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보호무역주의 확산, 국산차 업계 "현재로서는…"

  • 입력 2018.05.25 11:18
  • 수정 2018.05.25 11:19
  • 기자명 김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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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완성차 업계의 대미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 레이더가 자동차 산업을 주시하면서 수입 완성차 및 부품에 대해 최대 25%의 관세 부과를 예고한 것. 국내 관련업계는 앞서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해 세금 폭탄을 예고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적용했다는 점으로 미루어 보아 이번 조치도 이른 시일 내에 실행될 것으로 판단했다.

지난 23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상무부에 자동차와 트럭, 부품 등에 대해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조사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보도를 뒷받침하듯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우리의 위대한 자동차 산업 노동자들을 위한 큰 뉴스 있을 것”이라며 “수십 년 동안 다른 나라에 당신의 일자리를 뺏기는 것을 충분히 오랫동안 기다렸다”라고 언급했다. 그가 ‘국가 안보’를 언급하며 자동차 산업이 미국 국력을 좌지우지하는 핵심 산업이라고 규정한 만큼 관세 부과 예고가 곧 현실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지난 24일 산업통상자원부 주최로 현대와 기아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현대모비스 등의 관련사가 참석한 긴급회의가 열렸으며 산자부를 필두로 민관합동 테스크포스팀(TF)을 만들어 관세 부과에 대한 영향 및 대응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한편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업체의 대미 수출량은 전체의 33% 가량(84만 5319대)을 차지한다. 즉, 수출하는 차량 10대 중 3대가 미국으로 향한다는 의미다. 그 만큼 미국이 국내 완성차 업체들에게 큰 고객이다. 2015년 100만 대 이상 수출을 달성한 이후 2016년, 2017년 매년 하락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큰 시장이라는 것.

작년 한 해 동안 업체별 미국 시장에 판매한 차량은 현대차 30만 6,935대, 기아차 28만 4,070대, 르노삼성 12만 3,202대, 한국지엠 13만 1,112대 등이다. 현대차의 소형 SUV 코나를 비롯해 제네시스 브랜드가 국내 생산 뒤 수출 되고 있으며 르노삼성은 닛산의 로그를 생산해서 보내고 있다. 현재 쌍용차만 대미 수출 물량이 없지만 마힌드라 모기업의 지원 아래 픽업 트럭 수출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산차 업계의 대미 수출 의존도가 이렇듯 높은 상황에서도 업계 관계자들은 '당분간 진행 상황을 지켜볼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어떠한 대응책을 세우기에는 아직 시기가 이르다는 것.

국내 한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확정된 것도 아니고, 조사 지시를 내린 것 뿐이니 대응책 마련 등을 하기에는 시기가 이른 것 같다”면서 “현재로서는 상황을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 부품사 관계자 또한 “관련 부서에서 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알고있다”면서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바가 없어서 사실 및 내용 파악 정도를 위한 자리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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