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현대차 전기차 전략, 좀 더 빠르고 공격적으로

  • 입력 2018.08.22 07:58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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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전 세계 시장에 판매된 전기차는 지난해 동기 대비 69% 증가한 75만8375대다. 7월 판매량이 15만대에 달하고 있어 올해 전 세계 전기차의 연간 수요는 190만대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2025년 신차 판매의 40%를 전기차가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금의 추세로만 봐도 전기차는 에너지의 고갈과 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일시적 수단의 선택에서 벗어나 빠르게 자동차 산업의 주류 자리를 꿰차고 있다. 배터리와 모터를 기반으로 내연기관차를 압도하는 성능과 효율성을 갖춘 전동화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수요가 따라 늘고 있다.

가격에 대한 부담이 낮춰지고 고를 수 있는 모델의 수가 많아진 것도, 그래서 제조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도 성장세를 빠르게 하고 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포함, 북미 시장에서 팔리는 전기차의 종류는 40개를 넘는다.

중국과 유럽을 합치면 100종 이상이다. 이 가운데 상반기 전 세계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4만1775대를 기록한 닛산 리프다. 중국 BAIC EC 시리즈가 3만9906대로 뒤를 이었고 테슬라 모델3가 2만6620대로 뒤를 이었다.

2010년 처음 출시된 닛산 리프는 누적 판매량이 20만대에 이를 정도로 전 세계 시장에서 인기가 높다. 지난해 나온 2세대에 올해 60kWh의 고용량 배터리를 탑재하면서 1회 충전 주행거리를 크게 늘려놨다.

브랜드로는 중국 BYD가 7만1328대로 1위, 테슬라와 BAIC가 각각 7만684대, 6만791대로 뒤를 쫓고 있다. 업계는 테슬라가 모델3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하반기 브랜드 순위에는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상위 20위권 브랜드에는 BYD를 비롯해 BAIC와 지리, JAC 등 중국 업체가 8개가 포함돼 있다. 현대차는 1만6223대로 16위, 기아차는 1만5884대로 다음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적어도 전기차 경쟁에서는 현대차가 중국 업체에 밀리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한국 업체의 존재감은 아직 미약한 수준이다. 현대차 아이오닉과 기아차 쏘울의 전기차 버전이 북미, 유럽 시장에 진출했지만 20위권에 들어가는 모델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하반기 사정은 조금 달라질 전망이다.

현대차와 코나와 기아차 니로의 전기차 버전이 대중 브랜드로는 동급 최장의 항속 거리를 앞세워 국내 및 해외 판매를 본격화하기 때문이다. 코나 일렉트릭은 최근 미국 EPA로부터 1회 충전 주행거리가 380km, 코나 일렉트릭은 406km에 달한다.

닛산 리프의 주행 거리(354km)는 물론 코나 일렉트릭은 그동안 최장 거리를 자랑했던 쉐보레 볼트EV(385km)보다 20km 이상 긴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문제는 국산 전기차가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 진출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전 세계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전기차 점유율은 40%에 달한다. 오는 2020년까지 연간 500만대를 보급하겠다는 것이 중국 정부의 목표고 이를 위해 연간 생산능력 200만대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은 대부분은 자국 브랜드에 집중되고 있다. 테슬라가 중국 현지 공장을 세워 시장을 공략하려 하고 있고 외국인 투자 비율을 낮추고는 있지만, 전기차 구매 시 보조금을 자국 브랜드와 노골적으로 차별화하는 등 장벽을 세워놓고 있다.

반면 중국산 전기차의 국내 진출은 활발한 편이다. BYD의 전기버스가 이미 진출해 있고 소형 상용과 승용 모델도 계속해서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이미 소형 스쿠터 등은 중국산이 시장을 점령한 상태다.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를 앞지르는 상황은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한국의 자동차 생산 순위가 인도에 밀려 세계 6위로 밀려난 가운데 전기차 경쟁에서 뒤처지면 이마저 위태로워질 수 있다.

세계적으로 드물게 해치백(아이오닉)과 경차(레이), 코나와 니로(SUV) 등 다양한 차종으로 라인업을 구축한 국산 전기차의 상품성과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고 극찬을 받고 있다. 좀 더 빠르고 적극적으로 그리고 공격적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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