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실수일 뿐 '반자율주행' 맹신자에게 보내는 경고

  • 입력 2018.08.14 15:17
  • 수정 2018.08.14 16:00
  • 기자명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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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의 오토파일럿을 비롯 세계 유수의 양산차 업체들이 다양한 반자율주행 시스템을 탑재한 신차를 출시하는 가운데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가 앞선 사고 사례를 들어 반자율주행 시스템에 대한 지나친 맹신을 경고했다.

최근 IIHS는 정기 간행물의 특별 이슈편을 통해 앞선 테슬라의 충돌 사고를 예를 들며 반자율주행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지난 3월 캘리포니아 마운틴 뷰 고속도로를 달리던 테슬라 모델 X 차량에서 치명적 충돌 사고가 발생했다. 운전자 윌터 황은 자동차가 중앙분리대와 충돌하기 직전까지 약 18분 55초 동안 오토파일럿 기능을 사용한 것으로 미국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 예비 보고서는 밝히고 있다.

또 오토파일럿 시스템은 충돌 사고 이전까지 운전자에게 2회의 시각적 경고와 1회의 청각 경고를 보낸 것으로 조사됐으나 충돌 사고 6초전까지도 운전자는 핸들을 잡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테슬라 차량은 충돌을 피하기 위해 어떠한 비상 제동 장치와 조향 장치도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NTSB 보고서에 따르면 모델 X는 충돌 사고 8초전 왼쪽에서 두 번째 차선을 따라 약 65mph(104km/h)의 속력으로 달렸다. 단 크루즈컨트롤은 75mph로 설정된 상태로 충돌 7초전까지 앞서가던 SUV 차량을 따라 달렸다. 이후 출구 램프에서 SUV 차량이 빠지자 갑자기 속력이 71mph로 상승 후 곧바로 중앙 차벽을 들이 받았다. 이 사고로 모델 X는 시계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며 다른 2대의 차량과 2차 충돌 후 화재가 발생했다. 결국 운전자 윌터 황은 해당 사고로 사망했다.

이번 사고는 앞서 2017년 9월 캘리포니아 헤이워드에서 발생한 오토파일럿에 기안한 모델 S 차량의 단일 충돌 사고와 유사하다. 이 사고 역시 92번 고속도로를 달리던 차량이 차선구분 분리대를 들이받으며 IIHS의 보조석 스몰 오버랩 충돌 테스트를 연상시키는 차량 파손이 이뤄졌다. 다행히 운전자는 큰 부상을 입지 않았다. 

IIHS는 공공도로에서 모델 S의 테스트 주행 시 오토파일럿 시스템이 분리되는 차선과 표시 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오류가 발생하는 경우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IIHS의 능동형안전시스템 테스트 매니저 데이비드 에일러는 "오토파일럿 기능을 실험하기 위해 모델 S를 타고 오랜 시간 테스트를 진행 한 결과, 차량이 차선을 찾지 못했을 경우 다시 차선에 진입 전 비정상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또 이 상황에서 운전자에게 어떠한 경고 메시지도 전달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앞선 마운틴 뷰 충돌사고를 예를 들며 "비슷한 상황을 한 유튜브 사용자가 업로드한 영상에서 찾을 수 있는데 고속도로에서 분리 차선이 생기거나 진출입로가 나타날 경우 갑자기 휴대폰을 바닥에 떨어트리는 등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운전자는 당황하게 되며 차량이 불안전하게 움직일 수 있다"라며 "반자율시스템 역시 인간 운전자와 동일한 실수가 나타난다"라고 말했다.

IIHS 연구원들은 다른 자동차 브랜드의 레벨 2 수준의 시스템에서도 이와 동일한 오류가 발생하는 것을 발견했으며 교차로에서 일부 모델의 경우 신호를 읽어나 속도를 제어할 수 있지만 신호에 따라 반응을 보이도록 프로그래밍 되지는 않는다고 경고했다. 또 모든 레벨 2 수준 차량은 교통정체 중 속도를 제어하지만 너무 느리게 움직이거나 정차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원활히 작동되지 않을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이 밖에도 2016년 5월 플로리다에서 발생한 테슬라 오토파일럿 연관 첫 사고와 유사한 형태의 모델 S 사고도 지난 5월 재발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유타 주에서 보고된 해당 사고는 모델 S 운전자가 소방차의 후미를 추돌한 것으로 운전자는 오토 파일럿 기능을 활성화한 상황에서 휴대폰을 보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지역 경찰서장 사무엘 윙클러는 "반자동 차량의 운전자들은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차량을 제어하는 것은 최종적으로 운전자의 책임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5월 29일에는 캘리포니아 라구나 해변의 한 도로에서 오토파일럿 기능을 사용하던 한 테슬라 운전자가 정차된 경찰차를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사고로 테슬라 운전자는 경미한 부상을 입었다고 현지 경찰은 밝혔다. 해당 사고 역시 진출입로가 혼잡한 도로에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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