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미 25% 관세 폭탄에서 살아 남을 수 있을까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 입력 2018.09.09 08:30
  • 수정 2018.09.09 08:33
  • 기자명 오토헤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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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경제상황은 좋은 편이 아니다. 고용은 어려워지고 있고 소상공인의 고통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정부는 경착륙을 시키는 무리한 세금 기반 성장정책을 계속하고 있고 따라서 자동차 산업의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다. 한국GM의 공장 자금 투입으로 위기는 넘겼으나 실질적인 효과는 두고 봐야 한다. 대표주자인 현대차 그룹도 좋은 상황이 아니다. 

이미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 계획이 무산되어 지배구조 개선의 기회가 멀어져서 그룹 차원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국내 자동차 시장도 신통치 않고 미국 시장은 어려워지고 있고 중국은 더욱 회복이 되고 있지 않다. 중국산 현대차를 다른 국가에 수출하는 얘기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외 시장 상황이 모두 좋지 않다는 뜻이다. 국내 기반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고비용 저생산, 저효율, 저수익의 1고 3저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강성노조와 비효율구조는 심각한 시장구조를 나타내고 있다. 그나마 임단협이 타결돼 당장의 불은 껏다고 할 수 있으나 전체적으로 침체되고 어려운 상황임이 분명하다. 

최대 중요한 현안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자국주의와 보호주의다. 무분별한 무역전쟁은 수출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우리에게는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고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서 새우등 터지는 현황이기 때문이다. 이 중에서도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신차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선언은 우리에게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적자 구도 중 자동차에 대한 집착이 큰 만큼 이 관세부과 대상에서 탈출하지 못한다면 국내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예상할 수 있다. 자동차 적자 대상 국가 중 일본, 독일 등 유럽과 한국이 주요대상이다. 이미 유럽은 협상을 통하여 조건을 주고받으면서 관세대상에서 빠지려고 하고 있으나 아직은 두고 봐야 하는 상황이다. 

더욱이 곧 있을 미국 중간선거를 고려하여 그 전에 결정될 가능성이 큰 만큼 우리에게는 더욱 고민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이러한 관세부과가 현실이 된다면 현대기아차는 약 70만대 이상, 한국GM과 르노삼성을 포함하여 최대 100만대까지 국산차가 미국으로 수출할 수 없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대통령은 북미자유무역협정의 무용론을 펼치면서 우선적으로 멕시코와의 재협상을 마무리지었다. 문제는 일방적으로 미국의 입장을 반영했다는 것이다. 기존에 없던 일몰조항으로 약 5년 후 유효성이 사라지면서 재협상을 할 수 있는 항목이 포함됐고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자동차가 미국으로 무관세로 들어오기 위해서는 자국 부품을 75% 이상 의무적으로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일정 비용 이상의 임금을 의무화하는 부품 비율을 높여서 결국 미국생산이 유리한 조항을 넣는 등 미국의 일방적인 주장이 수용됐다. 다시 말하면 멕시코에서 만든다고 하지만 알맹이는 미국산 부품을 대부분 사용해야 하고 결국 미국식의 자국주의가 확실히 포함된 압력이 통한협상이었다. 미국은 캐나다에도 같은 잣대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향후 목표는 한국과 일본이다. 우리의 입장에서는 배수진을 치고 치열하게 싸울 수밖에 없다. 총력을 기울여 미국 집행부를 설득하고 명분을 쌓아서 관세부과 대상에서 완전히 빠져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한미 FTA다. 이미 수개월 전에 재협상을 통해 국내에 수입되는 미국산 자동차 쿼터 5만대 수용, 미국 픽업트럭 시장 개방의 20년 연기 등 상당부분 양보하는 재협상 결과가 끝난 만큼 유예기간을 넘어 곧 서명할 수 있는 기회가 가장 중요하다. 

어떻게 해서든지 이번 재협상 결과를 활용하여 하루속히 관세부과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 국내 경제 양대 축 중의 하나인 자동차 산업은 현재는 물론이고 미래의 먹거리인 만큼 각종 악조건을 제거해 활성화의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 정부도 경착륙 정책을 지양하고 좀 더 경제성장의 기반을 조성할 수 있는 친기업적인 정책을 구사하여 힘을 보태주는 노력도 기울여야 하며 지금이 그 시기이다.<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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