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9℃ 폭염속 달리는 전기차'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 입력 2018.08.07 08:50
  • 기자명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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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 최고기온 37.9℃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주 현대자동차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SUV)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을 타고 서울 강남과 강북을 오가며 친환경 라이프를 경험했다. 먼저 1회 충전에 406km를 달리는 코나 일렉트릭은 에어컨과 통풍시트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요즘의 상황에서 '빵빵'하게 이들을 사용하고도 급격하게 주행가능거리가 줄거나 달리기 성능이 떨어지는 불안함 따위는 발생하지 않았다. 일반 내연기관과 달리 패들 시프트를 이용해 감속 시 회생제동 에너지를 모으는 재미는 또 다른 운전의 즐거움으로 다가왔다. 무엇보다 그 어떤 진동과 소음도 없었던 실내는 장시간 주행에서 오는 피로감을 덜어주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단 각종 보조금 혜택 후에도 여전히 선뜻 구매가 어려운 2000만원 후반에서 3000만원 초반대의 가격에도 불구하고 실내외 사양은 약간의 고급스러움도 찾을 수 없는 '레고'로 만든 회색빛 도시를 연상시켰다. 또 기존 내연기관 코나의 개성넘치는 디자인과 취향에 따라 선택 가능한 다양한 옵션 또한 코나 일렉트릭에선 제한되었다.

지난 4월 첫 공개된 현대차의 코나 일렉트릭은 국내 시장에 배터리 용량에 따라 각각 64kWh, 39.2kWh급 2가지 사양으로 판매된다. 이들은 최고 출력과 공차 중량, 판매 가격 등에서 차이를 보일 뿐 차체의 전반적인 모습은 동일하다. 먼저 코나 일렉트릭의 차체는 전장, 전폭, 전고의 크기가 각각 4180mm, 1800mm, 1570mm에 휠베이스 2600mm로 일반 코나에 비해 전장과 전고가 15mm, 20mm 길고 높다.

공차 중량 역시 1.6 디젤과 64kWh 배터리 탑재 차량을 비교해 볼 때 290kg이 무거운 정도다. 다만 파워트레인의 특성상 실제 주행감은 코나 일렉트릭이 보다 경쾌하고 커브길에서도 보다 안정적인데 이는 배터리를 차체 바닥에 깔아 무게 중심을 낮추고 후륜 서스펜션의 경우 기존 토션빔이 아닌 멀티링크를 사용한 영향으로 보인다.

코나 일렉트릭의 외관은 일반 코나에 비해 전면부에서 라디에이터 그릴을 막은 범퍼 일체형 디자인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여기에 그릴 우측으로 전기차 충전구를 살짝 숨겨놓은 재치도 여기 저기 만지다 보면 찾을 수 있다. 일반 차량의 그릴과 비교해 살짝 어색한 모습이나 공기저항 등 기능적인 부분에선 필요한 것들이니 차량 콘셉트와는 잘 어울린다. 여기에 액티브 에어 플랩으로 공기유입을 제어하는 범퍼 냉각홀과 언더커버가 적용된 차체하부, 바닥면을 평평하게 만든 배터리 케이스 등 코나 일렉트릭은 예상보다 공기저항을 고려한 디자인 요소가 눈에 띄지 않게 여러 곳에 적용됐다.

실내는 아이오닉 전기차에서 만났던 스틱형 변속레버를 대신한 전자식 변속 버튼이 센터콘솔에 당당히 자리를 잡았다. 또 최고속도를 제한하고 공조장치를 조절해 배터리가 부족한 상황에서 주행가능거리를 연장해주는 에코 플러스(ECO+) 기능이 추가되고 시동이 꺼진 상태에서도 에어컨, 멀티미디어 시스템, 12V 전원 등을 사용할 수 있는 휴식모드도 탑재됐다.

