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첫 타자로 '이쿼녹스' 아닌 '스파크' 선택의 이유

  • 입력 2018.05.18 14:53
  • 기자명 김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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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개월 동안 경영정상화의 극심한 진통을 겪은 한국지엠이 스파크 부분변경 모델로 활동 재개의 첫 시동을 건다. 아이러니 하게도 회사는 내수 판매 정상화의 첫 타자로 완전 신차인 이쿼녹스가 아닌 스파크를 선택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오는 23일 한국지엠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더 뉴 스파크를 출시한다. 디자인과 상품성을 개선하고, 안전성을 강화한 것이 이번 페이스리프트 모델의 주요 특징이다. 회사는 정식 출시에 앞서 지난 17일 언론을 통해 제품의 외관 디자인을 공개하며 시장의 기대감을 높였다.

스파크는 한국지엠에서 개발 프로젝트를 주도해 탄생한 모델이다. 초기 단계부터 디자인, 설계, 엔지니어링까지 국내 팀의 손을 거치지 않은 부분이 없다. 스파크의 대표 외장색인 핑크 계열색(모나코 핑크, 코랄 핑크)도 한국지엠 디자인센터의 컬러&트림 팀 작업의 결과물이다.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으로 판매되는 차량도 국내 창원공장에서 생산을 맡고 있다.

한국지엠의 스파크는 쟁쟁한 경쟁모델인 기아자동차 모닝이 버티고 있는 경차 시장에서 분명한 존재감을 드러내 왔었다. 2015년에 완전변경 모델인 더 넥스트 스파크가 출시돼 월평균 5,000대 가량의 판매량을 기록했으며 2016년에는 모닝을 제치고 경차 시장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해냈다.

하지만 철수설이 나오기 시작한 2017년에는 월 판매량이 이전과 비교해 1,000대 가량 감소했고, 올해는 판매가 거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4월에는 2,208대, 3월에는 2,518대의 스파크가 판매된 것. 1월부터 4월까지 누적판매량에서도 1만 472대로, 전년 동기 1만 6,330대 대비 35.9%p 급감했다. 이는 경차 시장 축소, 소형 SUV 강세 등의 영향도 있지만, 관련업계는 한국지엠의 위기를 스파크 판매 하락의 주된 원인으로 꼽는다.

국내 완성차 업체의 한 영업직원은 “소형 SUV 등장 이후로 경차에 대한 문의도 많이 줄어든 것은 맞지만, 여전히 경차를 찾는 고객분들도 꾸준히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특히 안정성 부분에서 상품성을 대폭 향상시킨 부분이 눈에 띈다. 동급 최초로 전방 추돌 경고시스템(FCA), 차선이탈 경고시스템(LDWS), 사각지대 경고시스템(SBSA) 등의 안전사양이 탑재되고 경사로 밀림방지 장치(HSA), 전자식 차체 자세 제어 시스템(ESC), 급제동 경보 시스템(ESS) 등도 적용됐다.

이렇듯 안정성은 스파크의 가장 큰 장점이다. 지난 2015년 완전변경 모델이 나오면서 국토부가 주관하는 자동차 안전도평가(KNCAP)에서 경차로써 유일하게 1등급을 획득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이번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라디에이터 그릴과 안개등 등의 외관 디자인이 변경되고 라즈베리, 패션 푸르트 등 경차 다운 4가지의 개성 넘치는 컬러가 새롭게 추가된 부분도 특징이다.

하지만 이 같은 한국지엠의 전략에도 불구하고, 더 넥스트 스파크의 미래는 장담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당장 판매 및 영업망, 회사가 경영 정상화의 후반부 작업을 마무리 중이며 비정규직 고용 보장 및 불법파견 소송 등의 해결 과제도 남았다. 무엇보다, 경영 정상화 과정에서 무너진 신뢰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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