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부도 물건 땡처리 하듯 브랜드 가치 포기하나

김필수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 입력 2018.08.05 08:12
  • 수정 2018.08.05 08:30
  • 기자명 오토헤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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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계속되면서 각종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승합차 안 어린이가 사망하고 타이어가 떨어지고 빠지면서 사망자가 발생하고 차량 화재도 잇따르고 있다. 폭염 후유증이 크다는 방증이다. 최근 또 하나의 관심사는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아우디가 약 3000대의 가솔린 A3 모델을 4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다는 소식이다. 

국산 준중형차 아반떼와 같은 가격이다. 누구나 솔깃한 파격적인 할인이다. 이대로 진행한다면 경쟁률이 1000대 1에 이를지도 모들 일이다. 파격적인 할인은 대기환경보전법 특별법의 저공해차 의무 판매 비율을 맞추기 위한 고육책으로 알려졌다. 

A3의 파격 할인이 결정된 사안은 아직은 아닌듯 하지만 분명한 것은 문제가  많다. 우선 아우디 브랜드 이미지의 큰 타격이다. 어느 프리미엄 브랜드, 특히 독일 브랜드에서 이 정도로 할인을 한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단종 모델 등을 대상으로 한 10~15% 할인이 일반적이었고 신형을 대상으로 중고차 보다 못한 가격에 판매하는 것은 처음이다. 

아우디를 대중차 이미지로 낮추는 정책이고 결국 시장에서 브랜드 가치가 추락하는 현상은 확실히 나타날 것이다. 한번 떨어진 브랜드를 올리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이며, 불가능할 수도 있다. 길거리에서 부도난 물품을 떨이로 판매하는 느낌을 줄 정도로 심각해질 수도 있다. 

에르매스 등 명품 브랜드의 경우 남아있는 재고는 철저히 소각할 정도로 명품 이미지는 관리가 중요하고 소비자 이미지가 중요하다. 의무 판매가 꼭 필요하다면 할인율을 낮추어도 판매는 가능할 것이다. 또 하나, 시장이 문란해진다는 것이다. 

다른 유사 프리미엄 브랜드에도 영향을 주어 균형을 깬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못하다. 할인을 부추기면서 시장이 흔들리고 가격 하락과 중고차 하락까지 유발하는 연쇄효과도 예상할 수 있다. 급증하는 수입차 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기업 윤리측면에서도 자숙이 필요하다.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이후 아우디는 올해 처음으로 본격적인 시장 재진출을 하는 만큼 심사숙고하고 자숙하면서 소비자 중심으로 모든 것을 하나하나 다시 만들어가야 하는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상식적이지 않은 할인은 잘못하면 부정적인 시각을 주는데 불쏘시개 역할이 될 수 있다.

충성 고객의 이탈 가능성도 크다. 이미 A3모델을 운용 중이거나 유사 모델을 소유한 아우디 팬의 입장에서 배신감을 느낄 수 있다. 본인이 운행하는 차종보다 이번에 판매하는 새로운 A3 차종의 가격이 더 저렴해지면서 시장 가격이 혼란스러울 수 있다.

기종 모델을 가진 소유자 입장에서는 해당 중고차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고 특히 할부를 통해 운행하는 소유자는 남은 할부 비용이 구매비보다 높은 웃지 못할 상황도 나온다. 심각한 배반감과 이탈 현상을 우려한다. 공정거래상 위반 사항이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원금보다 저렴하게 시장에 공급할 경우 타사 대비 공정 거래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 일시적으로 시장을 교란하거나 문제를 일으킬 경우의 위반 사항이 나올 수 있다. 디젤게이트로 정부의 시선이 곱지 않은 상황에서 주목을 받는 일은 좋을 것이 없다. 

소비자도 바람직스럽지 않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얼마 전까지 비난을 받던 메이커의 파격적인 할인에 너도나도 덤벼드는 모습이 좋아 보이지 않는다. 소비자 역시 냉정하게 아우디를 바라봐야 한다. 표면적으로는 소비자를 배려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바람만 일으키고 우롱하는 마케팅 전략과 그 후유증을 바라봐야 한다.

시장 논리를 거스르는 나쁜 사례는 하지도 말아야 하며 생각도 하지 말아야 한다. 아우디A3의 반값 판매도 같은 사례다. 필자부터 아우디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감추지 않을 것이다. 아우디 브랜드를 국내 시장에서 버릴 것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시장이 흔들리지 않게 하루속히 정리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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