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물 재고 떨이' 클리오 악플에 르노삼성 뿔났다

  • 입력 2018.05.09 09:11
  • 수정 2018.05.09 09:18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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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해치백 클리오가 악평에 시달리고 있다. 비싸고 오래된 구형이며 곧 나올 신차가 있고 따라서 국내로 들여오는 버전이 끝물이고 재고 처리용이라는 식이다. 그러나 사전 계약으로 본 클리오의 초기 반응이 의외로 뜨겁다. 9일 현재 누적된 사전 예약 대수는 약 1000여대, 해치백이라는 장르에 유독 냉담한 시장 특성과 관련 기사 댓글로 보면 놀라운 반전이다. 

클리오는 소형 SUV QM3에 이어 완성차 형태로 들여오는 르노의 두번째 모델이고 르노 앰블럼을 그대로 달고 출시되는 첫 모델이기도 하다. 각별한 의미가 있는 만큼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이런 악평과 악플에 대해 "개의치는 않지만 신경은 쓰인다"고 말했다.

그는 "사전 예약자 대부분은 유럽보다 저렴한 가격에 호감을 갖고 전시장을 찾고 있다"며 "특히 끝물은 가능하지도 않은 얘기"라고 말했다. 젠과 인텐스 2개 트림으로 출시되는 클리오의 가격은 1990만원(젠)부터 시작한다. 수동변속기가 장착된 클리오의 유럽 가격은 젠 트림이 1만5900유로(2045만 원), 인텐스가 1만8850유로(2425만 원).

자동변속기와 일부 사양이 추가되면 유럽 현지 가격보다 1000만원 이상 저렴하다는 것이 르노삼성차의 계산이다. 지금까지 국내로 들여와 판매된 외국산 모델 가운데 원산지나 본토보다 이만한 차이를 두고 저렴하게 판매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가격이 비싸다고 주장하는 근거로 비교되는 모델은 1469만원(디젤 M/T)부터 시작하는 현대차 엑센트. 깡통과 다름없는 하위 트림과 차이가 나는 것은 분명하지만 클리오 수준으로 사양을 높이면 엑센트의 가격은 2200만원 수준까지 오른다.

르노삼성차는 클리오가 끝물이고 떨이라는 얘기에 더 흥분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유럽을 포함해 전세계 시장에서 1400만대 이상이 팔렸고 지금도 폭스바겐 골프, 폴로와 함께 1위 자리를 다투고 있는 모델이 끝물이 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5세대 클리오가 9월 열리는 파리모터쇼에서 공개된다는 소식에 대해서도 할 말이 있었다. 그는 "그 얘기가 진짜라고 해도 모터쇼에 등장한 컨셉 또는 쇼카가 양산차로 만들어지기까지 2~3년이 걸린다"고 말했다. 5세대 클리오의 모터쇼 공개 소식은 "따져 볼 것도 없는 오보"라고 잘라 말했다.

또 클리오의 출시가 늦어진데는 "유럽 시장 공급도 부족한 생산 물량이 가장 큰 이유"였다며 "있지도 않은 '재고'를 털어 내려고 비싼 물류비를 들여 클리오를 들여와 팔아야 할 이유가 뭔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팔려나가는 것을 보면 알겠지만 만약 재고가 있어도 클리오는 유럽에서 정리를 해도 충분한 모델"이라고 주장했다. 클리오는 유럽 해치백 시장에서 11년 연속 판매 1위를 했고 2017년 한해 동안 31만여 대가 팔린 초대박 베스트셀링카다. 

국내에 투입되는 클리오는 터키 르노 공장에서 특별한 과정을 거쳐 생산된다. 르노삼성차에 따르면 "한국형 클리오는 조립과 마감, 도장까지 별개의 공정에 의해 생산되고 있다"며 "완벽한 마감을 위해 생산 과정과 품질 검사 기준을 더 엄격하게 적용하고 국내에서 다시 한번 꼼꼼한 검수 과정을 거친다"고 말했다.

한편 클리오는 르노삼성차의 향후 전략을 점쳐 볼 수 있는 여러 실험적 의미를 갖고 있는 모델이다. 무덤으로까지 불리는 해치백 시장에서 살아 남을지, 르노 앰블럼에 대한 시장 반응도 살펴봐야 한다. 따라서 악평, 악플 대응 능력과 전략도 실험대에 오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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