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 구입가 올리고 할인율은 조금 '꼼수?'

- 2017년 차량 평균가 국산 3천79만원, 수입 6천133만원.. 수입차 2배

- 할인액 비교 결과, 국산차 151만원, 수입차 402만원

  • 입력 2018.03.12 12:08
  • 기자명 이영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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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가격폭이 넓은 까닭은? 한국지엠이 할인율이 높은 이유는? BMW가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이유는? 소비자들은 자동차 브랜드들의 가격 정책과 프로모션에 대한 궁금증은 많지만, 정확한 내용을 확인할 방법은 없다. 하지만 최근 ‘컨슈머인사이트 연례조사’에서 2013년부터 ‘17년 까지 매년 새차 구입 1년 이내인 소비자에게 실제 지불한 차량구입 가격과 회사/영업사원으로부터 받은 할인/혜택의 규모를 물어, 이를 바탕으로 계산한 차량가격, 할인금액, 할인율을 정리해 공개했다.

2017년 결과를 중심으로 보면 평균 차량가격은 국산 3천79만원, 수입 6천133만원으로 수입이 국산의 2배였다[그림1-1]. 판매회사나 영업사원으로부터 받은 할인금액의 평균은 국산차 151만원, 수입차 402만원으로 수입이 2.7배에 많았다[그림1-2]. 할인율은 국산차의 경우 4.9%로 2015년부터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수입브랜드들은 2016년 8.0%를 고점으로 2017년 6.6%로 떨어졌다[그림1-3].

지난 5년간의 변화 추이를 보면 국산차는 구입차량의 가격, 할인액, 할인율이 꾸준히 증가해왔다. 차량가격은 ‘13년 이후 460만원이 오른 반면, 할인액은 그 1/10 수준인 47만원에 그쳤다. 차량가격은 많이 올리고, 할인 혜택은 조금 올리면서 소비자의 착시를 유도하는 전략을 써왔음을 알 수 있다.

수입차는 차량 가격은 유지하면서, 할인을 높이는 전략으로 국산차와 직접적인 가격경쟁을 통한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탔다. 자동차는 브랜드별로 구사하는 가격 전략이 크게 달랐다. 특히, 국산브랜드 중 경차 중심인 한국지엠은 다른 4개사와 큰 차이를 보였다.

한국지엠의 경우 차량 가격은 낮으면서 할인액과 할인율은 가장 큰 구조를 유지하고 있었다. 한국지엠의 할인율 6.9%는 4.4%~5.0% 범위에 몰린 경쟁 4사와는 큰 차이가 있다. 차량가격의 평균은 현대의 2/3 수준이면서, 할인액은 더 큰 저수익 구조를 갖고 있어, ‘13년부터 계속되어온 문제로 수익성 악화의 주된 요인으로 평가받는다.

지난 1년간 구입한 표본규모가 60 이상인 수입 브랜드(8개)를 비교하면 평균 가격이 가장 비싼 브랜드는 Land Rover(8천259만원)와 Benz(7천129만원)였으며, 가장 할인율과 할인금액이 높은 수입 브랜드는 Ford(9.7%, 500만원)와 BMW(8.0%, 535만원)로 나타났다. 특히, 2018년 2월 BMW는 5000만 원 안팎의 3시리즈 차량을 최대 1700만 원 할인으로 3000만 원대에서 구입이 가능하게 하는 전략으로 수입차 브랜드 판매1위를 위한 공격적인 가격정책을 펼쳤다. 수입차 브랜드 중 할인율이 낮은 브랜드는 Honda(4.2%)와 Lexus(4.7%)로 나타났다.

모든 상품 중 자동차 만큼 가격구조가 복잡한 것도 찾아보기 어렵다. 또한 경제상황과 경쟁상황에 따라 제작사, 딜러, 대리점, 영업사원 모두가 매달 판매조건을 바꿔가며 전쟁을 치룬다. 이번 조사는 소비자들의 기억에 의존한 자료로 제한점이 있는 내용이지만, 판매자료 속에 감춰진 비용과 수익을 유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브랜드의 할인 프로모션으로 오염된 판매실적을 가격경쟁을 고려한 상황으로 판단할 수 있는 최적의 자료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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