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벨로스터 N, 가슴을 뛰게 한 최초의 국산차

  • 입력 2018.05.04 08:34
  • 수정 2018.05.04 08:48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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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체험에 가까운 시간과 거리로 벨로스터 N의 모든 맛, 또 느낌을 얘기할 수는 없다. 그러나 3일, 가장 스포티한 N 모드로 현대차 남양연구소 고속핸들링 시험로의 짐카나, 슬라럼, 레인체인지 구간을 10분 남짓 달려 본 벨로스터 N은 지금까지 경험한 그 어떤 차보다 강렬한 여운을 남겼다. 모든 수입차를 포함해서다.

스로틀 밸브 배기압을 이용한, 후 연소 사운드(After-Burn Sound)가 '쩍~쩍'하고 울리면 심장부터 쫄깃해지는 벨로스터 N. 3단, 시속 60km 이상으로 슬라럼을 공략하는데도 완벽한 균형을 유지한다. 바운스와 다이브, 롤, 노즈업 등의 성가신 것을 없애고 고성능 차가 갖춰야 할 기본기로 채웠다. 

여기에 맞춰 빠르게 고회전과 저회전 영역을 오르 내리는 RPM 게이지. 4단에서 중립, 1단으로 시프트를 내리면 엔진과 배기구에서 강렬한 사운드가 나온다. 거친 업, 다운에도 6단 수동변속기는 언제 변속이 이뤄졌는지 알아채기 힘들 정도로 빠르고 부드럽게 요구 사항을 받아 들인다. 

변속 거리를 짧게 설정해 놨고 토크맵과 가속 응답을 차별화해서 직선으로 내달리는 재미보다 '코너링의 악동'이라는 표현답게 짐카나의 선회 구간, 말도 안 되게 좁게 잡아 놓은 레인 체인지에서 더 존득한 재미를 준다. 롤링이니 피칭이니 스티어니 하는 것들까지 기가 막히게 통제한다.

전자제어 서스펜션에 부싱까지 따로 설계하고 N 코너 카빙 디퍼렌셜(E-LSD)을 사용해 선회 구간에서 코너의 안쪽을 파고들 때, 차체 균형 유지 능력을 높이고 회복되는 시간도 빠르게 했다. RPM을 동기화해 빠른 변속을 가능하게 하는 레브 매칭, 런치 컨트롤, 그리고 미쉐린과 피렐리의 고성능 타이어도 쾌감 지수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 

무엇보다 후 연소 사운드가 인상적이다. 벤츠와 BMW, 미니의 고성능 버전에서 맛봤던 소리들과 다르지 않다. 순간 인제 스페디움 또 중미산 등에서 그 차들을 타고 달렸던 때가 떠올랐다. 이렇게 가슴을 뛰게 만든 국산차, 벨로스터 N이 처음이다.

BMW M 디비전을 총괄했던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 고성능 담당 사장은 "공로를 달리지 못하는 고성능차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이날 말했다. 인제와 영암에 있는 국제 규격의 서킷, 녹색 지옥으로 불리는 뉘르부르크링에서 극한의 테스트로 담금질을 했지만 일반도로에서도 레이스 트랙의 주행 성능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철학이다.

벨로스터 N을 그렇게 개발했다는 얘기. 힘은 남아 돈다. 2.0 터보 엔진으로 최고출력 275마력(PS), 최대토크 36.0(kgf.m)의 동력 성능을 발휘하지만 체감 성능은 그 이상이다. 알버트 비어만 사장이 장담한 것처럼 벨로스터 N이 트랙에서도 충분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시승 체험은 솔직히 정신없이 이뤄졌다. 벨로스터 N이 가진 고성능의 단초를 맛봤을 뿐이지만 다시 한번, 국산차를 몰고 이렇게 가슴이 뛴 적은 없었다. 핫 해치로 불리는 유럽의 어떤 고성능 모델과 비교해도 꿀리지 않는다. 누구든 벨로스터 N을 경험하고 나면 같은 생각을 할 것으로 자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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