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ㆍ기아차 침묵 속 안팎으로 커져가는 소비자 불만

  • 입력 2018.06.18 13:16
  • 수정 2018.06.18 13:23
  • 기자명 김훈기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대ㆍ기아자동차의 품질경영에 이상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세타2 엔진 대량 리콜 사태가 불거진데 이어 올 들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품질과 관련된 소비자 불만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해당 논란이 점차 증폭되는 가운데도 현대ㆍ기아차는 별다른 대응이나 대책을 내놓고 있지 않는 등 안일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것. 일부에선 앞서 정몽구 회장이 강조해온 현대차그룹의 '품질경영'이 실제 소비자들에게는 여전히 시스템화 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 또한 나오고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ㆍ기아자동차와 관련된 품질 불만이 국내와 해외에서 점차 불거지고 있다. 먼저 해외의 경우 지난주 미국 자동차 안전센터(CAS)와 소비자 감시단체 컨슈머 워치독(consumer watchdog)은 현대와 기아차에서 발생한 충돌 사고와 무관한 차량 화재로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공식 조사를 요청한 상태다.

이들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기아차 옵티마(국내명 K5), 쏘렌토, 현대차 쏘나타와 싼타페 등 4차종에 대한 고객 불만을 바탕으로 적어도 6명이 해당 결함으로 인해 부상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또 NHTSA에 접수된 충돌 사고와 무관한 화재 데이터를 바탕으로 약 120건의 불만을 찾아 냈으며 이와는 별도로 엔진룸에서 연기와 타는 냄새, 전선이 녹는 등의 불만 역시 299건에 달한다고 전했다.

미 현지에선 쏘나타와 K5, 싼타페와 쏘렌토가 플랫폼과 파워트레인 등 대부분의 주요 부품을 공유하고 있어 화재 발생 원인도 같을 것으로 예상했다. 4차종 중 싼타페는 위탁 생산 방식으로 쏘렌토, K5와 함께 조지아주 웨스트 포인트에 위치한 기아차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쏘나타는 알라바마주 몽고메리 현대차 공장에서 생산된다. 

문제는 미국 ABC 등 주요 언론들이 해당 문제를 비중있게 다루기 시작하며 차량 화재를 경험한 소비자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보도하고 있으며 인터넷을 통해서도 화재 발생 장면이 담긴 동영상과 사진들이 속속 공개되고 있는 것. NHTSA가 관련 사안을 조사 중인 가운데 이미 현대와 기아차는 브랜드 이미지에 심각한 손상을 입고 있다.

이와는 별개로 국내의 경우는 이른바 '에바가루' 논란이 현대ㆍ기아차 침묵 속에 여전히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정체불명의 해당 백색가루가 '수산화알루미늄'으로 알려지며 소비자 불만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수산화알루미늄은 과다 노출될 경우 노인성 치매, 비결정성 폐섬유증, 기흉, 뇌병변, 빈혈, 신장 독성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의학계는 보고있다.

당초 에바가루 논란은 기아차 쏘렌토 일부 차주들이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냉방장치 작동 시 의문의 하얀 가루가 차량 내부에 쌓인다는데서 시작돼 현재는 쏘렌토 뿐 아니라 기아차 스포티지R, K7 등에서도 동일한 현상을 호소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어 논란은 점차 증폭되는 추세다.

여기에 현대ㆍ기아차의 초기 소비자 대응 방식 또한 도마에 오르며 브랜드에 대한 불신을 더욱 키운 형국이다. 현대ㆍ기아차는 당초 해당 가루의 성분분석이 나오기 이전까지 "먼지일 뿐 인체에 무해하다" 등을 주장해 왔으며 분석 결과 이후에는 "국토부 조사 중이라 명확히 입장을 밝힐 수 없다"로 말을 바꾸는 등 안일한 태도를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국토부 산하 자동차리콜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리콜 명령이 내려진 국산 및 수입차는 832개 차종 197만5,672대로 국산차의 경우 65개 차종 167만3,732대가 리콜됐다. 이들 중 현대차는 104만6,393대, 기아차는 30만793대로 압도적인 리콜 규모를 보여왔으며 올 들어서도 현대차는 95만1,010대, 기아차는 67만5,885대의 리콜이 실시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들이 리콜을 실시하는 데는 고객의 신뢰 확보를 위해 당연히 거쳐야 할 과정이다"라며 "과거에는 리콜의 부정적인 시각 때문에 조치에 나서길 주저했으나 품질 향상과 소비자 안전 강화라는 긍정적인 면을 위해서도 적극적인 자세 변화가 필요하다. 품질과 신뢰 확보를 위해서도 소비자 불만에 귀기울여야 할 때"라고 일갈했다.

저작권자 © 오토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