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테슬라 오토파일럿 '완전자율주행' 즉각 삭제해야

  • 입력 2018.04.06 09:36
  • 수정 2018.04.06 09:39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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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el 3를 포함하여 Tesla 공장에서 생산하는 모든 차량은 완전 자율 주행 기능에 필요한 하드웨어를 장착하고 있어, 사람이 직접 운전하는 것보다 더 높은 안전 수준을 제공합니다".

테슬라의 홈페이지에는 자율주행 시스템 '오토파일럿'이 사람이 운전하는 것보다 더 안전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홍보 문구로 가득하다. 오토파일럿은 8개의 서라운드 카메라와 12개의 초음파 센서로 차량 주변 360도, 250m 이내의 물체를 감지한다.

테슬라는 또 최대 60m 거리를 감지하는 오토파일럿의 레이더가 "폭우, 안개, 흙먼지는 물론 전방 차량을 관통하는 중복 파장으로 주변 상황에 대한 추가 데이터를 제공한다"라고 소개한다.

또 있다. 운전자가 시야 밖의 상황과 사람이 인지하지 못하는 부분의 파장까지 확인하고, 차로 변경, 간선도로의 램프 이동, 자동주차 기능까지 갖고 있다고 자랑한다.

홈페이지에 소개된 내용을 곧이 곧대로 믿는다면 테슬라 오토파일럿은 SF 영화에서나 볼수 있는 정도로 최고 수준의 완전 자율 주행 시스템인 것이 분명하다. 

실상이 그렇지 않다는 것은 최근 발생한 몇 건의 사고로 확인되고 있다. 지난달 27일 자율주행 모드로 달리던 모델S가 중앙분리대와 다른 차량을 들이받으면서 폭발과 화재로 사망했고 1월에는 정차 중인 소방차를 들이받기도 했다. 2016년에도 모델S가 트레일러를 추돌해 운전자가 사망했다.

2016년 사고가 발생한 직후 미국 교통안전 기관들이 테슬라의 시스템에 문제가 없다는 쪽으로 결론을 내리기는 했지만 당시 오토파일럿이 완전 자율주행 시스템이 아닌 부분 자율주행 시스템에 불과하다는 것을 스스로 확인시켜 준 계기가 됐다.

그런데도 테슬라는 홈페이지에서 '완전자율주행'이라는 문구를 삭제하지 않고 있다. 미국 최대 소비자전문지 컨슈머리포트 등 여러 기관에서 '완전자율주행'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말도록 요청했지만 움직이지 않고 있다. 

테슬라의 국내 홈페이지도 다르지 않다. 인간보다 더 안전하게 운전을 할 수 있는 '완전자율주행'이라는 문구가 수없이 등장한다. 자동차를 웬만큼 아는 전문가도 테슬라 모델이 미래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자율주행을 하는 것으로 굳게 믿도록 만든다.

사진제공 @DeanCSmith. http://abc7news.com

문제는 과장된 문구가 사람들이 '테슬라는 완벽한 자율주행이 가능한 차'로 오인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테슬라 차량을 구매한 소비자의 불만 대부분이 '오토파일럿'에 몰려 있는 것도 이 시스템이 기대했던 것과 다르게 조악하고 분명하지 않으며 오류가 잦은 데 따른 것이다.

아직은 낮은 수준의 자율 주행모드를 지나치게 신뢰하도록 만들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다. 지난 3월 발생한 테슬라 모델S의 사망 사고 역시 운전자가 자율주행 모드에서 전방주시를 전혀 않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공개된 사고 당시의 영상은 '인간보다 운전을 잘하는 오토파일럿'을 믿고 운전자는 딴 곳에 시선을 두고 있다. 따라서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이 완전자율주행 기능으로 소개되는 홈페이지의 홍보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국내에서도 제법 팔린 테슬라 소유자가 자신보다 안전 운전을 잘하는 오토파일럿에 운전을 맡겼다가 사고가 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초보 수준의 자율주행 기능을 완벽한 것으로 믿게 만드는 '허위 과장 광고'가 더는 나오지 않도록 당장 제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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