샹보르 성(Chateau de Chambord)'으로 향했다. 디즈니 만화영화 미녀와 야수의 배경이기도 한 샹보르 성은 정면의 너비가 128미터에 이르는 성채에 440개의 방을 갖춰 한 눈에도 영화 속 웅장한 고성의 포스를 품겼다. 성에 속한 영지가 여의도 18배가 넘는 5500헥타르에 달한다고 하니 그 규모조차 가늠이 안된다.

샹보르 성의 외관은 전형적 르네상스 양식의 건축으로 대칭을 중시에 지어졌으며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손길이 곳곳에 남은 것으로 유명하다. 한 간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앙부아즈 근처 클로 루세 성의 프랑수아 1세의 손님으로 있을 때 오리지널 디자인에 참여하였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샹보르 성은 프랑수아 1세가 1519년 사냥용 별장을 허물고 건축을 시작한 이래 약 2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들였으나 완성하지 못한 채 버려져 왔다.

하지만 이후 왕이 바뀔 때마다 조금씩 추가 공사가 이뤄져 17세기 중반 루이 14세대 지금의 모습을 갖추고 군주와 왕자들의 별궁으로 사용됐다. 1930년에는 프랑스 공화국이 샹보르 일원을 매입해 국유지로 전환하며 현재까지 대통령의 엄격한 보호 아래 관리되고 있다.

이 성에서 가장 유명한 포인트는 건물 중앙에 위치한 이중 나선형 계단으로 한 쌍의 계단이 텅 빈 수직통로를 빙글빙글 휘감으며 엇가리게 설계됐다. 따라서 두 사람이 각각 다른 계단으로 올라갈 경우 통로 너머 상대편을 볼수 있지만 만날 수 없는 특이한 구조다.

한편 프랑스에서 경험한 르노 캡처의 주행감은 앞선 QM3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몽마르뜨 언덕 일부 구간을 제외하면 대부분 평탄한 지형으로 이뤄진 파리 도심에서 캡처의 달리기 성능은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한국에서 울컥 거리며 이질감이 느껴지던 자동 변속기도 이 곳에선 80% 이상 수동을 이용하는 이유에서 인지 오히려 편하게 다가온다. 

또한 도심의 울퉁불퉁한 노면과 좁은 골목, 파리의 치열한 교통상황을 감안할 때 캡처의 핸들링 성능은 특히 돋보였고 서스펜션의 답력이 적당히 운전자와 동승객들에게 전달되는 느낌이다. 여기에 콤팩트한 차체는 유럽의 좁은 골목과 주차 공간에도 적절했다. 이 때 주차를 돕는 편의기능이 탑재된 부분은 낯 선 평행주차도 비교적 쉽게 완료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한편 르노 캡처는 4년 연속 유럽 소형 SUV 판매 1위를 차지한 만큼 도로에서 신형은 물론 구형 모델들도 세대별로 만날 수 있었다. 프랑스에선 한국의 현대와 기아차 만큼이나 르노와 시트로엥 차량들이 많이 보였다. 유럽에서 쉽게 보이는 독일계 프리미엄 브랜드가 유독 프랑스에선 보이지 않는다.

이를 두고 대부분은 자동차를 이동수단 이상으로 의미 부여를 하지 않는 분위기와 수입차의 경우 유지 및 관리비가 예상보다 많이 소비되는 등의 이유로 선택하지 않는다는 게 현지인 설명이다. 또 꼭 승용차를 꼭 구입해야 할 경우, 실용성을 1순위로 구매 목록을 작성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오토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