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륜차, 의미없는 자동차 전용도로부터 달리고 싶다.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 입력 2018.04.08 07:49
  • 수정 2018.04.08 07:50
  • 기자명 오토헤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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굵직굵직한 뉴스가 봇물을 이루고 있지만 자동차의 한 분야임에도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것이 이륜차다. 문화나 산업 모두 불모지이고 후진적 개념으로 남아있는 문제점 투성이의 분야라고도 할 수 있다. 

사용신고 제도부터 보험문제, 정비문제, 검사문제, 폐차문제는 물론이고 운영 방법이나 면허 취득 등 모든 것에서 눈총을 받는다. 최근 열린 정책 토론회에서조차 제대로 된 제도 개선 논의 하나 이뤄지지 않았다.

퀵 서비스와 폭주족 등이 부정적인 시각을 키워 더욱 외면하는 분야로 전락했다. 이런 부정적 여론이 누구도 이륜차에 대해 나설 필요가 없는 분야로 만들었다. 그런데도 분명한 것은 공로상 주요 이동수단 중 하나인 이륜차는 일반 자동차와 함께 개선돼야 할 것이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모든 문제를 한꺼번에 개선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는 적극적인 자세, 선진국 사례를 벤치마킹해 한국형 선진 모델로 안착시키는 노력이 요구된다.

가장 시급한 것이 이륜차 운행의 확대, 바로 고속도로 진입 허용이다. 헌법재판소가 이륜차의 고속도로 진입을 제한하는 현행법을 합헌으로 결정했지만 아직은 해결하여야 할 과제가 많은 문제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이 이륜차가 굳이 고속도로에 들어가는 것을 달갑지 않게 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막상 이륜차 운전자가 바라는 것은 고속도로보다 전용도로 진입이라는 것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OECD 국가 34개국 중 이륜차의 고속도로 진입을 허용하지 않는 나라는 우리뿐이다. 찬성하는 쪽에서 쉽게 이해를 하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한편으로는 후진적인 이륜차 문화를 들어 고속도로를 열면 안 된다는 주장에도 일리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자동차 전용도로는 사정이 다르다. 이륜차가 일반 도로에서 연결되는 전용도로에 자신도 모르게 진입하기도 하고 어쩔 수 없이 우회도로를 이용하면서 5분 만에 갈 수 있는 길을 1시간 이상 돌아가는 경우도 있다. 

전용도로 중에는 본래의 역할을 상실해 일반도로로 편입되어야 할 곳도 적지 않지만 여전히 이륜차 통행을 제한하고 있다. 이렇게 모호한 전용도로는 전국에 약 100여 곳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우선은 이렇게 무늬만 전용도로인 곳의 상황을 살펴보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시범운행을 통해 모니터링을 하고 문제가 없으면 개방을 하자는 것이다. 그래도 우려되는 것이 있다면 고배기량 중심으로 진행하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

또 일반도로와 전용도로가 연결되는 도로부터 허용하고 사고 등 통행 상황을 면밀하게 분석해 고속도로 운행은 그다음으로 미뤄도 좋겠다. 최근 경찰도 전향적인 고민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기능을 상실하거나 일반도로와 연결된 ‘핫 스팟’을 이륜차에 먼저 개방해야 한다. 고속도로에 앞서 자동차 전용도로를 먼저 생각해보기 바라며 국민적 공감대를 얻는 것도 당연한 과제일 것이다. 기대를 한번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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