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지 더 볼드, 기본만으로 충분한 SUV의 정석

  • 입력 2018.08.27 10:45
  • 수정 2018.08.27 10:50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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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관, 파워트레인까지 완전히 변경되는 신차의 개발 주기가 길어지는 대신 요즘 부분변경 모델의 '신차급 변경'이 많아지고 있다. 지난달 출시된 기아차 스포티지 더 볼드도 4세대의 상품성 개선 모델이지만 외관은 물론이고 파워트레인에 이르기까지 신차급 변화를 줬다.

스포티지가 처음 나온 게 1993년. 그전에 1991년 도쿄모터쇼에서 처음 소개가 됐고 세계 최초의 SUV라는 것에 대해서는 논쟁이 있지만 모노코크 보디에 RV의 실용성을 갖춘 새로운 장르로 전 세계에 기아차의 존재감을 과시한 모델이다. 

포르쉐를 닮았다는 얘기를 들었던 4세대 스포티지는 2015년 출시됐다. 그동안 연식변경을 통해 부분적으로 개선이 되기는 했지만 이번에 출시된 부분변경 모델의 변화는 꽤 크다. 외관의 가장 큰 변화는 프런트 마스크에 있다.

헤드램프, 안개등, 주간 전조등에 전부 LED가 사용됐고 인테이크 그릴, 범퍼의 센터 가니쉬 디자인에도 변화를 줬다. 전체적으로 공격적인 모습을 하고 있지만 인테이크 그릴과 라디에이터 그릴이 상하 대칭을 이루게 했고 안개등의 짜임새도 좋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강성을 높이는 데 주로 사용하는 핫 스탬핑 공법으로 만들어 그렇지 않아도 강한 인상이 더 강해졌다. 측면에서는 휠 디자인이 바뀐 것 말고는 별다른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 후면부는 리어 램프를 이전보다 얇게 만들었고 듀얼 팁 데코 가니쉬와 스키드 플레이트, 그리고 범퍼의 형상이 이전보다 단순해졌다.

전체적으로 보면 확 들어오지는 않아도 세세한 부분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는 걸 알 수 있다. 실내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8인치 심리스 내비게이션이다. 에어벤트를 하나의 틀 안에 배치하고 이음새가 없도록 해, 간결해진 느낌이다.

좀 더 커 보이고 정돈 감도 뛰어난 효과가 나타난다. 스티어링 휠에는 베젤이 추가됐다. 센터패시아, 콘솔 부에 블랙하이그로시를 풍부하게 사용해서 고급스러운 느낌도 강조가 됐다. 시승차는 머큐리 블루 외장 컬러에 실내는 브라운 컬러 패키지가 적용됐다.

블랙 원톤이 조금 심심하다고 봤을 때 실내 분위기 전체에 생동감을 주는 데는 더 좋은 선택이 될 것 같다. 8단 자동변속기가 처음 적용된 R 2.0 디젤 이륜구동은 186마력의 최고출력, 41.0kg.m의 최대 토크 그리고 1715kg의 공차 중량으로 13.8km/ℓ(17인치는 14.4km/ℓ)의 복합연비를 갖고 있다.

8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되면서 연비 효율성은 디젤이라는 특성을 고려해도 경차 수준에 도달했다.  이번에 새로 추가된 17인치 타이어를 장착한 D1.6 엔진의 복합연비는 16.3km/ℓ나 된다. 스포티지의 최대 장점인 날렵한 거동의 특성은 이전보다 확실해졌다. 차체의 놀림이 가볍고 그러면서도 진중하게 뻗어 나가는 가속성능, 또 제법 빠른 반응 같은 특징들이 느껴진다. 

풀 스로틀을 해 보면, 응답이 아주 빠르게 이뤄지는 것을 체험할 수 있다. 가속 페달은 아주 작은 힘만 보태도 탄력 있게 차체를 밀어내는 동력을 끄집어낸다. 시작부터 고속에 닿는 길지 않은 시간이 매끄럽고 일관성이 있는 것도 스포티지의 장점이다.

반면에 맥퍼슨 스트럿 그리고 멀티 링크로 짜인 서스펜션은 차체의 거동을 부드럽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노면의 충격을 조금 신경질적으로 받아들이고 살짝 튕기는 기분, 코너를 돌 때 붕 뜨는 느낌을 완벽하게 감추지 못한다.

차체 중량과 비교하면 쇼크업 소버의 감쇠력이 지나치게 단단한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할 것 같다. 요즘 현대차나 기아차를 보면 첨단 안전사양을 아낌없이 제공한다. 웬만한 안전사양이 기본화되고 있는 것도 요즘 차들의 특징.

스포티지 볼드도 하위 트림에 전방 충돌 경고와 방지, 차로 이탈 경고, 급제동 경보, 경사로 밀림 방지, 후방 주차 보조 같은 안전 사양을 모두 기본 적용했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이 포함된 드라이브 와이즈는 선택 품목이지만 기본 안전 사양만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에 꼭 필요하지 않으면 굳이 선택하지 않아도 된다.

SKT 누구, 또 KT 기가지니 같은 커넥티비티 사양을 선택하면 홈투카 서비스도 가능하다. 그러나 100만 원대로 꽤 비싼 편, 따라서 있으면 좋겠지만 3038만 원(인텔리전트)인 시승차 기준으로 보면 부담이 될 수도 있겠다.

<총평>

좋다. 국산 차의 수준이 이미 세계적인 단계에 올라와 있고 따라서 스포티지 볼드 역시 많은 전문가가 잘 만들려고 노력한 차라는 것이 역력하다. 개인마다 다른 감성의 차이에서 호불호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디자인, 공간, 실내의 구성 그리고 주행의 질감이나 감성에서 어떤 흠결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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