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이탈리아 스포츠카 브랜드 '알파 로메오(Alfa Romeo)'처럼 섹시한 디자인으로 거듭날 것을 예고했다. 현대차는 물론 제네시스 역시 패밀리룩 등에서 현재와 사뭇 다른 브랜드 정체성의 대대적 변화가 예상된다.
6일 자동차 전문 오토모티브 뉴스에 따르면 매체는 지난 2016년부터 현대차 스타일링 담당으로 일하고 있는 이상엽 상무와 최근 인터뷰를 통해 그는 알파 로메오와 같은 섹시한 디자인을 바탕으로 현대차 제품에 감동을 더하기를 원한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이상엽 상무의 말을 인용해 "현대차는 각 차량에 더 많은 개성을 부여하기 위해 획일적인 패밀리룩을 벗어나고 있다"라며 "현대차 특유의 캐스캐이딩 그릴은 사라지지 않겠으나 전면부 디자인 변형을 통해 이런 변화는 더욱 분명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전했다.
오토모티브 뉴스는 현대차가 지난 3월 제네바 모터쇼를 통해 선보인 '르 필 루즈(Le Fil Rouge)' 콘셉트를 예로 들며 '센슈어스 스포티니스(Sensuous Sportiness)'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디자인 방향성을 알렸다고 전했다. 또 이들의 기반에는 디자인, 비율, 아키텍처, 스타일링 등 4가지 기본 요소가 반영되고 감각적 스포티함을 전달한다고 평가했다.
영어로 공통의 맥락(Common thread)이라는 의미를 지닌 프랑스어 관용어구에서 이름 붙여진 콘셉트카 르 필 루즈는 서로 다른 시공간을 하나의 테마로 이어준다는 의미다. 현대차에 따르면 하나의 테마를 지녔으나 개별 디자인은 독립적인 해석과 개성을 보여줄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아 향후 디자인의 비전을 표현했다. 이는 이상엽 상무가 이번 오토모티브 뉴스와 인터뷰를 통해서도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내용이다.
또 현대차는 르 필 루즈의 디자인을 위해 현대차 디자인 헤리티지에서 새롭고 혁신적인 정체성을 찾았으며, 마치 하나의 선으로 완성된 것처럼 이음새 없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실루엣의 간결한 구조 '라이트 아키텍처(Light Architecture)' 스타일로 디자인됐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한편 이상엽 상무는 이번 인터뷰를 통해 현대차와 제네시스의 향후 디자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현대차 라인업에서 센슈어스 스포티니스 그러니깐 감각적 스포티함을 언제쯤 느낄 수 있냐는 질문에 "그 동안 현대차는 패밀리룩 전략을 사용해 대부분의 차량 얼굴들이 비슷하다"라며 "르 필 루즈 콘셉트를 시작으로 더 이상 이러한 전략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현대차의 향후 디자인은 왕, 여왕, 기사 등 다르게 보이지만 하나의 팀으로 인식되는 '체스'와 같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센슈어스 스포티니스 등 영감과 관련된 질문에 "자동차는 감각적 제품이다. 우리는 감각적 가치가 극대화 되길 원한다. 알파 로메오와 마세라티는 정말 섹시한 차량이며 독일인들도 이탈리아 차량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다만 이러한 정서적, 감각적 아름다움을 볼륨 브랜드에서 발견하긴 어렵다. 현대차가 알파 로메오 보다 섹시하려면 이것이 우리가 달성해야 할 목표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이번 현대차의 디자인 방향성 변화가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에도 동일하게 적용 될지와 관련된 질문에 "제네시스는 현대차와 완전 분리된 독립 브랜드이고 프리미엄 브랜드에는 독창성이 필요하다"라며 "샤넬은 파리를 상징하고 버버리는 런던을 의미하듯 제네시스는 서울을 상징하는 브랜드가 되어야 할 것"이라며 "앞선 벤틀리와 달리 제네시스에는 자유로움이 있어 더 높은 가능성을 지녔으며 현대차와 제네시스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하나는 독창성을 또 다른 하나는 일관성을 보여줘야 할 브랜드"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그는 끝으로 10년 후 도로에서 본인이 디자인한 차량을 마주했을 때 어떻게 평가 받고 싶냐는 질문에 "나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다. 현대차는 알파 로메오 보다 섹시하다. 그것이 내가 세상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