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자의 빽투더퓨처] 빗나간 히트 제조기 '크라이슬러 스트림라인 X 1955'

  • 입력 2018.03.23 06:30
  • 수정 2018.03.23 07:35
  • 기자명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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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를 빼면 자동차로 보기도 애매한 하지만 형체만 놓고 본다면 그 어떤 자동차 보다 매끈한 디자인을 자랑하는 크라이슬러의 '스트림라인 X(Chrysler Streamline X)' 콘셉트카는 1955년 토리노 오토쇼를 통해 세상에 첫 선을 보였다.

크라이슬러 디자인 팀장 '버질 엑스너(Virgil Exner)'의 의뢰로 이탈리아의 전설적 디자이너 '지오반니 사보누찌(Giovanni Savonuzzi)'의 손에서 탄생한 콘셉트카는 앞서 언급하듯 일반적인 자동차와 상당히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눈길을 사로 잡는다. 다만 비행기 혹은 잠수함을 연상시키는 스트림라인 X의 일부 디자인은 훗날 '테일-핀(Tail-fin)'의 모티브로 자리하며 자동차 역사의 한 페이지를 당당히 장식한다.

스트림라인 X의 또 하나 흥미로운 이야기는 콘셉트카의 별칭인 '길다(Gilda)'와 관련된 내용으로 1946년 무성 영화 시대 '길다(Gilda)'라는 제목의 영화에 출연해 일약 스타가 된 '리타 헤이워드(Rita Hayworth)'와 관련된 것으로 그녀를 오마주(hommage)하는 의미로 붙여졌다는 사실이다.

영화 속 리타는 매끈한 몸매와 다소 저돌적인 이미지를 통해 '라 보네트 오토미크(La Vedette Atomique)' 또는 '오토믹 스탈렛(Atomic Starlet)'으로 불렸으며 이런 이미지는 전투기의 터빈 엔진을 장착한 스트림라인 X 콘셉트카의 개념과 맞아 떨어지며 그녀에 대한 존경의 의미로 명명된 것. 이후 스트림라인 X는 본명 보다 별칭인 '길다'로 더 많이 불리게 된다.

스트림라인 X의 제작은 페라리, 마세라티와 같은 이탈리아 섀시를 제작하던 '기아(Ghia)'에 의해 '코치 빌더(coach builder)' 형태로 제작됐다. 또 디자인은 자동차 엔지니어와 공기역학에 관심을 기울이던 지오반니에 의해 1950년대 전투기를 닮은 모습으로 탄생됐다. 실제로 스트림라인 X는 당시로써는 꽤 심열을 기울여 제작된 콘셉트카로 풍동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차량 후면부 날개를 길게 빼는 형태가 공기저항을 줄일 수 있다고 판단해 조금은 특별한 모습으로 완성됐다.  

알루미늄으로 제작된 차체는 정사각형 튜브 섀시를 바탕으로 별도의 알루미늄 바닥으로 구성된 승객석과 차량 바닥에 공기흐름을 고려한 설계가 이뤄졌다. 실내는 비행기 운전석을 닮은 구조로 2개의 클러스터와 최소한의 제어장치로 구성 됐으며 짧은 팔걸이는 코너링 중 운전자와 승객을 고정시키는 역할을 담당했다.

또 우측 대시보드 하단 5개의 각종 계기판들은 차량 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는데 도움을 준다. 콘셉트카의 동력계는 크라이슬러의 4기통 엔진을 탑재해 70마력의 출력을 발휘한다. 단 공기역학과 당시로써는 혁신적인 터빈 기술의 사용으로 최고속도는 257km/h라는 당시로써 놀라운 수치를 기록했다

자동차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디자인 중 하나로 손꼽히는 스트림라인 X는 첫 공개 이후 세계 유수의 자동차 전시회를 통해 소개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또한 콘셉트카의 독특한 꼬리 날개 디자인은 훗날 제너럴 모터스(General Motors)의 캐딜락 '시리즈 60 스페셜'를 통해 널리 보급된 '테일-핀'을 처음으로 디자인한 '할리 얼(Harley Earl)'에게 가장 큰 모티브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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