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어코드 '파워와 효율성'을 양립시킨 중형세단
혼다 어코드 '파워와 효율성'을 양립시킨 중형세단
  • 김흥식 기자
  • 승인 2018.06.01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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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능과 연비가 양립할 수 없다는 것은 오랜 정설, 그러나 터보 엔진은 같은 배기량으로 성능 제원과 연비 수치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 요즘 추세라고 하는 다운사이징도 터보 시스템이 아니면 말 그대로 배기량을 낮춘 것에 불과하다.

혼다가 10세대 어코드에 처음 터보 엔진을 탑재했다. 2.0ℓ 직분사 VTEC 터보는 256마력의 최고 출력을 6500rpm에서 끌어내고 37.7kg.m의 최대토크는 가속페달에 약간의 힘만 주면 도달하는 1500rpm에서 뿜어낸다.

수도권 동부 지역의 한가한 도로, 얄긏은 수준에서 속도를 제한해 놨지만 터보를 탑재한 어코드는 박진감에서 짙은 인상을 준다. 준대형급 3.0ℓ 배기량 엔진보다 우월한 출력과 토크가 보통의 중형보다 가벼운 중량(1550kg)을 밀어내는 맛이 삼삼하다. 

준대형 3.0ℓ 엔진을 능가하는 파워

가장 인상적인 순간은 발진할 때다. 조금 빠르게 스로틀을 열면 여지없이 타이어의 스핀이 발생한다. 초반 성능에 상당한 신경을 쓴듯하다. 중속에서 고속으로 넘어가는, 속도를 올리는 매 순간이 부드럽게 연결되는 것도 인상적이다. 

혼다 쪽 얘기도 다르지 않다. "저회전 구간 응답성에 많은 신경을 썼다. 초반 응답성을 향상하게 시켰고 일상적인 영역 대의 토크 증대로 가속 성능을 강조했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어코드는 처음 거동할 때 가장 경쾌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혼다가 저중심 설계를 강조한 것도 타당했다. 낮아진 전고와 확장된 전폭으로 노면에 바싹 다가간 차체, 그리고 액티브 댐핑 컨트롤이 더해져 험악한 와인딩에도 노면을 놓치는 일, 차체가 요란을 떠는 일도 없다.

액티브 댐핑 컨트롤이 기여하는 바가 큰듯하다. 1000분의 2초, 가늠하기도 힘든 순간에 노면, 바퀴의 구름 상태를 읽어 감쇠력을 제어하면서 차체가 균형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헤어핀에서 잡아 돌려도 균형이 무너지지 않고 노면을 잡는 그립력이 상당하다.

감도와 강성이 뛰어난 듀얼 피니언 EPS는 직관적으로 반응한다. 이전 세대와 비교해 핸들링이 유연하고 정직하다는 것을 바로 느끼게 해 준다. 어코드를 코너에서 거칠게 몰아붙일 때 원하는 각도에 정확하게 대응하는 것으로 체감할 수 있다. 

10단 자동변속기의 매끄러운 질감

19인치 타이어(235/40R 19, 굿이어)는 상대적으로 아쉬웠다. 급제동할 때, 코너를 공략할 때 차체보다는 타이어에서 전달되는 불안감이 더 심했다. 어코드에 처음 탑재된 10단 자동변속기는 매끄러운 주행 질감에 확실하게 기여한다.

촘촘하게 나누어진 기어비가 마치 5분 대기조처럼 필요한 순간마다, 즉각적으로 필요한 기어를 맞물려 나가며 힘을 전달해주기 때문에 부드럽고 빠르게 속도를 올려주고 내려준다. 터보렉? 그건 요즘의 차에서 쉽게 발견하기 힘든 현상이고 어코드도 그랬다.

혼다 센싱을 포함한 전방위적 안전 편의사양도 만족스럽다.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도 차선을 벗어나지 않고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한다. 혼다 센싱은 정속, 저속에 각각 따로 대응하고 긴급 제동과 오토 하이빔이 추가돼 구성됐다.

혼다가 자랑하는 레인 워치(오른쪽 지시등 작동 시 후측방 사각지대를 센터 모니터로 보여주는 시스템), 8개의 에어백, 멀티 앵글 후방 카메라, 운전자 졸음 방지 모니터, 전체 보디의 29%에 사용된 초고강성 스틸로 안전한 운전을 돕고 충돌 안전성을 높였다.

처음, 한글로 싹 바뀐 모든 메뉴얼

이전 세대와의 디자인 변화는 크지 않다. 낮아진 전고(-15mm)와 넓어진 전폭(10mm), 스포트백 리어 스타일로 다이내믹한 느낌이 강조된 정도. 여기에 풀 LED 헤드램프와 안개등,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로 고급스러움을 살려놨다.

인테리어에서는 주목할 것들이 제법 있다. 안드로이드 OS를 기반으로 한 플로팅 타입의 8인치 센터모니터는 터치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매우 선명하며 시인성도 뛰어나다. 자주 사용하는 기능, 예를 들어 오디오나 전화, 지도 등은 하드키로 바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해 놨다. 스마트폰 무선 충전기도 마련해 놨다.

7인치 TFT 디지털 계기반과 더불어 모든 메뉴얼이 '한글'로 표시된다는 것도 큰 변화다. 혼다 차종 가운데 최초, 따라서 조작하고 알아보는 것이 편하다. 

센터 콘솔의 좌우 폭이 매우 넓어 1열의 심리적 안정감도 뛰어나다. 2열(레그룸 1026mm) 그리고 트렁크(용량 473ℓ)의 공간과 용량도 충분하다. 연비는 고속 주행시 9.8ℓ, 정속 주행을 했을 때 12.3ℓ가 나왔다. 인증 복합연비는 10.8ℓ다.

<총평> 

1976년생 혼다 어코드는 2000만대 이상이 팔린 월드 베스트셀링카다. 7세대로 데뷔한 국내 시장에서 2008년 월 1000대 판매 기록을 세웠다. 최초이자 당시 국내 자동차 그리고 수입차 시장 규모로 봤을 때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사전계약을 포함, 10세대 어코드의 지금까지 누적 계약 대수는 1800대. 수입차 월간 베스트셀링카 1위가 보통 1000대 초중반에서 결정된다는 것을 생각하면 대단한 숫자다. 그런데도 혼다코리아는 매우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인다.

한 임원은 "작년 녹 사태 이후 한국 소비자의 눈높이, 자동차에 대한 요구 수준이 얼마나 높은지를 절감했다"며 "어느 때보다 세심하게 어코드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잘 만든 차가 나왔고 누적 계약 대수에서 나타난 소비자의 생각도 시승에서 체감한 것과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따라서 외적인 부분에서 비틀리는 것이 없도록 잘 챙겨나가면, 어쩌면 10년 전 그때의 기록을 넘어 설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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