알고는 있지만 익숙하지 않은 생김새로 어색한 동작을 유발하는 버튼형 전자식 변속 버튼의 드라이브 모드를 누른 뒤 천천히 오른발에 힘을 더했다. 전기모터의 '위이이잉' 소리와 함께 차체가 천천히 나간다. 그런데 일반 내연기관 차량과 달리 가속페달을 밟아야만 전진한다. 과거 BMW i3 전기차 시승에서 경험했던 것과 유사하다. 알고보니 패들 시프트를 이용해 회생제동 단계를 조절하는데 앞서 시승 한 누군가가 수치를 최대로 높여 놓은 것. 이후 단계를 낮추거나 자동 모드로 설정하면 일반 차량들과 동일한 주행 패턴을 느낄 수 있었다. 

코나 일렉트릭의 주행모드는 에코, 컴포트, 스포츠 등 3가지를 선택 할 수 있고 각 모드에 따라 계기판 디자인이 조금씩 변하고 공조장치, 회생제동량의 증가감 폭이 달라졌다. 무엇보다 재밌는 부분은 운전대 넘어 패들 시프트인데 내연기관 차량에서 기어 단수를 조작하는 역할을 했다면 여기서는 관성 주행 시 회생제동량을 조절한다. 역할이야 어떻든 느낌은 내연기관과 크게 다르지 않아 좌측 버튼을 누르면 감속량이 증가하고 우측 버튼은 이와 반대되는 상황이 펼쳐진다. 특히 패들 시프트를 길게 조작할 경우 정차까지 가능해 '원 페달 드라이빙'이 가능하다.

코나 일렉트릭은 일반 코나의 스포티한 주행감을 고스란히 이어받고 여기에 코너의 안정성을 더했다. 첫 반응은 매우 민첩하고 열정적으로 코너를 빠져나간다. 이전 살짝 불안했던 코너 속 롤링은 바닥에 깔린 배터리 영향으로 꽤 좋아졌다. 이 때 조금 가볍게 여겨졌던 스티어링 휠 반응 또한 의외로 빠르고 정확히 차체를 움직인다.

2가지 배터리 사양으로 출시된 코나 일렉트릭 중 64kWh 모델의 경우 최대 출력 204마력(150kW), 최대 토크 40.3kg.m을 발휘하는 전용 모터가 탑재됐다. 100kW 급속충전에서 80%시 54분, 7kW 완속충전에서 100%시 9시간 35분이 소요된다. 특히 1회 충전으로 최대 주행가능거리가 406km에 이르는 부분은 매우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상황 따라 다르겠으나 이론상 이나마 이제 전기차를 타고 서울과 부산을 충전 걱정없이 달리게 된 것.

현대차는 코나 일렉트릭의 전 트림에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 차로 이탈방지 보조(LKA), 운전자 주의 경고(DAW) 등의 현대스마트센스의 안전 사양들을 기본 적용했다. 또한 동급 SUV 최초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top&Go 포함), 차로 유지 보조(LFA), 고속도로 주행보조(HDA) 등 다양한 첨단 사양을 적용해 편의성 또한 만족스럽다. 이 밖에도 슈퍼비전 클러스터에는 연비주행을 위한 엑셀 페달 가이드는 물론 회생제동시 회수한 에너지로 갈 수 있는 주행거리 등의 정보를 나타내 친환경 운전의 즐거움을 더했다.

코나 일렉트릭은 점차 확장되어가는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크기는 작지만 SUV 타이틀을 달고 독특한 경쟁력을 더했다. 밋밋한 전면부 디자인과 레고로 만든 회색빛 도시를 연상시키는 플라스틱으로 둘러싼 실내는 실망스럽지만 서울과 부산을 중간 휴식 없이 달리는 동력성능 향상과 친환경을 생각하면 타협 또한 가능하다. 여기에 운전자에 앞서 알려주고 보호해 줄 수 있는 광범위한 주행 편의 및 안전 사양의 탑재는 동급 경쟁차가 충분히 부러워할 부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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