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씨드' 같은 모델의 역수입이 불가능한 이유

  • 입력 2018.08.06 08:45
  • 수정 2018.08.06 08:50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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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유럽 전략형 모델로 출시된 기아자동차 씨드의 누적 판매량은 약 130만여 대다. 연평균 10만대 이상 판매된 효자 모델로 최근 차명을 'cee’d’에서 ‘Ceed’로 바꾼 3세대 모델이 출시됐지만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판매가 이뤄진다. 

씨드와 같이 국산차 엠블럼을 달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볼 수 없는 모델이 늘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중국 시장에서 위에둥, 랑동, 베르나, 밍투를 판매 중이고 유럽에는 i10, i20, ix20, 인도는 i10, i20, 이온을 브라질과 러시아에는 HB20와 쏠라리스 등을 전략 차종으로 개발해 팔고 있다.

기아차도 중국에서 K2, K4를 팔고 있고 유럽에서 씨드와 벤가, 러시아에서 리오 등을 판매 중이다. 현지 소비자의 취향과 선호도, 법규, 계절적 특성과 도로의 특징에 맞는 상품으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현지 전략형 모델에 투자하고 있는 것.

이 가운데 기아차 씨드는 역으로 국내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대표적인 모델이기도 하다. 대부분은 국내 생산 차종을 기반으로 한 파생 또는 변형이지만 씨드와 같은 독자 모델은 국내에서 역수입 얘기까지 나오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르노삼성 클리오가 나오면서 해치백 시장까지 커졌지만 씨드의 역수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씨드뿐만 아니라 유럽과 중국 등 현지에 맞는 디자인 변경으로 국내 소비자의 다양한 취향에 대응할 수 있는 모델이 제법 있지만, 현재로서는 역수입을 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해외 생산 차량 역수입이 불가능한 것은 노사간 단체협약 때문이다. 이미 알려진 것이지만 현대차와 기아차는 해외에서 생산 설비를 늘리고 국내 생산 차량을 해외에서 생산하거나 해외에서 생산된 차량을 들여오려면 노조와 합의가 돼야한다.

앞서 현대차가 i30N의 국내 역수입을 추진하려다 무산된 것도 노조가 반대를 했기 때문이다. 노조는 국내 생산량 감소에 영향을 주고 이에 따른 고용 불안을 이유로 해외 생산 차량의 역수입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국내 생산을 추진하는 것도 쉽지 않다. 가장 중요한 금형의 경우 30만대 이상 판매가 가능해야 최소 개발비를 건질 수 있지만 내수만으로는 불가능한 수요다. 따라서 해외 전략형으로 개발한 모델의 인기가 아무리 좋아도 역수입 또는 국내 생산은 불가능하다. 

업계는 이런 구조가 국내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저하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 관계자는 "토요타, 포드, GM, 폭스바겐 등 현대차의 주요 경쟁사는 자국이 아닌 해외 생산 기지를 통해 세계 시장 수요와 내수 수요 공급량을 조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지엠과 르노삼성도 국내 공장에서 쉐보레와 르노의 차를 생산해 미국과 유럽에 공급하고 있다"면서 "해외 생산 시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씨드와 i 시리즈, i30N과 같은 다양한 우리차를 만나볼 기회조차 막는 경직된 노조의 인식이 바뀔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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