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버스, 중국은 막는데 억대 보조금 주는 서울시

  • 입력 2018.08.23 12:45
  • 수정 2018.08.23 12:54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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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노선버스에 전기차를 투입하면서 중국산 하이거 모델을 대거 포함해 업계의 불만과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서울시는 최근 노선용 전기 버스 보급 사업에 현대차 14대, 중국 하이거 10대, 에디슨 모터스 5대를 각각 구매해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전기 버스는 오는 11월부터 서울 도심의 주요 버스 노선에 투입돼 운행될 예정이다. 가격은 국산 모델이 대당 4억 원, 중국 하이거 모델은 3억 원으로 1억 원 가량 저렴하다. 전기 버스 구매 비용 가운데 서울시가 보조하는 지원금은 대당 2억9400만 원으로 환경부 보조금 1억 원과 국토부의 저상버스 보조금 9400만 원이 포함된다.

그러나 현대차 등 국내 제조사와 전기버스를 직접 운행하게 될 버스업체는 불만이 크다. 현대차 관계자는 "승용이든 상용이든 국산 전기차는 중국 정부의 의도적인 규제로 판매가 막혀있는 상태에서 지자체인 서울시가 정부 보조금까지 지급하며 구매를 결정한 것은 정서상 맞지 않다"며 볼멘소리를 냈다.

그는 "하이거의 전기버스는 주요 부품이 모두 중국산"이라며 "전기차 시장을 중국은 막고 우리는 풀어주는 꼴이 됐다"라고 말조했다. 버스 업체도 불만이다. 업체 관계자는 "전기든 뭐든 버스는 운행 거리 못지 않게 내구성과 안전성이 중요하다"며 "수 십km에 불과한 도심 주행만으로 전비를 재고 유지보수의 편의성이나 비용이 아닌 가격만으로 납품 업체를 선정한 것은 문제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하이거의 전기버스가 노선버스로 운행하기에는 성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각각 256kWh·163kWh급 국산 리튬 이온 배터리를 장착한 현대차 일렉시티와 에디슨모터스 e-화이버드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250km에서 178km에 달하지만, 중국 마이크로베스트의 110kWh급 LTO(리튬 티타늄) 배터리를 장착한 하이거는 130km로 짧다.

노선버스의 1일 평균 운행 거리가 322km에 달하는 서울시의 사정으로 봤을 때 국산 차는 1일 1회 충전으로 노선 운행이 가능하지만 하이거 전기버스는 2회 충전을 해야 한다. 하이거 버스의 급속 충전 시간은 20분 내외다. 업체 관계자는 "무엇보다 내구성이 검증되지 않은 중국산 버스가 고장이 났을 때 신속한 정비가 될지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 7월, 현대차와 에디슨, 대우자일과 우진산전 등 국내 업체와 BYD와 하이거 등 8개 업체를 우선협상 사업자로 선정하고 테스트를 진행했으며 이달 중 최고 구매 계약을 체결해 노선에 투입해 운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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