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보다 싼 일본 경차의 저력은 '연비와 성능'

  • 입력 2018.04.12 10:50
  • 수정 2018.04.12 11:43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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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경차의 나라다. 연간 판매되는 경차가 우리나라 전체 내수 판매량보다 많은 200여 만대다. 팔리고 있는 경차 모델의 수는 대략 50여개다. 모델의 수만 많은 것이 아니다. 

일본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박스형에서 해치백, SUV, 심지어 컨버터블까지 구색을 갖추고 있고 가솔린, 하이브리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과 터보도 골라 살 수 있다.

셀 수 없이 많은 경차는 소비자의 선택이 그만큼 자유롭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제를 포함 제도상 혜택도 더해져 많이 팔릴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된 것도 한몫을 한다.

일본도 우리나라와 같이 경차 구매 시 혜택을 준다. 각종 세제를 감면하고 보험료와 유료 도로의 통행료 할인, 무엇보다 차량 소유자들이 가장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차고지증명을 면제해 주는 것이 가장 큰 혜택이다. 

숫자가 많은 만큼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가장 저렴한 모델은 다이하쓰 미라이스, 84만2400엔으로 우리 돈 837만 원부터 판매된다. 국산 경차 기아차 모닝의 최저 트림 가격은 945만 원이다. 싸다고 얕보면 안 된다. 

일본의 연비 규정이 후한 탓도 있지만 연료 경제성이 뛰어나고 성능도 만만치 않다. 사회적 시스템과 함께 쓸만한 모델이 즐비한 것도 경차 천국으로 불리게 한 것. 일본에서 팔리고 있는 경차 가운데 가격과 연비, 디자인 부문 등에서 각각 최고로 꼽히는 모델을 소개한다.

초저가, 840만 원부터 시작하는 다이하쓰 미라이스

다이하쓰의 경차 미라이스((Mira e:s)는 일본에서 가장 저렴한 가격에 판매된다. 시작 가격은 84만2400엔, 우린 돈으로 840만 원이다. 가장 비싼 고급형은 133만9200엔(우리 돈 1337만 원).

배기량에 차이가 있지만 945만 원부터 판매되는 국산 경차 모닝보다도 저렴하다. 모닝의 최고가는 1544만 원, 쉐보레 스파크는 992만 원부터 1559만 원, 박스형인 레이는 1210만 원~1570만 원에 팔고 있다.

2011년 판매되기 시작한 미라이스는 배기량 600cc의 3기통 엔진과 CVT(무단변속기)로 구동된다. 최고 출력 49ps(6800rpm), 최대 토크 5.8kg.m(5200rpm)으로 성능은 보잘것없지만 670kg에 불과한 중량으로 '경쾌하게 달린다'는 것이 다이하쓰의 설명이다.

경량화와 함께 차체의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에어로다이나믹 디자인을 적용, 35.2km/L(JC08모드)라는 기록적인 연비를 달성, 하이브리드카를 포함, 일본에서 판매되는 모델 가운데 단연 최고를 자랑한다. 

작지만 멋스러운 컨버터블 경차 코펜

2012년 단종 후, 1년 만에 부활한 다이하쓰의 경차 코펜은 모델명을 Copen에서 Kopen으로 변경했다. 코펜의 가장 큰 특징은 카멜레온과 같이 외관을 다양하게 꾸밀 수 있도록 했고 수퍼카 못지않은 다이내믹한 성능을 하드탑을 열고 즐길 수 있다는 것.

또 각각 다른 디자인의 Robe, XPLAY」 Cero 세 개 모델로 구성돼 있어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다. 3기통 658㏄ 터보 엔진은 최고 64마력, 최대 9.4㎏·m의 토크를 발휘하지만 '스포츠카의 역동성'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경쾌하고 단단한 파워와 주행 질감을 갖고 있다.

코펜에는 일반적인 경차가 사용하는 모노코크 보디와 달리 비틀림 강성이 뛰어난 D 프레임과 7단 스포츠 모드(기본 CVT)를 사용했다. 일본에서는 서킷을 달리는 코펜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2인 탑승에 루프탑을 보관하는 트렁크의 용량이 크지 않은 것이 단점이지만 코펜을 사는 사람이 염려할 사항은 아니다. 대신 비싸다. 최저 가격이 185만2200엔(1850만 원)으로 국산 준중형 차급과 맞먹는다. 연비는 22.2~25.2km/L다.

패밀리 혹은 프리미엄 경차(?) 탄토 

2003년 처음 등장한 다이하쓰 탄토는 경차는 무조건 저렴해야 하고 그래서 편의 및 안전 사양을 마구 걷어내야 하는 기존의 상식을 깨 버린 모델이다.

내외부의 고급스러운 감성을 높여 2016년 출시된 탄토에는 충돌방지시스템인 도요타의 안전사양 '스마트 어시스트 III'도 탑재했다. 오토 하이빔도 제공된다. 첨단 안전장비의 탑재로 탄토는 경차 중 드물게 일본 신차 충돌테스트 별 다섯의 최고 안전 등급을 획득하기도 했다.

패밀리 경차로 불리는 만큼 엔진룸을 최소화해 실내 공간을 늘려 거주 편의성을 높이는데 많은 신경을 썼다. 측면 B필러의 프레임을 없애고 2열 좌우 시트는 각각 독립적인 슬라이드(40mm)로 공간을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고 조수석 시트는 테이블로 변신을 하기도 한다. 

660cc 가솔린 엔진은 최고 출력 64마력, 9.4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성능 수치는 낮지만 가속력을 지원하는 스포츠 모드, 그리고 사륜구동을 선택할 수 있다. 가격은 122만400엔(1217만 원)부터 시작하고 연비는 24.6~28.0km/L다.

한편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경차는 혼다 N-BOX다. N-BOX는 월 평균 1만5000여대 이상 판매된다. 닛산 데이즈, 다이하쓰의 탄토와 무브, 스즈키 스페시아도 월 1만 여대 이상이 매월 팔린다. 

일본 경차 베스트셀링카 톱10의 월간 판매량을 모두 합치면 우리나라 전체 내수 판매량을 넘어선다. 차고지증명제와 같이 작은 차를 사도록 유도하고 보험료까지 할인을 해 주는 적극적인 혜택이 경차 수요를 늘리고 제조사가 이에 대응해 다양한 차종을 개발한 효과다. 

국산 경차는 기아차 모닝과 레이, 쉐보레 스파크 뿐이다. 아, GM코리아의 경상용차 라보와 다마스도 있다. 토요타 계열 다이하쓰의 경차 라인업은 13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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