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가격대, 벨로스터 N과 이쿼녹스의 엇갈린 운명

  • 입력 2018.06.08 08:29
  • 수정 2018.06.08 08:51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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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예상이 깨졌다. 현대차 벨로스터 N의 가격은 3000만 원을 넘지 않았고 쉐보레 이쿼녹스는 이전과 만찬가지로 가격의 한계를 넘지 못했다.

벨로스터 N은 못 해도 3000만 원대 초반에서 많게는 4000만 원대, 쉐보레 부흥의 역사적 사명을 짊어진 이쿼녹스는 적어도 경쟁 모델과 비슷한 수준의 가격이 예상됐던 모델이다.

부산모터쇼에서 공개된 두 모델의 가격은 2900만 원대로 비슷한 수준, 그러나 희비는 크게 갈렸다. 오는 11일 판매 가격이 공식 발표될 벨로스터 N은 2995만 원이 마지노다. 

이전까지의 예상 가격은 못 해도 3000만 원대 중반이었다. 기아차 스팅어(255마력)의 2.0 터보가 3570만 원부터 시작하고 다른 경쟁 모델의 가격을 고려하면 파격적이다.

가장 강력한 경쟁차로 자주 거론되는 폭스바겐 GTI는 판매 중단 직전 4480만 원(자동변속기/2016년형)에 팔렸고 미니 JCW(자동변속기/3도어)의 가격은 지금 4980만 원이다.

수동변속기만 장착되고 있지만 경쟁 모델을 봤을 때 출력과 토크 등의 성능 제원이 우세한 벨로스터 N이 이런 가격에 나왔다는 것 자체가 시장은 충격이다. 많은 사람이 '지름신' 강림을 호소하고 있을 정도.

부산모터쇼에서 만난 이광재(부산, 금정구)씨는 "벨로스터 N이 3000만 원대 초반에 나오면 무조건 사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며 "프리오더가 시작되면 바로 전시장을 찾아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벨로스터 N은 6월 공식 출시될 예정이며 N 전용 고성능 2.0 터보 엔진에서 최고 275마력(ps)의 출력과 최대 36.0(kgf·m) 토크의 동력 성능을 발휘한다. 

이쿼녹스는 또 쉐보레의 아킬레스 '가격'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가격 발표전, 한국지엠 관계자들이 이구동성으로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지만 실망스러운 결과에 시장 반응이 싸늘하다. 

이쿼녹스의 가격은 2987만 원~3892만 원, 쉐보레가 경쟁차로 지목하는 싼타페는 2895만 원~3900만 원이다.(2WD 기준) 이쿼녹스가 싼타페를 '동급'으로 보는 사람이 많지 않은데도 가격이 비슷하다.

같은 급으로 비교되는 기아차 스포티지는 기본 가격이 2320만 원~2530만 원, 여기에 모든 옵션을 다 적용해도 3586만 원을 넘지 않는다. 이쿼녹스는 1.6 디젤에 AWD를 더하는 등 옵션을 추가하면 4240만 원이 된다.

이쿼녹스는 동급 SUV보다 엔진 사양도 열세다. 출력과 토크는 내세울 것이 없고 연비 수치도 낮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말은 거창한데 한국 시장에서 장사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국지엠도 할 말이 있다. 한 관계자는 "미국보다 저렴한 가격"이라며 "디자인과 실내 공간 활용성, 안전성 등을 동급 최고 수준에서 확보했기 때문에 경쟁차의 하위 트림이 아닌 고급 트림과 이쿼녹스의 시작 가격을 맞춰 비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투싼보다 싸도 살까 말까 한데, 싼타페보다 비싼 이쿼녹스를 누가 살까요?"라는 댓글이  공감을 받고 있다. 2900만 원대라는 비슷한 가격이 부산모터쇼에서 한날 공개된 이쿼녹스와 벨로스터 N의 앞날이 빤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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