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경차 시장, 폭스바겐 'up' 이런 차는 어떨까

  • 입력 2018.08.02 11:07
  • 수정 2018.08.02 11:38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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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7월 경차 모델별 판매 현황

최근 경차 판매가 부진해 보이자 수입 브랜드의 작은 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상반기 경차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7% 감소한 6만4827대에 그쳤다. 같은 기간 소형차가 27.4%, 대형차가 30.3% 증가한 것과 다르게 경차 수요는 해마다 줄고 있다.

7월 경차 판매도 신통치 않았다. 기아차 모닝은 5161대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8%, 쉐보레 스파크는 3572대로 15.5%씩 줄었다. 정부가 내수 시장 활성화를 위해 개별소비세 한시 감면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경차는 대상 차종이 아니다.

따라서 다른 차종 쏠림 현상이 더 심해져 판매는 더 줄어들 전망이다. 이 때문에 경차에 대한 기준을 다시 검토하거나 경차에 제공되는 혜택의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차 기준에 걸려 국내로 들여오지 못하는 대표적인 모델이 폭스바겐 A 세그먼트 업(up)이다.

유럽 역시 마이크로카 인기가 예년 같지 않지만 업은 이런 상황에서도 상반기 독일에서만 2만여 대가 팔려 베스트셀링카 상위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2011년 판매를 시작한 '업'은 1.0ℓ 파워트레인으로 60마력의 최고출력을 갖춘 기본 모델(수동변속기)에서 전기차와 고성능 버전인 GTI까지 9개의 라인업을 갖고 있다.

폭스바겐 up

유럽 기준 복합연비는 22.72km/ℓ(가솔린), 판매 가격은 1300만 원대부터 시작한다. 체구와 달리 상위 차급 이상의 성능과 예리한 주행 성능을 갖춘 데다 선택지가 다양해 국내 관심도가 높은 차종이기도 하다.

그러나 업은 전폭 하나 때문에 국내 경차 세부기준을 충족시켜주지 못한다. 업의 전폭은 1645mm, 국내 경차 기준은 1600mm를 넘지 않아야 한다. 배기량(999cc), 전장(3600mm), 전고(1504mm), 축거(2407mm)는 모두 기준치 이내다.

피아트 500도 전폭을 제외한 나머지 제원이 경차 기준에 맞는 트림에 있지만 1.4ℓ 모델을 들여와 팔고 있다. 피아트 500의 전폭은 1640mm다.

이 때문에 수입차 업계의 볼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관계자는 "유럽에서는 기아차 모닝(수출명 피칸토)과 폭스바겐 업이 같은 세그먼트로 분류돼 경쟁하고 있다"며 "차량의 전폭 때문에 국내에서는 아반떼와 같은 소형차로 분류돼 수입을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피아트 500

정부는 세금 문제와 수입차를 대상으로 한 경차 혜택을 곱지 않게 보는 시선을 우려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분위기다.  그러나 1983년 경차 제도가 도입되면서 확정된 기준(배기량 800㏄ 미만, 전폭 1500mm, 전장 3600mm)은 2008년 국내 업체의 요구로 배기량(1000㏄)과 너비(1600mm), 전장(3600mm)이 대폭 완화된 전력이 있다.

기준이 완화됐지만, 국내 경차 시장은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업체의 추가 모델 개발이 사라졌고 적극 판매에도 나서지 않고 있다. 임기상 자동차시민연합 대표는 "경차 기준을 완화해 폭스바겐의 업, 피아트 500과 같은 수입 브랜드의 경차와 경쟁을 하도록 유도해 개발과 판매를 적극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수입 경차가 국산 모델과 가격 경쟁을 벌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한 관계자는 "폭스바겐 up이 유럽에서 1300만 원대부터 시작한다. 국내로 들여올 경우 이보다 높은 가격이 책정된다고 해도 경차 혜택이 제공되면 경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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