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미국 시장조사업체 제이디파워(J.D.Power)가 2018 신차품질조사(IQS, Initial Quality Study) 결과를 발표하며 국내 자동차 업계가 떠들썩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유인즉 현대자동차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가 조사 결과, 전체 31개 브랜드 중 1위, 13개 프리미엄 브랜드 가운데서도 1위를 기록했다는 소식 때문이다.
포르쉐, 벤츠, BMW, 렉서스 등 글로벌 고급차 브랜드가 즐비하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가장 치열한 격전지로 여겨지는 미국시장에서 2016년 8월, 뒤늦게 진출한 제네시스의 이번 결과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놀라운 성적임에 분명하다. 다만, 제네시스 소식에 가려 조금 더 꼼꼼히 살려봐야 할 제이디파워의 신차품질조사 결과를 다시 살펴봤다.
먼저 이번 신차품질조사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미국에서 판매된 신차를 대상으로 구입 후 3개월이 지난 차량의 고객들에게 233개 항목에 대한 품질 만족도를 조사해 100대당 불만건수로 나타낸 결과로 나타난다. 때문에 점수가 낮을수록 품질만족도가 높음을 의미한다.
이번 신차품질조사 결과, 소비자 품질 만족도는 4년 연속 향상되었으며 지난해와 비교해 4% 향상돼 역대 최고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31개 브랜드 중 21개 브랜드가 품질 향상에 기여하고 업계 평균은 차량 100대당 93점을 기록 지난해 대비 4점이 줄었다.
제이디파워의 글로벌 담당 부사장 데이브 서전트는 "대부분의 자동차 회사들이 소비자 불만을 잘 듣고 최고 수준의 자동차 품질을 생산하고 있다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여전히 일부 자동차 소유주들은 차량의 문제를 발견하고 있다. 자동차가 점점 복잡해지고 자동화됨에 따라 소비자에게 결함 없는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제이디파워의 이번 신차품질조사의 주요 결과를 살려보면 대부분의 차량들은 다방면에서 개선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233개 항목을 크게 8개 분야로 나눠보면 차량 외장 관련 불만이 지난해 16.6점에 비해 15.2점으로 향상됐다. 개선 사항에는 윈드 노이즈와 도색 불량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실내 인테리어 품질 관련 불만도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포르쉐 911은 100건 당 불만 48건으로 모든 조사 대상 중 가장 높은 만족도를 기록했으며 이는 2013년 조사를 시작한 이례 가장 낮은 불만 건수를 보였다.
이 밖에도 미국 자동차 제조사들의 경우 품질 개선이 업계 평균 보다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피아트 크라이슬러, 포드, 제네럴 모터스 등은 모두 업계 평균인 100대 당 4건의 개선 속도를 능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과거 신차 구입 소비자들의 주된 불만으로 지적되던 인포테인먼트 문제도 내장 음성 인식 시스템의 개선이 이뤄지며 3년 연속 감소 추세를 기록했다.
다만 이번 조사에서 이전 보다 운전자보조 시스템이 늘어나며 해당 불만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불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낮지만 지난 3년간 약 20%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데이브 서전트 부사장은 "우리가 미래를 내다 볼 때, 안전과 운전자 보조 기술과 관련된 문제는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라며 "점점 더 자동화 된 차량이 선보여야 할 시대에 운전자는 차선 유지 및 충돌 회피와 같은 기술을 사용하는 것이 편리하다고 인식해야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자동차 제조사는 향후 자율주행차 등에 대한 소비자의 저항을 쉽게 극복하지 못 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브랜드는 제네시스로 100대당 68점의 불만을 기록했으며 이어 기아차와 현대차가 각각 72점, 74점으로 2위와 3위를 차지하는 등 한국차 브랜드의 품질 향상이 눈에 띄었다. 이어 포르쉐가 4위, 포드가 5위를 차지했다. 이 밖에도 마쓰다는 지난해 대비 가장 크게 개선된 브랜드를 차지하고 이어 미쓰비시, 캐딜락, 인피니티, 현대차, 렉서스 순을 기록했다. 또한 각 차종별 가장 높은 품질 만족도를 나타낸 모델은 어큐라 ILX, 닷지 그랜드 카라반, 메르세데스-벤츠 GLA, 토요타 코롤라 등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