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개 센서로 달리는 자율주행차 '갑툭튀 끼어들기 차량 등장에?'

  • 입력 2018.05.18 08:30
  • 기자명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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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오후 강한 돌풍과 함께 옅은 안개가 내려앉은 충남 현대모비스 서산주행시험장에선 궂은 날씨 속에도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자율주행차 '엠빌리(M.BILLY)'의 실차 테스트가 한창이었다.

이곳에 위치한 도심 혼잡한 교통 상황을 재현해 놓은 첨단시험로는 국토교통부가 올 연말을 목표로 경기도 화성에 구축 중이 자율주행 테스트 베드 케이-시티(K-City) 보다 빠른 지난해 6월 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마치 예비군 훈련장의 세트를 연상시키는 가상도시를 구성한 첨단시험로는 기지국, 버스 승강장, 원형 교차로, 신호등, 자율주차 평가장 등을 구현해 인도를 걸어다니는 사람을 제외하면 실제 도로를 옮겨 놓은 듯 보였다.

이 곳에선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기아차 K5에 사람의 눈을 대신한 8개 종류 레이더와 카메라 등 총 25개 센서를 장착한 엠빌리를 통해 자율주행 시스템 테스트를 매일 진행해 왔다. 도심 환경에서 자율주행차의 인지, 판단, 제어를 종합적으로 테스트해 신뢰도와 성능을 점차 높이겠다는게 회사 측 설명이다.

25개 센서가 차량 주변 360도를 감지하고 교차로 등 신호 대기 상황에선 통신 기술을 이용해  차량이 신호 변화를 알아채는 등 웬만한 일반 운전자 보다 매우 정직한 엠빌리의 실제 주행은 얼마나 정확할까? 성인 5명을 꽉 태운 엠빌리는 출발 지점에서 서서히 움직이더니 직선도로를 통과 후 스스로 우회전을 하고는 곧장 사거리 교차로를 향했다. 이 때 저절로 움직이는 운전대가 마냥 신기할 뿐 아니라 커브길 진입과 탈출도 실키 드라이버(Silky Driver)를 연상시키듯 자연스럽다.

이후 교차로에 진입 후 좌회전 차선으로 이동해 신호 대기를 받던 엠빌리는 붉은색 신호등에서 정차 후 녹색등이 켜지자 머뭇거림 없이 또 다시 운전대가 왼쪽으로 스스로 돌아가며 움직인다. 엠빌리는 V2X(Vehicle to Everything) 통신 기술을 이용해 차량이 신호 바뀜도 스스로 알아챈다는게 현장 연구원의 추가 설명이다.

단순히 가상 도심에서 자율주행차 혼자 만의 테스트가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이날 시연에는 원형 회전 교차로의 진입 상황을 재현하는 테스트도 이뤄 졌는데 엠빌리는 교차로에 먼저 진입한 선행차의 움직임을 파악 후 진입하는 모습도 자연스러웠다. 특히 주행차로에 정차한 차량이 발견되는 긴급 상황에서도 옆으로 돌아 나가기도 하고 갑작스럽게 주행차로에 진입하는 차량을 피하는 등 단순히 정해진 경로를 따라 달리는 것 뿐 아닌 도심 운전에서 쉽게 겪게되는 돌발상황에서 능동적인 대처 능력도 발휘했다.

이날 엠빌리가 가상 도심로를 달린 거리는 약 2km, 실제 사람이 운전할 때처럼 속도를 많이 내지는 못했지만 차선 변경이나 신호등 인식, 회전 구간이 많은 도심 주행로를 안정적으로 달리는 장면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현대모비스 자율주행차 개발을 맡고 있는 이원오 책임연구원은 "현재 엠빌리에는 현대모비스가 독자 개발한 전방 레이더가 장착돼 있으며 카메라와 라이더 등 다른 센서도 순차적으로 독자 개발해 실차 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처음 언론에 공개된 서산주행시험장에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터널시험로 또한 주목을 받았다. 폭 30m, 길이 250m 규모의 시험로 안쪽에선 레이더의 신뢰도와 성능을 높이는 시험이 이뤄진다. 이 곳에선 정중앙에 레이더 센서를 장착한 차량을 위치시키고 5m 단위로 TCR 이라 불리는 규격화된 반사판을 이용해 탐지성능을 측정한다.

이 때 측정하는 항목은 탐지 거리와 각도, 분해능과 정확도 등으로 분해능은 2개의 물체가 몇 미터 정도 떨어져야 각기 다른 물체로 인식할 수 있는 지를 측정하는 것. 이 같은 테스트는 자율주행차에서 가장 중요한 장치로 분류되는 레이더 개발에 중요 자료로 사용된다고 한다.

2016년 말 약 3,000억원을 투자해 완공된 현대모비스 서산주행시험장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본격 가동 중으로 총 14개의 시험로와 4개의 시험동으로 구성됐다. 이 곳에선 자율주행차, 친환경차 등 미래차 핵심 부품의 성능과 품질을 종합 검증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미래차 기술에 집중하는 전문 기업으로 발돋움하는데 서산주행시험장이 전초기지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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