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스턴 스포츠 재탐구, 어쩌면 '짬짜면 플러스'
렉스턴 스포츠 재탐구, 어쩌면 '짬짜면 플러스'
  • 김흥식 기자
  • 승인 2018.03.12 0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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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도 렉스턴 스포츠가 이런 반응을 얻게 될지 몰랐던 모양이다. 월 2500대 정도로 예상했는데 1월과 2월 계약 대수가 벌써 1만5000대를 넘었다. 

평택 공장이 렉스턴 스포츠 생산에 몰방하고 있지만 해외 인기가 만만치 않은 코란도 스포츠 그리고 G4 렉스턴의 혼류 라인이 발목을 잡았다. 생산의 한계로 렉스턴 스포츠의 누적 판매는 5000대 남짓한 숫자에 머물러 있다. 

쌍용차는 주간 연속 2교대가 시작되는 4월이 되면 출고 적체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쯤 되니 해치백, 왜건보다 더 생소한 픽업트럭에 시장의 관심이 이정도까지 쏠리고 있는 이유가 궁금해진다.

다시 만난 렉스턴 스포츠를 찬찬히 뜯어봤다. 생김새는 육중하지만 후미의 데크는 잘린 두부처럼 어색하고 돋보이는 첨단 사양도 없다. 달릴 때면 데크의 자잘한 잡소리도 제법 들리는 이 차가 왜 이렇게 잘 팔리는 것일까?

세계 최대의 픽업 시장은 북미다. 지난해 기준, 한 개의 픽업 모델이 90만대 가깝게 팔린 거대 시장이다. 자동차로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에 대응이 가능한 '무한 용도'의 이점이 픽업을 찾는 가장 큰 이유다. 

세단처럼 넉넉한 공간에 5인 탑승이 가능한 크루캡(렉스턴 스포츠도 이 부류에 속한다)이 있고 SUV보다 강력한 오프로드 성능, 웬만한 화물 전용 모델보다 많은 짐을 실을 수 있고 견인 능력을 갖춘 풀 사이즈급까지 다양한 유형이 이런 수요를 충족시켜 준다. 

렉스턴 스포츠도 데크의 화물 적재 용량(1011ℓ, VDA 기준)과 견인력(3t)이 북미 시장을 지배하는 유명 픽업에 뒤지지 않는다. 데크에는 이중 방수 처리된 파워 아웃렛(12V, 120W)이 있고 회전식 후크 2개를 모서리에 설치해 화물을 안전하게 수송할 수 있게 배려해 놨다.

매력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했지만 노블레스(3050만원) 트림에 패션 테크랙을 달고 HID 헤드램프, 20인치 타이어, 스퍼터링 휠이 적용된 외관은 적당히 고급스러운 측면도 있다. 실내는 대시보드의 메탈릭 텍스처 그레인, 7인치 TFT LCD 슈퍼비전 클러스터, 나파 가죽 시트로 마감을 해놨다. 

e-XDi220 LET 디젤엔진과 아이신(AISIN AW) 6단 자동변속기, 그리고 4Tronic 시스템은 온로드와 오프로드를 가리지 않고 원숙한 주행 질감을 제공한다.

최고출력 181ps/4000rpm, 최대토크 40.8kg·m/1400~2800rpm의 수치로 알 수 있는 것처럼, 초반부터 육중하고 가볍지 않은 차체(렉스턴 스포츠의 공차 중량은 2100kg이다)를 가뿐하게 밀어낸다.

쌍용차 특유의 묵직한 가속력으로 출발을 하지만 무엇보다 섀시에서 스티어링 휠로 올라오는 피드백이 간결하다. 프레임 보디에 노면 충격을 흡수하는 쇼크 업소버의 적당한 감쇠력이 잔진동까지 걸러내 만족스러운 승차감을 제공한다.

4WD_High 또는 Low 모드로 구동력을 적절히 나눠 사용하면 웬만한 험로에서는 접지력을 잃지 않는다. 단, 균등한 무게 배분이 어려운 차종의 특성상 코너에서 나타나는 차체 반응은 정확하지 않다. 

재미있는 기능도 많다. 9.2인치 HD 스크린의 스마트폰 미러링, 지역을 넘어가도 같은 방송을 끊김 없이 청취할 수 있도록 라디오 주파수를 자동으로 변경해 주고 취향에 맞춰 클러스터의 배경색을 바꿀 수도 있다. 사소한 것이지만 소소한 재미다. 

<총평>

어쩌면 '짬짜면' 같은 차가 렉스턴 스포츠다. 세단 못지 않은 탑승 공간과 주행감, SUV를 능가하는 오프로드 성능, 화물차의 역할까지 충실하게 해낸다. 조금 부족한 것들이 여전하고 아쉬운 것들이 있지만 자동차의 역할에 대한 욕구가 커지면서 세단보다 SUV가 더 많이 팔리는 추세에 적합한 유일한 차가 렉스턴 스포츠다. 그래서 불티나게 팔리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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